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다시 파리 3 (지베르니, 4/3)

산무수리 2024. 5. 8. 22:03

<풀꽃>

            남정림

누가 너를 보잘것없다 했느냐
잠간 피었다 지는 소임에
실핏줄이 훤히 드러나도록
솜털이 요동칠 정도로
있는 힘을 다했는데

​땅에 납작 엎드려 살아도
햇살 한줌 머무르는
변두리 골목 귀퉁이를 데우는 
너는
하늘의 눈물로 키우는 꽃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밥 한솥은 김밥을 쌌고 미역국과 김치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지베르니 가는 열차 타러 생 나라즈역 찾아가기.

 

- 생 라자르역

 

생라자르역을 찾아 나가는데 계속 같은 곳을 돌았다. 밖에 나가서 찾고 보니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멀지 않는 곳을 생쑈를 하며 비가 철철 내리는 역을 찾아서 무사히 기차 탑승.

사람 많다더니 헐렁하기만 하다. 날씨 탓인가?

 

 

기차를 타고 역에 내리니 9시가 조금 지났다. 모네의 집까지 가는 버스와 꼬마기차가 있다. 둘다 가격은 같고 왕복 요금이라고.

꼬마기차 매니아가 있어 기차를 탔는데 이 관계자가 엄청 텐션 업이다. 끊임없이 영어로 멘트를 날린다.

 

 

걸어오기엔 확실히 먼 거리를 도착했다. 비가 내려 조금은 심란했는데 비는 다행히 소강상태인것 같다. 웬 횡재인지.

 

 

- 끌로드 모네 재단

 

 

주차장에서 지하로 연결된 길을 건너니 벌써 꽃밭이 나타나는데 여긴 레스토랑이다.

마을이 모네 덕분에 먹고 사는 동네인지라 집집마다 꽃을 심어 놓았다.

입구에 모네 재단이라고 씌여 있어 여기 아닌줄.  입구는 의외로 소박한데 우리 예약한 시간은 11:30으로 넉넉하게 했는데 지금은 10시도 안 된 시간.

미친척 하고 입장권을 보여주니 시간 체크를 안 하고 입장시켜줬다. 아싸~

 

 

기념품점을 통과하니 정원이 나온다. 이곳은 1883년 모네가 정착하며 인상파 화가들의 고장으로 알려졌는데 20세기 중반부터 관광지로 유명해졌다고. 여긴 3월29일부터 개장했고 겨울철에는 휴관을 하는것 같다.

아직 철이 일러 꽃이 별로 없을줄 알았는데 정원은 잘 가꾸어져 있었고 가드너가 화단을 가꾸느라 바쁜 모습이었고 튜울립, 수선화 종류가 많았다. 여름에 온다면 장미가 제철일것 같았다.

건물이 있어 들어가려니 거긴 출구라는데 주방인것 같다.

밖에서 사진을 찍는데 화단을 구역마다 출입금지가 되어 있어 사람을 피해 사진 찍기 좋았다.

우리도 모네가 살던 집으로 입장

 

 

이 집은 모네가 구입해 화가가 생활하던 상태 그대로 전시관이 되어 그의 습작, 편지, 가구와 장식품, 동료 화가들의 작품과 당시 심취했던 일본 문화 컬렉션을 볼 수 있다. 헌데 여기의 하이라이트는 모네가 생전에 가꾸었던 2개의 정원이라고.

집 앞 뜰과 일본식 정원인데 모네가 이 정원이 내가 완성한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고 했다고.

그의 그림에 자주 나오는 화단, 초록색 덧창, 수련 등은 다 여기가 작품 소재라고 한다.

 

 

화단은 비 내린 후라 더 깨끗하고 꽃들도 물을 머금고 있어 더 싱싱해 보였다. 다들 이런 저런 사진을 많이 찍었다.

이젠 물의 정원으로....

 

 

물의 정원은 물에 반영된 모습이 아름다웠고 작품 소재지인 다리 위에서는 저마다 사진 찍느라 바쁜 모습이다. 그래도 오늘 아침 일찍 온 덕분에 크게 붐비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사실 꼬마 기차에서 내리는데 단체 팀이 쏟아져 들어와 걱정을 했었다.

 

 

다시 정원으로 나와 기념품점을 통해 나가는데 들어올 때 안 보이던 닭까지 보인다. 얘들도 작품 소재였겠다 싶은데 참 잘 어울렸다.

기념품점은 매우 컸고 사람들도 많이 샀고 우리도 뭐라도 하나씩 샀다. 수산나는 자기 티를 보여주며 이 정도는 입고 와야 모네에 대한 예의라는데 진짜 수련 그림이 있는 티셔츠였다.

 

 

밖으로 나와 좀 덜 젖은 벤치를 찾아서 김밥을 남부럽지 않게 먹었다.

 

 

- 레스토랑 보디 

 

한때 무명 화가를 위한 호텔로 쓰던 건물을 레스토랑으로 사용한다는데 세잔, 르누아르, 시슬레, 로댕 등이 자주 들린 곳이라고.

이 레스토랑은 실내도 멋있고 정원과 동산이 좋다는데 여기서 식사를 했다면 좋을뻔 했다. 헌데 대부분 레스토랑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는것 같지는 않았다.

 

 

- 성당과 묘지

 

 

꼬마기차는 2시나 되야 탈 수 있는지라 마을을 한바퀴 도는데 유명한 레스토랑도 보고 성당이 있어 올라가보니 성당 윗쪽이 모네의 무덤이다.

성당 내부를 돌아보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또 다시 내리시 시작. 비가 많이 내려 성당 안에서 비가 좀 그칠때 까지 기다렸다 나가기.

 

 

돌다돌다 시간이 남아 주차장에 가니 버스가 출발 하려고 한다. 나비고 보여주니 안된다고. 꼬마기차 표 보여주니 안된다고. 왕복 10유로를 준지라 버스표를 사기 아까워 2시까지 기다렸다 꼬마기차를 탔다. 이럴줄 알았으면 버스를 타는게 나을뻔 했다.

문제는 역에 와도 파리 가는 기차가 우리건 5시나 되야 하고 좀 빠른것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

 

 

점심으로 김밥을 먹었지만 금방 배가 고프다. 여행 오니 매일매일 배가 고픈데 기차 타고 오다 본 빵집을 찾아가 빵을 좀 샀다. 그리고 우체국 앞 벤치에서 빵을 먹으니 허기가 좀 가신다.

 

 

헌데도 시간이 남아 동네를 배회하다 우리가 예매한 기차가 아닌 다른 기차를 탔다. 예매한거 취소하고 다시 하려니 두 기차가 종류가 다른건지 취소도 안되 그냥 탔다.

조금은 불안해 하며 가는데 햇살이 어찌나 따가운지 얼굴이 타들어 가는것 같다.

기차는 엄청 지연되고 서다 가다 반복한다. 우리가 이름 아는 poissy에서 일단 내려 나비고로 탈 수 있는 RER A선 타고 라파예트 백화점으로.

 

-라파예트 백화점

 

 

백화점은 세일중.

하늘과 오라방은 바지를 샀고 식품매장에서는 선물로 좋다는 밤잼을 하늘이 샀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누룽지 닭백숙을 해 먹자고 해서 닭다리를 사서 집으로.

 

 

집에 와 누룽지 닭백숙에 남은 고기로 하늘이 근사한 고기 요리를 만들어 냈다. 역시 자격증 있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헌데 리사는? 노 코멘트~

내일도 비 예보가 있는데 고흐 마을을 가기로 했는데 오늘같은 요행이 생질지도 몰라 그냥 진행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