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김종제
캄캄한 어둠에
한 줄기 빛을 던져주어
꽃도 나무도 눈을 번쩍 떴으니
새벽, 당신이 스승이다
얼어붙은 땅속에
숨쉬고 맥박 뛰는 소리를 던져주어
온갖 무덤의 귀가 활짝 열렸으니
봄, 당신이 스승이다
정수리를 죽비로 내려치며
한순간 깨달음을 주는 것은
말없이 다가오므로
스쳐가는 바람처럼 놓치지 않으려면
온몸으로 부딪혀 배워야 하는 법
흘러가는 강물과
타오르는 횃불과
허공에 떠 움직이지 않고
바닥을 응시하는 새와
제 태어난 곳을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고 죽어가는 물고기도
감사하고 고마운 스승이다
죄 많은 우리들 대신에
십자가에 사지를 못박히는 일과
생을 가엾게 여기고
보리수나무 아래 가부좌하는 일이란
세상 똑바로 쳐다보라고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다
- 라파에트 오픈런
이번 여행 미션 중 샤넬백 구입을 예정.
대기하지 않고 들어가려고 오픈런을 했는데 롱샴 매장에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뭘 파는데 저렇게? 내 눈에는 장바구니 같이 보이던데?
샤넬에서는 별로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 이것 저것 볼 수 있었고 사진 찍어도 된다고 해 사진을 찍고 의뢰인에게 사진을 전송하니 자기가 원하는 크기가 아니라고 크면 가격대가 껑충 뛴다고 해서 구경만 이것 저것 했다.
그리고 산다고 해도 남프랑스 가는데 보관도 문제가 되서 사더라도 남프랑스 다녀온 다음에 살까 했다. 헌데 나가는 도중 누군가 아주 마음에 드는 백을 보고 있어 봤는데 가격대가 장난이 아니다. 헌데 여태 본 중 제일 예뻤다.
이제는 봉푸앵 매장으로.
봉푸앵 매장은 수산나가 원하는 겨울 아우터는 당연히 없고 가격도 정상 가격이라 한국에서 사는것과 큰 메리트가 없다고 해 구경만 했다.
그리고 백화점 내 유리 다리에 오늘은 대기자가 별로 없어 우리도 유리다리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 Le Relais de I'Entrecote (스테이크 줄서서 먹기)
오늘 점심은 파리에서 유명하다는 스테이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리필도 해 준다는데 걸어가나 차 타고 가나 큰 차이가 안 나 구글맵 이용해 찾아가니 벌써 줄이 길다.
별로 기다리지 않고 일단 앉아서 주문을 받는데 대부분 웰던이고 오라방만 미디움으로 주문.
나온 스테이크는 크기가 '애개' 할만하게 크지 않았고 소스를 뿌린게 아니고 빠진 고기가 나왔고 고기보다 감자칩이 더 많다. 미디움은 덜 구어서인지 그나마 고기가 커 보였다.
우리는 싸운 사람들처럼 말도 없이 열심히 먹는데 현지인들은 음식이 나왔는데도 먹을 생각은 안하고 이야기만 나눈다.
쟤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우리도 뭐라도 말해야 하는거 아니야?
하면서 일단 먹는데 고기가 아니라 감자칩으로 배를 채우는것 같다. 아무튼 한번씩 리필을 해 줘서 배는 부르게 먹고 일어서는데 밖에 줄이 그새 더 길어졌다.
나 때문에 샤넬을 몇번이나 같이 가 준 우리 팀에게 고마워서 점심은 내가 냈다.
- 봉푸앵 아울렛
사실 오늘은 에펠탑 관람 예약을 했는데 애매한 시간 밖에 예약이 안되 오늘은 저녁을 민박집에서 먹을 수 없는 날이다.
시간도 많이 남아 오늘은 특별한 목적지 없이 배회하게 되었다.
