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길에서 생일을 맞다 (솔티고개-화원마을, 2/4) 가을걷이 -도귀례(1944~ ) 묏똥 앞에 땅이 남아 세 고랑 밭을 만들었는데 곡식 벌이해서 짐승 좋은 일만 했네 애초기로 친 것만치로 야물딱지게 뜯어먹어 버렸네 자근자근 빠마볶아 먹은 것처럼 먹어버렸네 돈 고까진 것 안 벌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 것이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말, 그러니까 .. 산행기/2018산행 2018.02.04
산인지 들인지... (낙남정맥 , 곤명동-솔티고개, 1/21) 미궁 - 장석주(1955~ ) 길 없네 갑자기 길들 사라졌네 얼굴 다친 나 가슴 없는 나 얼어붙은 구두를 신고 미궁에 빠졌네 길 없네 갑자기 길들 사라졌네 내 앞에 검은 노트 하얀 나무가 자라는 검은 노트 나는 읽을 수 없네 나는 미궁에 빠졌네 생의 길에서 갑자기 미궁에 빠질 때 얼마나 당혹스.. 산행기/2018산행 2018.01.22
거제 놀러가기 2 (노자산-가라산, 1/12) 마음이 깨어진다는 말 -천양희(1942~ ) 남편의 실직으로 고개 숙인 그녀에게 엄마, 고뇌하는 거야? 다섯 살짜리 아이가 느닷없이 묻는다 고뇌라는 말에 놀란 그녀가 고뇌가 뭔데? 되물었더니 마음이 깨어지는 거야, 한다 꽃잎 같은 아이의 입술 끝에서 재앙 같은 말이 나온 이 세상을 그녀는 .. 산행기/2018산행 2018.01.18
신년산행으로 모락-백운산 가기 (1/2) 義 -옳을 의 -안현미(1972~ ) 羊이 있다 我가 있다 我를 羊 아래 두는 일 표의문자를 만들던 옛사람들은 그것을 옳은 일 義라 여겼다 바위가 있다 바보가 있다 바위 아래 그가 있다 병장기 모양을 한 ‘아(我)’ 위에 ‘양(羊)’이 얹힌 ‘옳을 의’자에는 고기를 세심히 썰듯 바르게 사회질서.. 산행기/2018산행 2018.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