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 김사인(1955 ~ )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가만히 곁에 머물며 내 삶을 시골 툇마루처럼 윤기나게 해주는 사람.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엔 꼭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무얼 해볼 수도 없는 내 곁에 슬며시 내려와 말없이 그냥 있는 낙엽 한 장이 빛나고 있으니.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지만 시인의 툇마루엔 가만히 좋아하는 가을과 낙엽이 내려 슬픔에 윤기를 내고 있구나. <박형준·시인>
블로그 친구들께 초코렛 드릴께요~
물론 '레자미' 표 인건 알고 계시죠?
아시는 분들만 드시와요~
몇달 전 초등학교 동창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친구의 오빠와 우리 오빠가 고교 동창인데 친구네 조카 결혼식에서 만나 내 연락처를 알게 되었다고....
그 친구는 오빠들끼리 동창인줄 몰랐단다.
초등학교때 만나고 처음인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고교때 다른 오빠 친구한테 수학 과외를 방학동안 받은 기억이 났다.
아무튼 몇달을 끌다 오늘 드디어 만나기로 한 날.
친구는 목동역 앞 산부인과 병원의 원장님.
30년 만에 만났는데 이 친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얼굴도 조막만하게 그대로다.
살도 하나도 찌지 않은것 같았다.
병원 끝날 무렵 가 진찰을 받고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내 시계가 잘못 되어 너무 일찍 왔다.
일단 온 김에 그동안 미루어 왔던 온갖 검사를 받았다. 초음파 검사를 하는데 뭔가가 있는것 같다는 말에 덜컥까지는 아니여도 출렁 하는 동요는 있었다.
새삼 친구가 느낀 참담함이 느껴졌다.
병원 끝날 시간까지 미용실 하는 친구네 들렀다.
간 김에 머리도 자르고 드라이도 하니 내가 봐도 인물이 훨 낫다.
하긴, 한 단골손님은 산에 갈때도 꼭두새벽에 와 꼭 머리를 하고 간단다.
머리 아까워 모자도 못 쓴단다.
심지어는 태안 봉사 갈 때도 머리를 하고 갔다던가?
머리가 지붕인건 맞는것 같다.
친구가 끝나고 만나 함께 반포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30년 세월을 이야기 하는데 밥 먹는 진도가 너무 안 나간다.
무의촌에서 봉사하려던 꿈이 지금의 남푠을 만나게 되니 꿈도 바뀌더란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결혼의 장애가 있는건 상대방이 그만큼 맘에 들지 않는거라는 결론이 났다.
요즘 개원 산부인과에서는 분만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데 이 친구 병원은 아직도 분만을 받고 있었다. 90년대 목동에 자리잡아 그 당시에는 정말 분만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인터넷에도 양심적으로 진료하고 불필요한 제왕절개 수술을 하지 않는 병원으로 이름이 났다.
가끔 수요를 창출하는 병원이 있는데 특히나 산부인과는 병이 아닌 분만이라는 과정을 다루는지라 그런 경향이 더 많아 병원 선택을 잘 하는게 중요하다.
나는 이 친구 피아노 배우는데 쫓아가 하루 레슨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오마니가 할 수 없이 레슨비를 주어 피아노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친구도 2학년 전학을 와 나와 친하게 지내 3학년까지 같은반을 했었다.
3학년 담임선생님 자취방에 둘이 놀러간 기억을 이야기하며 한참 웃었다.
어린 맘에도 선생님이 맘에 들었던것 같다.
서로 기억하는 부분이 정말 달라 새삼 놀랐다.
결혼 이야기, 자식 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음식점 문 닫을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산부인과 의사 친구 덕분에 친구도 만나고 검진도 받고......
자주 만나기야 힘들겠지만 적어도 년 1회는 만날 기회가 있지 싶다....
목동역 앞 '양미혜 산부인과' (2606-2474)
혹시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한 친구들 있으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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