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국수>
고영민
반죽을 누르면 국수틀에서 국수가 빠져나와
받쳐놓은 끓는 솥으로
가만히 들어가
국수가 익듯,
익은 국수를 커다란 소쿠리째 건져
철썩철썩,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듯,
손 큰 내 어머니가 한 손씩 국수를 동그랗게 말아
그릇에 얌전히 앉히고
뜨거운 국물을 붓듯,
고명을 얹듯,
쫄깃쫄깃, 말랑말랑
그 매끄러운 국숫발을
허기진 누군가가
후루룩 빨아들이듯,
이마의 젖은 땀을 문지르고
허, 허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물을 다 들이키고 나서는
빈 그릇을 가만히 내려놓은
검은 손등으로
입가를 닦듯,
살다 갔으면 좋겠다
코스개관: 인덕원역 2번 출구-10번 마을버스 종점 하차-청계사 주차장-국사봉-이수봉-절고개-과천매봉-사기막골- 정부과천청사역 (덥고 습하던 날, 둘)
지난주는 설악에 당나귀 산행으로 벅차 토욜 산행을 쉬었다.
원래는 토욜 산에 가기로 했는데 비가 온다고 일욜로 미루자고 해서 잡은 날.
인덕원역 버스정류장에서 셋째 오빠를 만났다. 어?
고교 동문 산악회인데 80 넘은 분도 계시단다. 진짜 친동생? 우리랑 같이 가기로 한거야? ㅎㅎ
다행히 앞차로 오라방네 팀은 떠나고 장공주 도착해 우리도 바로 버스타고 종점으로.
국사봉 입구에서 산행 준비 해 출발.
이 길을 반대로 내려올 때는 힘이 빠져서인지 은근 힘들었는데 반대로 올라가니 길도 순해 보인다. 예상대로 그늘이 많아 좋다.
계곡을 벗어나 능선에서 쉬면서 커피, 빵, 수박 등을 먹는데 모기가 장난이 아니다. 얼른 먹고 출발.
국사봉까지 가면서 간간히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이고 올라가는 팀은 별로 안 보인다.
짬짬히 쉬며 드디어 국사봉. 한 사람이 있어 서로 사진 찍어주기.
그러더니 어디서 올라왔냐고 하더니 자긴 옛골에 차 대고 올라왔고 지난주에는 검단산을 다녀왔고 5월엔 공룡능선을 다녀왔는데 그렇게 힘든줄 모르고 갔다고.
3년 전부터 산에 다니는 중이라고 한다. 불러주면 무조건 따라 나서시라 했고 차는 안 가지고 다니는게 산행 하긴 좋을것 같다 하고 덕담 나누고 헤어졌다.
이수봉은 그냥 통과하고 나서 평상에 쉬는데 한팀이 어찌나 시끄러운지 일어섰다.
중간 의자 나오면 간간히 쉬었고 이 길 반대로 올라올 땐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도 내리막이 많아 조금 덜 힘든것 같다.
절고개 지났고 청계사 내려서는 곳도 지나고 과천 매봉 찍으러 가다 돌 밟고 미끄러져 땅을 길게 샀다.
정상 가기 전 넘어진 김에 쉬어주고 간식도 한번 더 먹고 올라가는데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더니 막상 정상은 한갖지다.
정상 직전 스틱까지 짚은 어린이가 부모님과 지난다. 7살이란다. 매봉 찍고 내려오는거라고...
우와~ 대단하다.
무인판매 아이스께끼 있어 하나씩 사서 먹으며 쉬며 원래는 대공원에서 올라오는 길로 내려갈까 했는데 청사역으로 하산하는 이정표가 보여 계획 변경.
무슨 밸리라고 씌여 있는거 보니 꽤나 가파르게 내려가는 것 같다.
그나마 데크가 깔려있어 하산길 치고는 나쁘지 않았고 급경사 계산 지나고 나니 순한 그늘도 보였다.
더 내려가니 약수터가 보이고 아주 큰 정자가 보여 아무도 없어 잠시 누워서 놀다 출발.
얼마 안 내려가 등산로 입구가 보였다. 스틱 등 집어넣고 청사역으로 출발.
이 동네가 사기막골이라는데 저택에 타운하우스에 베이커리 카페도 보인다.
조용하니 살기 좋은 동네같다.
다 좋은데 전철역 가는 길이 찻길이라 도보 어프로치는 별로다.
막상 청사역 근처 상가에 가니 대부분 식당이 문을 닫아 밥 먹을곳이 없다.
이마트 건물 6층 식당가라고 해 올라가니 냉면집만 문을 열어 어쩔 수 없이 냉면을 먹었고 (전혀 시원하지 않았음) 내려와 뭔가 헛헛한 속을 카페에서 차와 쿠키로 배를 채우고 청사역에서 아웃.
다음주는 결혼식, 당나귀 산행으로 한주 쉬고 그 담주 토욜 산에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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