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인과 지리에 들다 (6/6~7) ‘그 사람에게’- 신동엽(1930~1969) 아름다운 하늘 밑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쓸쓸한 세상 세월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다시는 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무덤 속 누워 추억하자, 호젓한 산골길서 마주친 그날, 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던가, 하고. 4월 한복판 진달래 산천 되면, 진달래꽃 붉은 함성 온 산..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6.09
산행 + 해후의 기쁨까지 (삼각산, 5./31) 옛날의 불꽃/최영미 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듯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1. 만나는곳: 2009.5.31 (일) 10;00 수유역2번 출구 2. 코스개관: 소귀천(10:30)-북한산성대피소-행궁지-남장대지-의상..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6.01
서락에서 별을 따다 (5/24) ‘구룡폭포’-조운(1900~ )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전화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 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도 바다도 말고 옥류 수렴 진주담과 만폭동 다 고만두고 구름 비 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 함께 흘러 구룡연 천척절애에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5.27
'서락 별을 따는 소년' 에서 (5/24) '머금다’-천양희(1942∼ ) 거위눈별 물기 머금으니 비 오겠다 충동벌새 꿀 머금으니 꽃가루 옮기겠다 그늘나비 그늘 머금으니 어두워지겠다 구름비나무 비구름 머금으니 장마지겠다 청미덩굴 서리 머금으니 붉은 열매 열겠다 사랑을 머금은 자 이 봄, 몸이 마르겠다 바싹바싹한 과자 물기 머금어 눅눅..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5.25
당나귀와 한강기맥을 가다 (운두령-불발현, 5/17) '목성엔 강이 있었다’-허만하(1932∼ ) 샤갈의 하늘에는 비가 내리지 않지만 갈릴레오의 시선이 머물렀던 목성에는 강물이 흘렀던 자국이 있다. 실체가 없는 흔적이 먼저 실체가 되는 영하의 무기질 세계 부패성 물질이 없는 무기질 세계의 순수 아득함을 혼자서 흘렀을 물길 무섭다! 시의 길. 청마 유..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5.19
관악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비때문에 까치산으로 (5/16) ‘밥그릇 경전’ - 이덕규(1961∼ ) 어쩌면 이렇게도 불경스런 잡념들을 싹싹 핥아서 깨끗이 비워놨을까요 볕 좋은 절집 뜨락에 가부좌 튼 개밥그릇 하나 고요히 반짝입니다 단단하게 박힌 금강(金剛)말뚝에 묶여 무심히 먼 산을 바라보다가 어슬렁 일어나 앞발로 굴리고 밟고 으르렁그르렁 물어뜯다가..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5.17
더 보람있는 일이 없어서.. (삼각산, 5/15) 시인과 뻐꾸기 / 김승희 시인은 둥지가 없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떠나야 한다 독자여, 마음을 빌려 주게 빌려주는 둥지가 없다면 뻐꾸기 알은 어디에서 죽어야 하나 혹여 둥지를 빌려주는 마음이 있다면 자기 새끼인 듯 잘 키워주게 만나는 곳: 2009.5.15 (금) 12:00 수유역 2번 출구 코스개관: 그린파크(1..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5.15
경춘선 타고 주발봉 찍고 호명산 가기 (5/10) ‘입하(立夏)’ - 곽효환(1967∼ ) 담장 너머 다시 꽃이 피었다 지고 산 너머 봄이 머물다 가면 손톱 끝에 봉선화 꽃물 대롱대롱 매달려 아스라이 져 가는데 노을빛 고운 저녁 무렵 바람을 타고 작은 그리움이 큰 그리움을 부른다 작은 슬픔이 깊은 슬픔을 부른다 그리고 혹은 그렇게 여름이 왔다 땅거미 ..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5.11
여산표 사진 - 산청 황매산 (5/4) ‘등나무 사랑’-김영남(1957~ ) 나는 등나무 꽃이 되리라. 그대 머리 위에 모빌처럼 매달려서 향기를 넓게 뿌려주리라. 그 향기로 그대 앞길을 밝히는 등이 되리라. 만일 향기가 다 떨어지면 나는 그대 하늘을 꾸미는 지붕이 되리라. 지붕이 되어 서늘한 그늘을 선사하리라. 벤치를 갖다 놓고 친구들..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5.11
여산표사진 - 팔공산-성수산 (5/3) ‘거미’-김정웅(1944~ ) 하늘의 은총인가 했더니 역시 덫이었습니다. 아무리 정교하고 아름다운 덫일지라도 덫은 덫인 까닭에 덫만 엮다 보니 거미줄에서 놓여날 수 없는 오오, 가엾은 “온다 온다 온다/온다 서러운 이 많아라/서럽다 중생이여/공덕(功德) 닦으러 온다” 이 땅을 극락정토로 가꾸려 신.. 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