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파리 마지막 날 (4/7~8)

산무수리 2024. 5. 11. 22:41

<고들빼기>

                구재기
 
쓰디쓴 고들빼기가
아직도 산과 들에 절로 남아
자라고 있었던가

아내는 구드러진 비닐주머니를 챙기다가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부추기며
연신 고들빼기를 꺼내어 다듬었다

쓴맛이 살아 있어 입맛을 돋군다지만
고단한 장바구니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던 아내는
땅의 높고 메마름이 힘에 겹다면서
고들빼기의 곧은 줄기에도
가지가 많이 돋아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고 했다

 

오늘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

수산나는 어제 안 산 한국 공예품이 마음에 걸린다고 방브마켓을 다시 간다고 했고 하늘은 라발레 아울렛을 한번 더 가본다고 한다. 리사는 다리에 신호가 와 오늘은 쉬어야 할것 같다고.

아침으로는 미역국과 어제 남은 전으로 아침을 먹고 수산나네와 우리 출발.

 

 

전철역에서 반대편 방향에서 전철을 타는데 오늘이 파리 국제 마라톤날인데 마라톤 참가 하는 사람들이 한바가지 탄다.

아마도 출발역이 트로카대로인것 같다.

조금은 부러운 마음으로 이들을 보고 세번째 가니 알아서 척척 라발레 아울렛 도착.

아직 오픈 시간이 안되 조금 기다렸다 오픈런까지....

 

 

오늘은 시간이 일러서 비교적 한갖지다. 하늘은 큰아들 선물을 사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못 사고 작은 아들 아미 가디건 구입.

백도 여러개 봤는데 마음에 꼭 들지 않는다고.

점심은 맥도날드에서가볍게 먹고 우리도 이젠 집에 갈 선물 사러 집으로~

 

 

집에 오는 전철에서 완주한 사람들을 볼 수 있어 끝났나 했는데 역에 내려보니 후미 백성들은 아직도 뛰고 있다.

우리도 다리를 건너 뛰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군데군데 음악 연주하는 것도 듣고 다리 건너 우리 동네로.

 

 

집에 오는길에 라파예트 백화점에 들려 가방 구경도 하고 나는 여기서 비오는 날 쓸 수 있는 비닐 모자 하나 샀고 하늘은 유니클로 조끼가 마음에 든다고 하나 더 사고 모노프릭스에서 이런 저런 과자. 마들렌 등을 각자 사가지고 집으로.

집에 와 보니 수산나네는 결국 한국 공예품 파는 사람이 안 나와 못 샀고 하늘이 부탁한 아들 반지를 사오긴 했는데 알고 보니 유태인 반지라고. 헐~

한바탕 웃고 저녁은 냉면을 해 먹기로.

 

 

미리 끓여놓은 육수에 스프도 좀 첨가해 간을 맞추고 계란에 수육, 오이까지 넣은 제대로 된 물냉면과 남은 전까지 해서 저녁도 잘 먹었다. 오늘이 파리의 마지막 날이라 저녁 나들이를 나가기로 했는데 수산나네는 천천히 나간다고 해서 셋만 나감.

 

 

라파예트 백화점 앞 다리를 건너 강 건너 동네를 돌아보니 대부분 주택가다. 한바퀴 돌아서 비르하켐 다리로 내려오는데 여기에 역이 있다.

다리에는 오늘도 사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비도 오락가락 해 우산은 필수로 들고 다녀야 했다.

불 켜진 에펠탑을 기다릴 수 없어 귀가 하니 수산나네가 나간다고 해 우산 빌려주기.

 

- 수산나네 사진

 

방브마켓 일요일의 모습

 

 

 

 

저녁에 나가 푸드 마켓 (우리도 아침에 오픈 전 보긴 함) 을 봤고 발광하는 에펠탑도 찍어 온 오라방.

 

 

우리가 쓰던 나비고, 니스에서의 교통카드 등은 리사에게 남겨놓고 (동생팀에 잘 썼다고 함) 경비를 정산해 줄거 주고 받을거 받음.

짐을 싸려니 오히려 짐이 늘어 잘 들어가지 않는다. 더구나 과자는 부피를 차지하고 잼, 비누는 무거워 오버 차지 될까 걱정됨. (실제로 됨)

 

- 파리 마지막 날

 

 

오늘 아침은 그동안 남은 반찬인 상추쌈, 계란, 밥에 사발면도 국 대신 하나씩 먹고 먹을것 정리.