하늘이 뭔가 검색하더니 멀지 않은 곳에 봉푸앵 아울렛이 있다고 하니 수산나 귀가 번쩍 뜨여 찾아 가는데 늘 구글맵 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는게 문제.
아무튼 무사히 아울렛을 찾았고 물건도 많았지만 원하는 물건은 없어서 구경만 하고 아웃.
수산나 자기때문에 고생 시켰다고 커피를 쏜다고 해 다리도 쉴겸 가는길에 카페를 찾아 가는데 오늘 여기 무슨 날인지 여기 저기 군인들이 지키고 검문을 하는것 같다.
조용한 카페 찾아서 차도 마시고 쉬었다 출발.
- 앵발리드
앵발리드는 루이14세가 다친 군인 치료하면서 자신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추진한 건물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나폴레옹이 안장되었고 나폴레옹이 다친 군인을 극진히 챙겼다고 한다. 그래서 앵발리드 하면 나폴레옹을 떠올리게 되는 곳이다. 여기서 로댕 미술관도 가까운데 뮤지엄 패스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우린 애당초 여긴 갈 마음이 없어서 지나다니며 황금빛 돔만 보던 곳이다.
오늘은 시간이 남는지라 들어가는데 광장은 무료입장인데 성당은 티켓을 구입해야 해서 밖에서 구경만 하고 통과.
- 에펠탑
사실 처음엔 에펠탑에 올라갈 계획이 없었다. 헌데 한번은 올라가 봐야할것 같아서 이왕이면 꼭대기를 예약하려 했는데 예약 자체가 안되 아쉬운대로 2층 예약을 그것도 애매한 6시반을 했다.
시간은 아직 널널한지라 에펠탑 찾아가는데 중간 공사중이라 길이 막혀 이리저리 돌아가야 한다. 에펠탑 주변을 가니 파리 대표 명소는 명소인지 여태 본 중 사람이 제일 많다.
우리도 앞, 옆, 뒤 등에서 온갖 포즈로 사진을 찍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남아 돈다. 그래서 세느강변 따라 일단 강을 건너기로....
에펠탑은 앞의 사요궁전, 뒤는 상드마르스 공원과 국립사관학교 호위를 받는 철의 귀부인이라 칭한단다.
높이는 325m로 에펠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철강회사 엔지니어가 이 높이에 도전한것이라고.
보수 지식인들은 이 탑을 반대를 무릅쓰고 건설되어 전시에는 안테나 역할도 수행했고 프랑스 2위 관광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1954년 국가유산, 1991년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사실 희망사항은 해질 무렵 올라가 일몰을 보고 내려왔으면 했다.
시간은 너무 일러 강건너 상드마르스 공원에 가니 여기도 사람이 버글거리고 햇볕이 장난이 아니다.
광장에 올라가니 단체로 온 관광객들이 에펠탑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공연 퍼포먼스도 벌어지는 파리에 온걸 진짜 실감하게 하는 그런 광경이다.
우리도 인파를 피해 이런 저런 사진을 찍었고 몽셀미셀 갈때 차 픽업 하는 곳이 이 역이라고.
시간이 좀 남았지만 혹시나 입장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입장을 했는데 칼같이 시간을 지켜야 한다. 안에서 좀 더 기다리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엘리베이터를 탑승해 올라가니 역시나 사람이 많다. 한바퀴 돌고 위에도 올라가고 사진을 찍어보고 해도 시간도 안가고 사람은 많고 성에 차지도 않는다.
여기서 해 질때 까지 있는게 의미가 있나 싶어 석양 무렵 내려와 집을 찾아가는데 2번 환승하는게 있고 조금 더 걸어가면 1번만 환승하면 된다고 해 구글맵에 의지해 하늘을 따라 무사히 비르하켐 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에 와서 사발면과 누룽지로 늦은 저녁 먹고 일찍 자자.
내일은 세사람만 몽생미셀을 가기로 한 날이라 일찍 일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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