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남프랑스 1 (파리-아비뇽, 3/22)

산무수리 2024. 5. 1. 21:18

<소쩍새 우는 봄날에>

                            박규리 

나에게도 소원이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낮게 드리운 초라한 집 뜰에
평생을 엎드려 담장이 될지언정
스스로 빛나 그대 품에 들지 않고
오직 무너져 흙으로 돌아갈
한 꿈밖엔 없는 돌이 되는 겁니다

구르고 구르다 그대 발 밑을 뒹굴다
떠돌다 떠밀리다 그대 그림자에 묻힌들
제아무리 단단해도 금강석이 되지 않고
제아무리 슬퍼도, 그렇지요
울지 않는 돌이 되는 겁니다

이내 몸, 이 폭폭한 마음
소리없이 스러지는 어느날, 그렇게
부서져 고요히 가라앉으면
다시 소쩍새, 다시 소쩍새 우는 봄날에

양지바른 숲길에 부풀어오른
왜 따스한 흙 한줌 되지 않겠습니까
지쳐 잠든 그대 품어안을
눈물겨운 무덤 흙 한줌, 왜 되지 않겠습니까

 

 

아침 일찍 우리도 출발 준비를 했고 주인이 와서 열쇠 받고 짐을 들어 준다는데 큰 짐은 이미 옮겼기에 그나마 작은 짐으로 옮기는데도 이고 지고 가니 피난민같다.

이젠 이 역 올 일도 없어 마지막 사진 찍고 출발.

 

 

퐁텐블로 갈때 리옹역에 한번 오긴 했는데 낮에 본 이역사가 무지 멋있다는 수산나.

시간도 남아 밖에 나가 시계탑 사진 찍고 들어오기.

헌데 이 큰 역이 화장실 가려면 돈을 내야 한다. 이해가 안간다. 우리 말고도 한국 사람 팀이 보인다.

7:15 기차 타고 출발.

 

 

리옹에서 7:15 차를 타면 10:50 아비뇽 도착.

5명이 양쪽으로 나누어 타는데 수산나네는 셋에 한명이 현지인이다. 

우린 아침을 굶은지라 출출해져 어제 준비한 빵과 과자 그리고 초코렛을 먹는데 현지인이 휴대폰 충전기를 빌려 달라고 한다. 아이폰이라 리사게 맞아 빌려주는 김에 초코렛까지 나누어 먹고 화기애애하게 오다 드디어 아비뇽 도착.

 

 

우리가 예약한 IBIS는 다행히 멀지 않아 가방 들고 찾아가니 아직 시간이 일러 짐만 맡겨놓고 나와 관광모드 돌입.

 

 

 

- 칼베 박물관

 

오늘 날씨는 남프랑스에 온걸 실감하듯 갑자기 날씨가 따뜻하다 못해 더워졌다.

다들 옷을 벗고 모처럼 가벼운 옷차림으로 일단 숙소에서 길을 건너 성곽 사이 문을 통과해 길을 나섰다.

관광청은 그냥 지나친것 같고 첫번째 방문한 곳이 칼베 박물관인데 한가한 시골의 박물관 분위기.

입장료도 받지 않는데 그에 비해 전시품은 생각보다 많았다. 한바퀴 돌아보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 출발.

 

 

아비뇽은 크지 않은 소도시인것 같고 나름 번화가로 들어서는데 성당 앞에서 진짜 웨딩 사진인지 화보 촬영인지 모르겠지만 신랑 신부와 연주가 들이 보인다.

잠시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가자~

 

 

하늘이 남프랑스에서는 흰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흰신발을 맞춰 신고 싶다고 파리에서부터 찾았는데 눈에 띄지 않았다. 헌데 아비뇽에 오니 신발 파는곳이 많았다.

그중 한곳에 들어가 마음에 들고 발도 편한 신발을 살 수 있었는데 신발 사면 양말 끼워주냐고 하니 펄쩍 뛰나보다. ㅎㅎㅎ

아무튼 하늘이 자기때문에 시간 많이 빼앗겼다고 오늘 점심을 쏜다고....

 

 

여기서도 만만한 메뉴가 맥도날드인지라 주문해 먹는데 한턱 쏘기엔 약하니 커피까지 쏘라니 콜.

아무튼 점심으로 햄버거를 잘 먹고 다시 관광에 나섰다.

 

 

지나가다 건물이 보인다. 들어와서 봐도 된다고 해 보니 공립 도서관인것 같다. 잠시 둘러보고 방해가 되니 얼른 나왔다.

 

- 잉글라돈 박물관

 

도서관에서 가까운 곳의 잉글라돈 박물관은 입장료를 받는데 경로 우대요금을 받는다. 수산나는 안 보겠다고 해 각자 표를 끊고 관람을 했는데 여기엔 나름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 있어 유료인것 같았다.

구경하고 나오니 순한공주는 벤치에서 목체조를 열심히 하고 있다.

 

 

성당은 보고 싶었으나 문이 닫혀있어 패스. 아비뇽은 햇살도 어찌나 뜨거운지 이젠 추위 걱정은 안해도 되나 싶었다.

