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아래서>
임영조
어제 피운 바람꽃 진다
팔월염천 사르는 농염한 꽃불
밤 사이 시들시들 검붉게 져도
또다른 망울에 불을 지핀다
언제쯤 철이 들까? 내내
자잘한 웃음소리 간드러지는
늙은 배롱나무의 선홍빛 음순
날아든 꿀벌을 깊이 품고 뜨겁다
조금 사리 지나고 막달이 차도
좀처럼 하혈이 멎지 않는 꽃이다
호시절을 배롱배롱 보낸 멀미로
팔다리 휘도록 늦바람난 꽃이여
매미도 목이 쉬어 타는 말복에
생피같이 더운 네 웃음 보시한들
보릿고개 맨발로 넘다가 지친
내 몸이 받는 한끼 이밥만 하랴
해도, 오랜 기갈을 견뎌온 나는
석달 열흘 피고 지는 현란한 수사(修辭)
네 새빨간 거짓말도 다 믿고 싶다
그 쓰린 기억 뒤로 가을이 오고
퍼렇게 침묵하던 벼이삭은 패리라
처서 지나 한로쯤 찬이슬 맞고
햇곡도 다 익어 제 무게로 숙일 때
나는 또 한 소식을 기다려보리라
보름 넘어 굶다가 밥상을 받듯
받기 전에 배부른 배롱나무...
코스개관: 사당역 5번 출구-관음사-관악산역 (둘, 오늘도 덥던 날)
오늘은 조금 더 욕심을 내 서울둘레길 관악산 구간을 가기로 했다.
명화와 사당역에서 만나 스탬프 찍고 새로 산 배낭을 보여주니 마음에 들어한다.
전에 산에 간다고 해 산 배낭은 너무 커 뜯지도 않았다고.
그럼 바꿀래? 새 배낭을 땀 묻혀 줄 수 없어 오늘 배낭을 바꾸어 매고 출발.
지난번 우면산을 잘 가 염려 안했더니 오늘은 조금 힘들어 한다.
많이 쉬고 물도 많이 마시고 무사히 서울대 옆으로 하산.
내 짐은 장바구니에 넣고 배낭 2개 들고 가게 된 명화.
점심은 1인 샤브샤브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찻집에서 차 마시고 놀다 집으로~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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