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궁사와 범어사 둘러보고 집으로~ (1/5) ‘검은머리 동백’-송찬호(1959~ ) 누가 검은머리 동백을 아시는지요 머리 우에 앉은뱅이 박새를 얹고 다니는 동백 말이지요 동백은 한번도 나무에 오르지 않았다지요 거친 땅을 돌아다니며, 떨어져 뒹구는 노래가 되지 못한 새들을 그 자리에 올려놓는 거지요 이따금 파도가 밀려와 붉게 붉게 그를 때.. 산 이외.../2008년 일기장 2008.01.09
송정 바닷가와 태종대 둘러보기 (1/4) ‘강’- 이성복(1952~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 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 물결 위에 실려가는 조그만 마분지조각이 미지(未知)의 중심에 아픈 배를 비빈다 ‘삶.. 산 이외.../2008년 일기장 2008.01.09
친구 만나러 부산가기 (1/3) ‘마루’-노향림(1942~ ) 마른 걸레로 거실을 닦으며 얇게 묻은 권태와 시간을 박박 문질러 닦으며 미국산 수입 자작나무를 깐 세 평의 근심 걱정을 닦으며 지구 저쪽의 한밤중 누워 잠든 조카딸의 잠도 소리 없이 닦아준다 다 해진 내 영혼의 뒤켠을 소리 없이 닦아주는 이는 .. 산 이외.../2008년 일기장 2008.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