 

 

골목길을 구경하며 가게에서 물건도 구경하다 다리도 쉴겸 노천 카페를 만나 여기서 하늘이 2차 커피를 쐈다. 한갖지게 앉아 사진 찍으며 한참 놀았다.

 

 

지나가다 벽에 풀을 붙여놓은것 같은 건물을 봤다. 문이 닫혀있어 주차건물인가 했는데 새벽에 현지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도 아비뇽에서 2박 하니 새벽에 구경가자고 말을 했지만 실천은 하지 못했다.

 

 

- 아비뇽 교황청

 

교황청 찾아가는 길은 암릉위에 건물이 지어진 울퉁불퉁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니 넓은 광장이 나온다.

여기에서 표를 사고 들어간 곳이 교황청인줄 알았는데 대성당과 교황청이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헷갈린다.

14세기 교황이 머물던 로마네스크 성당이라는데 4세기 바실리카 위에 건축됐는데 그 후 생긴 교황청에 그늘에 가려졌다고. 이제 질세라 14세기에는 둥근지붕, 17세기에는 성가대석, 19세기에는 성모 마리아상이 추가 되었는데 현재도 예배당으로 사용되는 성당은 아비뇽 대주교가 미사를 보고 프랑스 교황이 휴식을 취하는 장소라고 한다.

여기도 한창 보수중인데 내부를 둘러보고 나니 정원으로 나가는 표를 확인해고 내보내 준다. 그래서인지 표도 내부관람, 전체관람 가격이 달랐다.

 

 

성당에서 나오니 정원이 나온다. 아직 꽃이 피는 철이 아니지만 나름 운치가 있고 한갖져 여기서 사진 찍고 한참 놀다 다시 실내로 들어가기 

 

아비뇽 유수는 교황들이 아비뇽에 거주한 70년간을 부르는데 왕권게 밀려 교황권이 쇠퇴한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때는 프랑스인 교황들이 계승하며 교황청을 아비뇽에 두었다고 한다. 로마에 교황에 아비뇽 교황 2명의 교황이 있었으니 권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아비뇽 성당 옆에 있는 교황청은 교황의 거처이자 방어시설로 유럽 최대 고딕양식 궁전이라고 한다.

포대, 높은 탑, 두꺼운 벽으로 철통같이 보호된 궁전은 로마가 정치적 싸움이 있을 때는 가톨릭 성당 본부로도 사용 되었다고 한다. 

교황이 아비뇽을 떠나고 1906년에 박물관으로 변경될 때까지 군대 병영과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고. 대부분 방은 텅 비어있었고 원형이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벽화 중에는 훼손은 되었지만 아름다음 프레스코화도 볼 수 있었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건 옥상까지 올라가 볼 수 있어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좋았고 대성당의 성모마리아를 볼 수 있는 것이 특히나 좋았다.

옥상에서 이런 저런 사진 찍고 앉아서 쉬기도 하고 기념품 상점을 지나 밖으로 나왔다.

 

 

- 로세 데 돔 공원

 

 

여기서 다리를 보러 가려니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시내를 도는 꼬마기차를 봤는데 이것도 어디서 타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단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와 무작정 올라갔다. 올라가니 조망이 아주 좋고 다리가 보이는데 여기 저기 데이트족들이 보인다.

헌데 이 공원에서 강쪽을 내려다보니 보이는 끊어진 다리. 이 다리가 그 다리 맞는것 같다. 아싸~

 

- 생 베네제 다리

 

 

공원에서 다리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아서 신나 하며 다리를 내려왔는데 거의 다 내려오니 문이 잠겨있다.

밖으로 나오니 다리 입장 하는 곳은 따로 있었고 교황청 티켓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관람시간이 지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늦게 까지 개방을 하는것 같다.

티켓 확인하는 직원이 우리보고 어디서 왔냐고 묻더니 한국에 대해 아는체 해 주어 좋았다.

이 다리는 다리를 건설하라는 계시를 받은 사람의 이름을 따왔다는데 이 다리에 관한 동요도 있어 인터넷에서 찾아 들어봤다.

원래는 900m 길이로 론강을 가로질렀는데 홍수로 몇번 끊기면서 현재는 아치가 4개만 남아있었다. 여기는 야간 개장도 하는지 우리가 나올 무렵 조명 설치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다리를 보고 숙소로 오는데 바로 옆 건물이 예술학교인지 음악 소리가 들리고 발레 하는 학생들도 볼 수 있었다.

이제 숙소로 가자~

 

 

숙소에서 체크인 하고 들어가보니 침대가 2개 밖에 없다.

뭐지? 트리플이라더니? 보조 침대가 벽에 세워져 있어 펴니 침대가 되는데 문제는 너무 좁아 다니기 불편할 지경.

오늘 저녁은 사발면을 먹기로 했는데 방에 아무 도구가 없어 로비에서 물을 끓여서 부어가지고 들어와서 겨우 먹을 수 있었다. 내일과 모레는 현지 여행사에서 안내 해 주기로 해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조식은 근처 먹을 곳이 없어 호텔 조식 신청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