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92

눈구경하러 수리산 가기 (1/7)

김하인 참 한갓지게 오는 연말입니다. 끝으로 내쳐갈수록 어쩔 수 없이 처음과 과정을 뒤돌아보듯 이별하고 난 뒤에야 당신과의 시작으로부터 빚어진 나날들을 찬찬히 떠올려봅니다. 며칠 전 당신은 삼 년을 끝내는 표정으로 삼십 분 나와 마주 앉았습니다. 다시는 내게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단언하며 가셨어도 전 눈물 없이 흩날리는 눈발만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번 겨울은 평생을 살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만남이 벼랑에서 떨어져내렸어도 제가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지금이 겨울이기 때문입니다. 몸의 상처가 덧나기 쉬운 계절이 아니듯 마음 상처도 가슴 베인 자국만 남을 수 있는 추위가 좋습니다. 당신 대신 함께할 겨울입니다. 당신이 내게서 떠난 겨울이므로 전 당신 겨울을 사랑하겠습니다. 병목안 -수암봉-슬기봉-태을봉-관모..

나름 신년산행 (북한산 이어 걷기, 1/3)

오일도 한겨울 앓던 이 몸 새해라 산(山)에 오르니 새해라 그러온지 햇살도 따스고나 마른 가지에 곧 꽃도 필 듯하네. 멀리 있는 동무가 그리워요 이 몸에 병(病)이 낫고 이 산(山)이 꽃 피거든 날마다 이 산(山)에 올라 파―란 하늘이나 치어다볼까. 코스개관: 북한산보국문역 2번 출구-청수장-영취사-대성문-보국문-대동문-동장대-용암문-도선사-북한산우이역 (10:15~15:40) 원래 1, 3주 일욜은 당나귀 산행일인데 5인 이상 집합 금지로 당나귀 산악회 산행도 개점휴업 상태. 토요일 안되는 사람이 둘이나 있어 일욜로 잡았는데 날씨가 은근 쌀쌀하다. 에인절고가 늦었는데 라스트를 장공주가 찍었다. 아무튼 보국문에서 처음 산행을 해보는데 사람들 따라 걷다보니 궁금하던 정릉천 끼고 걷는 길이다. 조금 길긴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