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열(酷熱)>
박인걸
연일 멈추지 않는 불볕더위는
강변 자갈을 갓 구워낸 고드랫돌로 만들고
쏟아지는 햇살은 흐르는 강물도 끓게 하겠다.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열기에
비릿한 물 냄새로 숨이 막히고
모래밭 위를 걸어가는 뙤약볕에
신발을 신지 못한 새들은 멀리 도망쳤다.
내 인생의 한 여름에는 응달이 없었다.
깊은 가슴에 태양 하나 묻어두고
오로지 뜨거운 열정 하나로 드넓은 광야를 질주했다.
불꽃같은 야망으로 맨땅에 헤딩하며
불가능의 벽을 뚫고 사자 굴에도 들어갔다.
한 마리 붉은 곰이 되어
가파른 절벽을 밤낮없이 기어올랐고
남이 밟지 못한 땅에 나는 깃발을 꽂았다.
아직도 내 심장은 뜨겁게 고동치고
혈관에 흐르는 피는 식지 않았다.
다만 세월에 눌린 관절이 퇴행되어
시간을 따라가기 힘들 뿐이다.
*고드랫돌: 발이나 돗자리 따위를 엮을 때에 날을 감아 매어 늘어뜨리는 조그마한 돌.
6월 걷사모가 경춘선 숲길을 걷고 나서 이 길을 걸은 김에 춘천으로 가자고 결정.
용산파, 왕십리파. 청량리파로 나누어 탔는데 용산파에서 정사부가 하마트면 못 탈뻔.
용산역에서 무릎 아프다고 파스 사러갔던 명숙샘이 편의점에서 안 판다고 하니 한 할아버지가 주머니에서 파스 한장을 꺼내 주신다. 대박~
앞, 뒤 옆자리에 앉아 가는데 명숙샘이 오늘 김밥 8줄을 싸왔다. 나와 여산은 한줄씩 먹어치웠다.
서울은 여러번 서느라 천천히 가다 1시간 좀 지나 춘천역 내리는데 표검사를 한다.
오늘 시내코스와 청평사 코스가 있단다. 청평사로 고고씽~
길건너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소양강 종점 하차. 배가 1시간에 한대인데 이미 늦었으니 구경하고 내려가자는데 그래도 빨리 선착장으로 가자는 정사부.
일단 선착장에 가니 30분이 배를 출발 시킨다는 희소식.
일단 여기서 김밥. 여산표 고구마, 계란으로 가벼운 점심을 먹고 배 타고 출발.
배는 사람이 별로 없어 널널하다. 뒷칸에 앉으니 조금 답답하다. 20분 정도 지나 도착.
선착장에서 청평사가 이리 멀었나 싶다. 그래도 그늘이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준다. 그리고 계곡을 끼고 걸으니 덜 덥다. 비가 많이 와서인지 오늘 수량도 많고 구성폭포에 가니 아주 멋지다.
여기서 단체 인증샷 하고 청평사 가는데 입구 포대화상 배에서 물이 나오니 여산 왈 '내 배에서 물이 나오네...'
청평사도 진짜 오랫만에 왔는데 예전의 고즈넉한 절은 아니다.
사람은 많지 않아 분위기는 좋았고 나무 그늘은 바람도 잘 불고 시원하다. 잠시 땀 식히고 한바퀴 둘러보고 가자~
선두에 탁동 세여인이 내려가는데 저 뒤 여산이 손을 흔들어 올라오라는줄 알고 되집어 가니 아니라고....
왜 늦게 왔냐고 하니 삼층석탑을 보고 왔다는 여산와 철모 오라방.
그리고는 칡즙 한병을 사가지고 놔 나누어 주는데 진짜 진한 칡즙이다. 한잔씩 마셨는데 벌이 꼬인다. 물릴라....
30분 배가 도착해 배를 탔는데 이번엔 우리가 앞자리 넓은 방을 차지. 바람이 불어 앞이라 부는줄 알았는데 선풍기 2대가 있어 그런것.
오늘 바지락 캐는 패션이라고 놀림 받은 수산나. 힘든지 길게 눕고 대부분은 졸다 깨다 하며 소양강 댐 도착.
버스 출발 하는데 10여분 시간이 남아 잠시 댐 위를 걷고 인증샷 하고 버스타고 나가기.
닭갈비 먹으러 후평동 종점에 간다는데 가이드 여산이 자고 있다.
종점 가기 전 닭갈비집이 나와 내리자고 해서 얼떨결에 내리니 식당이 보인다.
들어가서 맛있게 잘 먹었고 이집 명물이라는 롤 볶음밥도 먹었다.
집 판 기념으로 밥값을 낸 철모 오라방. 집 정도는 팔아야 밥 살 수 있다나 뭐라나?
헌데 여산이 너무 부담 준다고 굳이 돈을 냈다나 뭐라나? 그냥 먹은 사람은 그럼 뭐야?
공짜 좋아해 대머리가 된다고라?
이른 저녁도 푸짐하게 먹었고 예매한 기차표 시간도 남아 걸어가자는 파와 버스파가 갈렸는데 남춘천역은 훨씬 가까우니 다같이 걷기로.
식당 길건너 장인데 오늘이 장날이라 장구경 하며 남춘천역 찻집에서 차까지 마셨다.
정숙샘이 찻값 계산.
기차 타고 탈때 역순으로 내리고 넷은 용산역에서 아웃.
많이 웃고 걷고 먹고 마시느라 더위도 견딜만한 날이었다.
다음 예정은 8월14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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