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4년

왕초보와 함께 간 비오는 관악산 (9월12일)

산무수리 2004. 9. 13. 09:36
 토요일 비 엄청 맞고 산행.
    그리고 어제는 원래 아작산 산행.
    모처럼 마님에 왕초보 두명까지 함께 해서 10명이나 되었다.
    거기다 이슬비까지 청계산을 뛰고 마눌님 못 미더워 관악산으로...
    1시 사당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왕초보가 감히 20분이나 늦었다.
    고3 때 반장인 진옥이.복장은 등산복장인데 신발은 내복(!)
    정숙이는 30년 전 천으로 된 등산화에 청바지.미치겠다......
    아무튼 1차 시기를 마당바위로 정하고 산행을 시작.
    몸이 안 좋다는 마님은 역시나 산나리, 심심이와 선두그룹.
    거기다 홈지기 까지....
    날이 흐려 그나마 덥지 않아 다행이다 싶다.
    정자에서 일차 모였는데 이슬비 숨을 몰아쉬여 이제 여기냐고 한다.
    여기서 1차 출석부 작성.
    여기서 과일을 까 먹고 정숙이 물을 배낭에서 꺼내서 내 배낭에 넣었다.
    진옥이, 내 배낭 너무 무겁겠다며 자기가 좀 나누어 진단다.
    예나 지금이나 반장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보다.
    자신이 초보이면서 다른 사람을 챙겨주는 그 마음씨~~
    딴 친구들이 그냥 놔 두라는데도 영 내가 안쓰러운가보다.
    헌데 이슬비 너무 오바했다보다.
    갑자기 배터리 방전되었단다.
    그래서 마님이 준 양갱을 잘라 주었다.
    헌데 바로 막걸리집을 보더니 저걸로 보충하면 된다며 처진다.
    마당바위에 가니 선두그룹 진작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
    정숙이는 여기가 다 올라온줄 안다.미치겠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달래는데 눈치없는 이슬비 아직 멀었다며 초를 친다.
    이슬비가 병에 담아온 교재를 송죽이 한모금 마시고 있으니그걸 본 정숙이 술 마신다고 깜짝 놀란다.
    그래서 나도 보란듯이 한모금 마셨다.
    오늘 왕초보가 있어서인지 헵번 너무 씩씩하게 잘간다.
    자신의 경험담을 한 수 지도까지 해 준다.
    컨디션 안좋은 마님과 남푠과 만나야 한다는 심심이는 연주대로해서 자운암으로 하산을 한단다.
    그러더니 그냥 같이 연주암으로 간단다.
    진옥이는 생각보다 잘 가는데 정숙이는 땀을 비오듯 하면서도
    왜 경치도 안보고 가느냐, 어쩌냐 저쩌냐 계속 참견이다.
    심장이 200번을 뛴다는 둥.
    허나 아직 말할 기운 있는걸 보니 괜찮은것 같다.
    나, 설마 너 죽이기야 하겠냐?
    그냥 포기하고 쫓아와.
    우린 왔던 길로 안가~~~
    비가 가늘었다 굵었다 하면서 내린다.
    바람도 만만치 않다.
    연주암에 후미까지 도착을 했더니 그야말로 장대비가 내린다.
    이 비에 심심이와 마님은 마음을 바꿔 연주대로 갔단다.
    의리없이 먼저 가더니 비 쫄랑 다 맞겠네.......
    연주암 툇마루에 앉아서 낙숫물을 보는 운치도 제법이다.
    빗방울이 조금 가늘어 지는것 같아 과천으로 하산을 한다.
    1시간이면 하산할 수 있다는 말 들은 정숙이 너무 좋아한다.
    내려가는건 자신 있단다.
    이 산에 웬 바위가 이렇게 많냐고 좋아하는 진숙이.
    더구나 비가 와 계곡물이 물어 설악산같다고 더 좋아한다.
    비가 불어 징검다리가 물에 거의 다 잠겼는데도.....
    이 경치 좋은데 왜 사진 안 찍느냔다.
    그래서 사진도 찍어 주었다.
    아무튼 생각보다 처지는 사람없이 무사히 하산을 했다.
    힘들지만 다들 기분은 좋은가보다.
    우린 과천향교 앞 다리에서 미스코리아 포즈로 서서 마지막 출석부를 찍었다.
    그리고 과천호텔 1층 달구지에서 맛있는 해물찜과 알탕을 먹었다.
    새로온 친구들은 아예 술을 안 마시고
    그나마 송죽은 성당에 가야 한다고 맥주 한잔만 마신다.
    이슬비, 술 파트너가 없네......
    저녁 잘 먹고 전철역에서 안녕.
    헌데 저녁에 산나리의 전화.
    정숙이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는데 좀 웃기는 친구같단다.
    아무리 동창이지만 초면인데 정신이 없다는 둥, 어쩌구 저쩌구 한단다.
    헌데 할말 못할 말 분간이 잘 안가는것 같단다.
    성격은 어찌나 급한지 진짜 우리도 아줌마지만 전형적인 아줌마같단다.
    나, 걔가 좀 고지식하고 엉뚱한 면이 있다.
    대학도 동창인 그 친구 세월이 흐르고 나니 더 심해졌네....
    하도 엉뚱해 어떤 친구인가 궁금해 전화를 했단다.
    산나리는 요즘 바쁘단다.
    기본 알바에 우울증 걸린 친구 알바도 대타로 주 2회 뛰어야 한단다.
    그러니 진짜 바쁘겠다.
    그래도 홈피에 너무 신경 안써 내심 난 섭섭하게 생각한다.
    자기것 올릴거 없으면 안 들어와도 되는건가?
    그러면서 넘의 홈피에는 왜 들어가나?
    진짜 배신감 느낀다.
    물론 사람들이 다 내 맘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너무한다.
    그래서 나도 요즘 파업중이다.
    최소한 것만 하고 안할거다.
    혼자 기쓰지 않기로 했다.
    난 여기다 쓰면 되니까......
    송죽, 어차피 쓰는거 복사해다 옮기면 안되냔다.
    싫어~~
    전엔 남들을 생각해서 썼지만 요즘은 아니다.
    나만을 위해서 쓴다.나의 기록을 위해서.....
    공동의 기록은 함께 옮기지만 나만의 기록은 나만 간직한다.
    알릴만한 장한 일을 한것도 없으면서 그동안 너무 떠벌렸다.
    이젠 조용히(!) 있는듯 없는듯 지내는 연습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