수산나네는 가져온 냄비, 전기요 등 웬만한건 다 리사에게 남겨놓고 간다고.

아침 먹고 치우고 나와 하늘은 마지막 아침 산책을 다녀오기로.

 

 

한달이나 있었는데도 막상 떠나려니 아쉬움이 남는다.

에펠탑 근처 한바퀴 도는데 자전거로 관광 온 팀도 봤고 아침부터 에펠탑 주변에는 관광객이 넘쳐난다. 

한 가족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사진을 찍었고 구경하다 집으로.

 

 

비행기가 저녁 비행기라 오전 시간이 있는데 오늘은 나비고도 없고 해서 동네를 산책하다 오후 주인이 택시 불러주기로 해서 타고 공항으로 가기로.

오늘부터 물이 많이 빠졌고 유람선이 다니기 시작.

집을 나서서 미라보 다리 지나 더 가다보니  여기도 공원이 있다. 작은 식물원도 있어 들어가려니 월욜은 휴관이다.

한바퀴 돌아보고 여기 저기 쇼핑도 기웃거리고 하늘은 조리용 타이머도 사고 백화점에서 식탁보로 구입.

그리고 찻집에서 아이스크림먹고 주인과 약속한 시간에 숙소로.

 

 

처음 숙박한 곳보다는 여기가 가까웠고 차도 하나도 막히지 않아 일찍 공항 도착.

여기서 중국 단체 관광객이 짐을 풀고 싸는 모습을 보니 쇼핑도 겁나 많이 해서 보기만 해도 질린다.

지하에 가니 텍스 리펀이 생각보다 간단해 기계에서 스캔하니 끝. 이렇게 쉬운줄 알았으면 서둘러 안와도 되는데.

리사는 동생 오늘 파리 인 하는 날이라 입국장으로 가고 우리 넷은 짐 부치는데 예상대로 나와 하늘이 무게 초과.

결국 공항에서 캐리어 펼치고 비누, 버터를 빼서 겨우 무게 맞추고 무사히 면세 구역으로 들어오기.

헌데 검색대 통과하는데 내 배낭이 걸렸다. 뭐지?

버터병을 꺼내더니 어딘가에 넣는다. 폐기 하는건가? 10유로인데?

내용물 검사를 한것 같다. 다행히 돌려줘서 지금 집에서 잘 먹고 있다.

 

 

면세구역 안은 의외로 넓고 쾌적하다. 그리고 명품도 물건도 신상이 많은듯 하다.

공항 라운지는 여기는 비지니스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해 수산나만 가서 먹고 나오면서 우리가 마음에 걸려 바게트에 버터 발라 세개를 들고 나왔다.

헌데 이 빵이 프랑스에서 먹던 빵 중 제일 맛이 좋았다.

눈물나는 빵을 먹고 마카롱 세일한다고 해서 덩달아 사고 비행기 타기.

 

 

비행기 타니 오늘은 유료석이 제법 찼다. 그나마 오라방은 한줄 차지할 수 있어 나와 하늘도 상대적으로 널널하게 자리 잡았다.

수산나가 비지니스에서 나온 마카롱 2개를 가져다 우리에게 준다. 자꾸 들락 거리니 비지니스 물건이 여기로 나오면 안되나보다.

파리 갈때는 영화를 세편 봤는데 올때는 졸려서 거의 못보고 비몽사몽 자다 깨다 하면서 왔다. 집에 다와서인지 기내식도 두번째 것은 맛도 별로였다.

 

 

드디어 인천 공항.

무사히 짐 찾았고 수산나네는 놓고 간 배낭을 무사히 찾았고 (작은 믹서기 칼날이 있어 검색에서 걸려 늦게 나왔다고) 나와 하늘은 공항버스 타고 집으로~

수산나네는 공항에서 집에 가는게 더 힘들어 공항열차를 타고 석촌역까지 와서 여기서 택시도 어렵게 불러 (짐 있다고 한대는 안 태워 줬다고) 무사히 집에 왔다고.

 

한달씩 함께 있다보니 그동안은 잘 몰랐던 사람들의 장단점이 보여 거슬리는 점도 있었겠지만 교양과 미모와 이해심으로 혜량해주길 바라며 한달 여행기를 한달이나 더 지나 그래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음.

함께 또 떠나자고 하면 같이 가 주리라 믿으며 여행기를 마침. 끝~

 

-비지니스 클래스 

 

- 하늘이 파리에서 사 온 식탁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