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지리에 들다 1 (4/6~7) 그대 생의 솔 숲에서... / 김용택 나도 봄산에서는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 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4.09
당나귀 산악회 시산제 (삼성산, 4/5) ‘사랑하리, 사랑하라’부분-김남조(1927~ ) 벌겋게 살결 다친 상처 무릅쓰고 가슴 한복판을 달리게 하는 절대의 사랑 하나 오히려 덧없다 이르는가 아니야 아닐 것이야 천부의 사람 마음 그 더욱 사람 사랑 새벽 숲의 청아한 그 정기를 누구라 막을 것인가 사랑하리, 사랑하라 그대의 순정과 그대 사랑..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4.05
달리기도 하고 산행도 하고...(삼각산, 4/4) '봄은 전쟁처럼’ - 오세영 (1942~ ) 산천은 지뢰밭인가 봄이 밟고 간 땅마다 온통 지뢰의 폭발로 수라장이다.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푸르고 붉은 꽃과 풀과 나무의 여린 새싹들. 전선엔 하얀 연기 피어오르고 아지랑이 손짓을 신호로 은폐 중인 다람쥐, 너구리, 고슴도치, 꽃뱀… 일제히 참호를 뛰쳐나온..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4.05
인수에 눈이 쌓이면.. (삼각산, 3/28) ‘동오리 15’-강민(1933~ ) 그대 바람으로 떠나요 떠난 김에 훨훨 날아 산 넘고 물 건너 이 봄의 씨앗 실어다 거기에도 뿌려 줘요 샘물가 돌 틈에도 뒤울안 툇마루 주춧돌 사이에도 정자나무 그늘에 쉬는 그이들의 마음 밭에도 뿌려줘요, 봄의 씨앗 동오리의 봄 씨앗 날아 녹슨 철조망, 지뢰밭 넘어 그리..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3.30
산딸나무 1일 3산 가다 (광교-백운-모락산, 3/29) 꽃 진 자리에 / 문태준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꽃잎들이 떠난 빈 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만나는곳: 2009.3.29 (일) 9:40 범계역 4-1번 출구 코스개관: 반딧불이 화장실 (10:45)-형제봉-토끼재-시루봉-백운산-모락산-계원대 (17:15) 멤..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3.30
봄날 운길-예봉산을 가다 (3/22) 3월 / 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젊은 아..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3.23
영등산악회 3월 남장대지 능선을 걷다 (삼각산, 3/21) ‘타고난 사랑’- 전동균(1962~ ) 2006년 10월 21일 12시 44분, 토지문화관 앞 회촌 종점을 막 출발한 버스가 야트막한 고갯길을 굽어 돌다가 갑자기 끼익, 급정거를 하고는 꼼짝을 않고 한참이나 서 있습니다 산뱀이 길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며 도대체 저 사랑은 어디서 온 것일까? 지구를 돌게 하는 것은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3.23
산불방지 캠페인도 하고 원효지리도 넘고 (3/8) 숲에 들다 / 박두규 그대 눈부신 속살에 들면 편백나무 서늘한 그늘 어디쯤에 정처 없는 것들의 거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다만 그 생각이 무사하기를 빌며 그대 앞에 이르렀을 뿐이다 그대 안에 드는 일이 두렵기도 하나 단지, 때가 되어 어미의 자궁 밖을 나왔던 것처럼 마침 한줄기 바람이 불..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3.10
당나귀와 함께 한 계방산 (3/1) 화분 / 이병률 그러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약속한 그대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날을 잊었거나 심한 눈비로 길이 막히어 영 어긋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봄날이 이렇습니다, 어지럽습니다 천지사방 마음 날리느라 봄날이 나비처럼 가볍습니다 그래도 먼저 손 내민 약속인지라 문단속에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3.04
여산표 사진-금대암,금대-백운산 (2/27) '달걀 소포’-김승희(1952~ ) 한사람이 걸어간다 몹시 가난한 사람인가보다 겨울 추위에도 입을 옷이 없어 넝마 위에 푸대 종이를 걸쳐 입었다 무엇을 담았던 푸대였을까 푸대 종이 걸친 등짝에 이런 글자가 인쇄되어 있다 ‘이 물건은 연약하니 함부로 취급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당신은 내 앞에 놓여..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