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답사 산행 3 (고흥 팔영산, 2/17) 살아갈수록 버릴것이 많아진다 예전에 잘 간직했던것들을 버리게 된다 하나씩 둘씩 또는 한꺼번에 버려가는일이 개운하다 내 마음의 쓰레기도 그때 그때 산에 들어가면 모두 사라진다. 버리고 사라지는 것들이 있던 자리에 살며시 들어와 앉은 이기쁨. - 이성부 "기쁨"전문 < 작은산이 큰산을 가린..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2.23
남도답사 산행 2 (장흥 천관산, 2/16) 좋은 일이야/이성부 산에 빠져서 외롭게 된 그대를 보면 마치 그물에 갇힌 한 마리 고기 같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를 움켜쥐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의 그물에 갇힌 그대 외로운 발버둥 아름답게 빛나는 노래 아름답게 아주 잘 보이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빠져서 갇히는 것은 더더욱 좋은 일이야 평..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2.21
남도답사 산행 1 (강진 만덕산, 2/15~17) 취한 사람 / 이생진 취한 사람은 사랑이 보이는 사람 술에 취하건 사랑에 취하건 취한 사람은 제 세상이 보이는 사람 입으로는 이 세상 다 버렸다고 하면서도 눈으로는 이 세상 다 움켜쥔 사람 깨어나지 말아야지 술에 취한 사람은 술에서 사랑에 취한 사람은 사랑에서 깨어나지 말아야지 일정: 2/15 6:40..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2.20
구로닥, 우면산 넘어 양재천을 걷다 (2/14) ‘젊음을 지나와서’ 부분 - 김형수(1959∼)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추억은 사치처럼 화사한 슬픔 뒤에 숨고 아무 낙이 없을 때 사람들은 배운다 고독을 견디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보아라, 한 차례 영광이 지나간 폐허의 가슴에선 늦가을 햇살처럼 빠르게 반복되는 희망과 좌절이 다시 또 반복되는 기..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2.14
야가게 1일 3산 가기 (모락-백운-바라산, 2/9) ‘음악들’ - 하재연(1975∼ ) 검은 눈 내린다 찰칵찰칵 내 망막에 한 장씩 끼워지는 슬라이드 나는 똑같은 사진을 여러 번 찍는 유령 사진사 또 한 롤의 필름이 네 동공 속에 풀려나간다 너의 머리카락은 카덴차처럼 한 갈래가 여러 갈래로 여러 갈래가 다시 여러 갈래로 찬 살갗에서 갈라져 나왔다 네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2.10
수도권 26산의 장정을 끝내고.. (인능-대모-구룡산, 2/1) ‘투명한 덩어리’ - 최정례(1955∼ )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네 골목으로 난 창 아래 그가 서네 바알간 불빛 바라보네 창은 불빛은 처마는 그에게 인사 안 하네 묻지 않네 적막의 시간을 투명한 얼룩이 흐르네 입 속의 웅얼거림 얼어붙네 움직이지 못하네 그는 뚱뚱한 투명한 덩어리네 벙어리네 그..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2.04
설국에서 길 잃은 오대산인 (1/31) 술에 취한 바다/이생진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2.02
설국에서 길을 헤매다 (오대산, 1/30~31) ‘완행열차’- 허영자(1938~)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모를 뻔하였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 거기 항시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2.02
산딸나무와 수리산 가기 (1/28) ‘꼬리를 자르면 날개가 돋을지’ -정희성(1945~ ) 손에서 일을 놓았다 나도 이제 이 지상에서 발을 떼고 싶다 샤갈이 그 아내와 함께 하늘로 떠오르듯 중력을 버리고 이 병든 도시로부터 가벼이 사는 동안 꼬리가 너무 길어졌다 꼬리가 끌고 온 무거운 길을 돌아보며 이쯤에서 나도 길을 내려놓고 싶다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1.28
가리왕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모락산, 1/24) ‘익살꾼 소나무’ - 장석남(1965~ ) 오후나 되어야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서편 산 아래 길가의 작은 소나무 한 그루는 참 익살스럽기도 하지 가지 사이에 날려온 비닐을 달고는 비닐 속에다 대견한 듯 제 저녁의 모습 일부를 비춰보고 있으니 발가락 열 개를 활짝 벌리고 발가락 사이에 바람을 쏘이는 표..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