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123

당나귀와 한강기맥을 가다 (운두령-불발현, 5/17)

'목성엔 강이 있었다’-허만하(1932∼ ) 샤갈의 하늘에는 비가 내리지 않지만 갈릴레오의 시선이 머물렀던 목성에는 강물이 흘렀던 자국이 있다. 실체가 없는 흔적이 먼저 실체가 되는 영하의 무기질 세계 부패성 물질이 없는 무기질 세계의 순수 아득함을 혼자서 흘렀을 물길 무섭다! 시의 길. 청마 유..

관악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비때문에 까치산으로 (5/16)

‘밥그릇 경전’ - 이덕규(1961∼ ) 어쩌면 이렇게도 불경스런 잡념들을 싹싹 핥아서 깨끗이 비워놨을까요 볕 좋은 절집 뜨락에 가부좌 튼 개밥그릇 하나 고요히 반짝입니다 단단하게 박힌 금강(金剛)말뚝에 묶여 무심히 먼 산을 바라보다가 어슬렁 일어나 앞발로 굴리고 밟고 으르렁그르렁 물어뜯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