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小滿)>
나희덕
이만하면 세상을 채울 만하다 싶은
꼭 그런 때가 초록에게는 있다
조금은 빈 것도 같게
조금은 넘을 것도 같게
초록이 찰랑찰랑 차오르고 나면
내 마음의 그늘도
꼭 이만하게는 드리워지는 때
초록의 물비늘이 마지막으로 빛나는 때
小滿지나
넘치는 것은 어둠뿐이라는 듯
이제 무성해지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
나무는 그늘로만 이야기하고
그 어둔 말 아래 맥문동이 보랏빛 꽃을 피우고
小滿지나면 들리는 소리
초록이 물비린내 풍기며 중얼거리는 소리
누가 내 발등을 덮어다오
이 부끄러운 발등을 좀 덮어다오
코스개관: 도락산 주차장-상선암-제봉-형봉-신선봉-삼거리-도락산-삼거리-채운봉-검봉-주차장 (화창하고 더웠던 날, 당나귀 6명)
당나귀 5월 첫주 산행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쉬었고 한 달 만에 가는 산행일.
단양 도락산을 간다고 한다. 거리도 얼마 안되고 예전 두번 갔는데 두번 다 등산 초행자들과 갔는데 두번째 산행에서는 예상치 못한 눈이 조금 내려 초보들이 어찌나 버벅대고 무서워하는지 결국 해가 꼴딱져 내려와 야간산행까지 했던 산이다. 진짜 조금 더 늦었으면 119라도 불러야 할 판인데 정말이지 쪽팔려 못 불렀다.
각설하고 7시 농수산에서 만나 회장님과 광주휴게소에서 조인해 커피에 작가님이 과자를 사오셔서 과자까지 먹고 있는데 관광 버스가 밀려 들어와 얼른 출발.
한숨 자고 일어나니 단장이 잘 된 주차장이 나오고 주차비는 5천원이라는데 벌써 버스가 여러대이다.
줄서서 가겠는걸? 준비하고 사진 찍고 출발.
포장도로 따라 올라가니 초입에서 채운봉과 제봉 갈림길이 나온다. 제봉 방향으로 가는데 예전 봤던 선암가든의 화장실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엔 여기다 차 대고 산행 시작했는데.....
선암사는 크지 않은 절에 불두화가 만발이다. 총무님 군대 시절 이 꽃 귀에 꼽고 지루한 행군을 견뎠다고 한다.
이절 산신각 앞에는 산신령 인형을 세워놓았다. ㅎㅎㅎㅎ
본격적으로 산행 시작.
도락산 바위가 많아 아기자기한 기억만 남았는데 지금 보니 전혀 아기자기 하지 않고 힘들다. 데크를 많이 설치해 놓아 안전상은 좋진 하지만 계단은 계속 올라가야 해 산행할 때는 별로다. 아무튼 앞서 출발한 청춘이 대부분인 산악회에서 후미가 속이 안 좋은지 잠시 휴식하는 사이 추월을 했고 우리는 왜 안쉬나 할 즈음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총무님 캔식혜에 신천씨 가지 포도까지 먹고 나니 갈증이 좀 가신다.
그새 청춘팀은 다 올라가 후미까지 올라가고 나서 출발.
본격적으로 암릉이 나오고 경치도 비경이 나타나기 시작. 헌데 예전엔 여기가 전혀 무섭지 않았는데 지금은 무서워한 친구들이 이해가 된다. 이런데 끌고 온 내가 잘못인걸 이제야 깨달았다.
청춘 후미를 추월해 죽을둥 살둥 올라가니 선두 세분이 신선처럼 바위에 앉아 계시다. 여기가 제봉이라고....
헌데 다른 사람들인 제봉에서는 인증샷도 안하고 그냥 직진이다. 홀대 받는걸?
여기서 윤호씨가 가져온 앙호두과자를 배부르게 먹었다. 이거 안 먹었으면 정상 못 갈뻔.
