2024년 산행기

눈 밟으며 수락산 가기 (3/5)

산무수리 2024. 3. 6. 20:39

<경칩>

            유창섭

봄으로 가는 날은 가까우나
거저 오는 게 아니야
봄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지

꽃샘 눈보라가 밀려오고
꽃샘 추위가 부풀어 오른
꽃눈 얼어터지게 하면서
소란스럽게,

하고 싶은 말 모두 토해 내라며
쌓아 두었던 미움 모두 내놓으라며
올 것은 모두 데리고,
보이지 않던 소리들 더불어,

가장 낮은 곳으로 온다
땅 바닥에 바짝 엎드린 쑥과 냉이
가장 먼저 몸을 털고 일어서서
발 밑에 욕심 내려놓으면
눈이 와도 꽃은 필거야

 

코스개관: 수락산역 1번 출구-계곡-장암역 갈림길-매월정-깔딱고개-정상-장군봉-도솔봉 갈림길-벽운동 계곡-수락산역

 

오늘은 명화가 못 온다고 했고 나도 한동안 산행을 못하니 산을 가고 싶어 수락산을 가기로 했다.

눈이 남아 있을것 같아 아이젠 챙기라고 했고 산나리와 둘이 수락산역에서 만났는데 여기가 이렇게 멀었나 싶다.

평일이지만 그 어느때보다 호젓한 산길. 오후 비 예보가 있어서 그런가보다.

벽운동 계곡이 아닌 둘레길과 만나는 길로 올라가니 사람이 더 없다.

장암역에서 올라오는 진달래 능선을 만났고 암릉 하나 넘어서니 제대로 된 수락산 경치가 보인다.

눈이 간간히 남아있긴 했지만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일단 매월정에 올라서니 멀리 정상이 보인다. 언제 가나...

여기서 보니 깔딱고개가 진짜 험하다.

 

오랫만에 제대로 된 산행을 하지만 몸이 산행 기억이 남아있어 걱정 없는 산나리.

오히려 내가 더 무서운것 같다.

무사히 깔딱고개 올라섰고 정상 가까워지니 눈이 좀 더 많아졌다.

일단 정상을 찍고 어디로 하산할까 고민하다 계획한 대로 장군봉 방향으로 가기로.

한 사람이 불암산에서 넘어왔다는데 도정봉 방향을 몰라 왔다갔다 한다.

장군봉 방향은 눈이 좀 남아있긴 했지만 아이젠 없이 조심조심 갈 만하다.

도솔봉 갈림길에서 하산하기로 했고 무사히 하산하니 배가 너무 고프다.

저녁 약속도 있는지라 가볍게 라볶이와 우동을 먹었는데 의외로 양이 많고 내용도 알차 배가 너무 부르다.

오늘 차는 생략하고 집으로~

여행 다녀와 4월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