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26

심학산 둘레길 가기 (1/13)

‘곶감’-김용덕(1952~ ) 지리산 산청 골짜기 껍질 벗고 살결 마주치는 바람에 몸 속 물기 다 빼주고 씨앗 몇 개 품었다 여물지 못한 꿈 그리움으로 쪼그라드는 시간 시린 시간들 모여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전래 동화 속 주인공 되는가 잘못 길들여진 햇살에 검버섯도 피우지만 뽀얀 분이 단맛으로 필 때까지 첫 알몸의 전설을 추억한다. 하늘 높이 켜든 등불 같은 까치밥 몇 개 남기고 시린 바람 고샅에 주렁주렁 내걸린 알감들. 겨울로 가는 조선 풍경의 전형. 몸은 추워도 마음은 따스한 고향 풍경. 곰에서 여인으로 환생한 웅녀로부터 할머니의 할머니 이야기 도란도란 들려주며 곶감이 돼가는 시간, 시간들. 우리네 시린 시간도 곶감같이 그리움 여물어 다디달게 엮이는 건 아닐는지. -심학산 둘레길 가기 일욜 버스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