이제는 채운봉 방향 조망도 보이는데 이쪽 조망도 아주 멋지다. 아무튼 올라가는데 트랭글이 운다. 여기가 신선봉?
그리고 도락산 가는 삼거리가 나왔는데 앞선 산악회 사람들이 여기서 점심을 먹고 있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니 커다란 암릉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트랭글이 운다. 여기가 도락산?
아니란다, 신선보이라고. 여기 조그만 물구덩이가 있는데 여기에 개구리가 2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작가님이 밥은 어떻게 먹느냐고 해 이 개구리 걱정하시는줄 알았더니 우리 점심 언제 먹냐는 말씀. ㅎㅎㅎ
도락산 정상에 가서 밥 먹기로 하고 출발.
신선봉에서도 데크길 오르내리고 한참만에 도락산 정상 도착.
정상에 우리밖에 없어 널널하게 인증샷 하고 넓은 공터에서 점심 먹기. 오늘 무쟈게 덥다 싶었더니 30도라고. 어쩐지 얼음물이 좋더라니.
윤호씨가 들고 온 맥주는 회장님, 작가님, 총무님, 내가 마셨는데 맛 좋았다.
윤호씨는 신경 치료 하는 중이고 신천씨는 손가락을 다쳐 술 마시면 안된다고. 졸지에 비주류와 주류가 바뀌었다. ㅎㅎㅎ
밥 먹는새 단체가 몰려와 사진 찍느라 시끄러워졌다. 우리도 하산하자~
올라갈 때보다는 수월하게 삼거리를 만났고 여기서 채운봉 방향으로 가는데 채운봉 자태가 어여쁘고 이쪽이 사진찍기 더 좋은 뷰 포인트가 많다.
그래서인지 청춘들이 사진 찍느라 지체해 우리가 추월해 앞서서 가는데 막상 채운봉도 정상 표시가 하나도 없다. 이 산은 정상 표지에는 참 인색하다 싶다. 쉬면서 작가님표 참외를 먹고 출발.
당나귀 오면 배 고플 새가 없다는 작가님. 배불러 산에 못가지는 않는다던가? 배가 고파 못가지?
채운봉에서 검봉 가는길도 계속 업다운이 심하고 경치도 멋지다. 검봉 전망대에서 인증샷 하고 이젠 순한 길만 나올줄....
막상 검봉에도 정상 표시는 안 보였고 트랭글도 전망대에서 미리 울린것 같다.
여기서 총무님 간식 또 먹고 하산 하는데 하산길도 처음엔 순한줄 알았는데 끝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되는 길이 나타났고 반대편에서 올라오면 경사가 더 급해 더 힘들것 같다.
드디어 마을이 나타났고 작가님도 더우신지 물을 보더니 머리부터 감으신다. ㅎㅎㅎㅎ
내려가 주차장에서 각자 알아서 세수하고 발 닦고 옷도 갈아입었는데 주차장에 버스만 5대 정도 서있다.
점심 먹기엔 배도 부르고 4시도 안된지라 안양으로 출발.
차는 중간중간 좀 밀리긴 했어도 그래도 일찍 출발한 덕분에 7시 전 안양 도착해 남학생들은 당구대전을 펼치지로 한지라 종합운동장 근처 아구찜집에서 아구찜과 회장님이 드시고 싶다는 동태탕을 시켜 푸짐하게 배부르게 먹었고 밥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맥주는 1병 시켜 겨우 다 먹었다. ㅎㅎㅎ
오늘 저녁은 신천씨가 자기 구역이라고 쐈다. 그랬더니 그럼 맨날 안양으로 오신다는 회장님. ㅎㅎ
8시 작가님과 나는 아웃하고 4명이 당구대전을 벌여 회장님 1위, 2위 윤호씨. 3위 총무님, 그리고 손가락 다친거 당구에는 아무 상관 없다고 주장한 신천씨가 4등으로 마무리. 6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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