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6년

친구따라 대간가기(통안재-복성이재 1/15)

산무수리 2006. 1. 16. 01:54
'반성 100' - 김영승(1959~ )


연탄 장수 아저씨와 그의 두 딸이 리어카를 끌고 왔다.

아빠, 이 집은 백 장이지? 금방이겠다, 뭐.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껌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딸을 낳으면 이 얘기를 해주리라.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연탄 장수 아저씨가 네 장씩 나르며 얘기했다.

분식점 같은 데서 부모일 돕는 싹싹한 자식들 보면 코끝이 찡해진다. 무슨 복으로 어떤 부모는 저토록 철 빨리 드는 아이를 두는 것인지. 연탄 네 장 들고 니들은 두 장씩 날러, 하는 자애의 복이겠지. 저 부녀에게 성탄절 장갑 선물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김경미 <시인>


코스 개관: 통안재-유치재-매요리-618봉-사치재-새맥이재-서시리봉-781봉-아막성터-복성이재 (12K)
안내산행:산정산악회 따라가다
날씨: 흐리다 오후에 는개가 내리다 산행 끝날 즈음에 갬

1년 동안 별렸던 코스란다.
어제 무박으로 구룡룡~조침령을 하고 오늘 또 당일 산행에 나선 바람꽃.
어제는 간간히 눈까지 내려 하루 종일 시계도 나쁘고 힘든 산행이었다던가?

아침 7:20 서초구청 앞으로 오라고 한다.
헌데 각종 안내산악회 버스가 이곳도 장난이 아니다. 차 댈 곳도 없는것 같다.
겨우겨우 우리가 탈 버스를 타고 출발.
중간 고속도로에서도 몇명이 타 30 여명 되나보다.
비몽사몽 자면서 간다.

9:10 인삼 휴게소에서 20분 쉰단다.
인삼떡볶기과 커피로 헛헛한 속을 달랜다. 어제 하루 종일 속이 좋지 않아 힘들었다는 바람꽃.
오늘도 썩 편치는 않은것 같다.

11:00 버스가 더 이상 가지 못한단다.
11:10 산행 기점 도착.
반대로 하산하는 대간 꾼들이 간간히 보인다. 아마도 무박 팀인것 같다.

 
침엽수 잎이 깔려 푹신하고 완만한 등산로

오늘 코스는 크게 높거나 험한 곳은 없다고 한다. 자칫 지루하기 쉬운 길이라고 한다.
활엽수와 달리 푹신한 침엽수가 깔려있는 붉은 길은 정말이지 양탄자 같다.
10분도 못가 직진하면 될것 같은데 우회전이라고 한다. 무심히 가면 놓치기 쉽겠다.

 
간간히 시계가 트여 동양화의 실루엣을 보여준다.

오늘 날씨가 흐려 미모지수에는 별 이상이 없으렸다?
우린 거의 후미조로 간다. 선두는 벌써 튀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홀로 온 녀자1, 남자 1명이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산행을 한다.

 
12:10 매요리 마을에 내려서다

1시간 진행을 하니 매요리 마을이다.
매요리부터 복성이재까지가 바람꽃이 밟아야 할 마루금이란다.

 
멀리 산행기에 나오는 매요리 교회란다.

 
가까이 보니 제법 운치가 있는 교회

 
교회 앞의 폐교

산행 시작때 매요리에 차를 일차 댄다고 도시락 등을 놓고 가도 된다고 했다.
무거우면 얼마나 무거우리 하면서 그냥 배낭에 넣고 왔는데 중간 대장 왈, 버스가 여기까지 못 올라왔단다. 점심 혹시 놓고 왔으면 라면 끓여 준단다.
교회 가기 직전 간이 매점이 있어 식사 준비 안된 사람들한테 요긴한 휴게소란다.

매요리 마을에서 길이 약간 헷갈린다. 차도를 걷다 다시 발견한 유치 삼거리 표지판이 나온다.

 
12:30 유치 삼거리

길에는 간간히 눈이 녹아 슬러시 길이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게걸음을 걸으라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나무를 잡고 최대한 조심하며 버벅거리며 진행을 한다.
유치 삼거리에서 10분 정도 올라가 조망 좋은 곳에서 싸 온 도시락을 먹는다. 보온 도시락이 아닌데도 춥지 않아 먹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13:00 다시 산행 시작.
비가 조금씩 내리는것 같다.

 
13:20 사치재 입구

위 이정표에서 내려오면 고속도로 아래 토끼굴을 지난다.
굴을 지나 건너편 능선에 붙으면 사치재인가보다.
헌데 비가 내려 신경이 쓰인다. 잠바를 입는다.
바람꽃은 오늘따라 윈드자켓을 안 챙겼단다. 그나마 날씨가 춥지 않아 천만 다행이다.

 
토끼굴 통과하고

 
13:50 헬기장에서

헬기장에 올라서니 날이 흐려 보여야 할 지리산이 안 보인다고 안타까워 하는 바람꽃.
안 보일 뿐이지 지리산 그 자리에 있을 텐데....
헬기장 지나고 완만한 능선을 계속 오르내린다. 간간히 바위가 보이고 시계가 좋아지는 길인데 날이 흐린 탓에 멀리까지 보이지 않는다. 우측으로 지리산 휴게소가 보인다.

 
간간히 보이는 암릉들

14:50 새맥이재를 지나고 길게 급경사를 올라왔다. 아마도 서시리봉 같단다.
이곳에서 하산길인 줄 알았는데 또 올라간다.
눈이 녹은 곳이 점점 많이 보인다. 눈 녹은 슬러쉬 길은 아이젠을 해도 제동에 어려움이 있다. 잘못 넘어졌다가는 옷 다 버리고 가문의 쪽팔림을 당하겠다.
조심하는 데도 몇번이나 매트릭스를 찍을뻔 하였다.

 
1505

당일 대간이라 만만할줄 알았는데 길이 끝날듯 끝날듯 끝나지가 않는다.
선두는 벌써 하산하고 일용할 양식도 다 준비 되었다는데 언제 내려가나?

 
15:30

점점 그럴듯한 바위가 많이 보이고 길도 미끄럽다. 정말이지 식은땀 난다.
너덜 비슷한 길이 보이더니 돌탑도 보이고 축대도 보인다. 아막성터인가보다.

 
15:30 아막성터

15:50 아막성터 끝인가?
복성이재 이정표가 보인다. 이젠 정말 하산인가보다.
남자들은 벌써 내려가 버리고 미모 4명만 남았나보다.
담배 피우고 밥 먹느라 늦은 남자 한명과 후미대장만 뒤에 오나 보다.
헌데 이 하산길 정말이지 진창길이 어찌나 미끄러운지 눈길 미끄러운건 아무것도 아니다.
넘어지면 그야말로 초전박살이겠다.
이곳에서도 넘어질뻔 했다. 정말이지 어렵게 내려왔다.

거의 끝부분 선두대장이 이 언덕만 넘어가면 끝이라고 천천히 조심해 내려가란다.
16:15 복성이재 이정표가 보인다.
다들 밥을 먹고 신발의 진흙 닦느라 바쁘다.
후미까지 완전히 하산하고 우리도 바쁘게 이른 저녁(?)을 먹었다.


복성이재 이정표

16:40 출발.
신탄진 휴게소에서 20분 쉬고 20:00 경 양재역 무사히 도착.
만만한 산행은 역시나 없었다.
힘든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