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3산행일기

설악에 점만 찍다 (울산바위, 12/28)

산무수리 2013. 12. 31. 23:30

엷고 희미한 - 이제니(1972~ )


처음엔 알지 못했다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

알려고 하지 않았던 그 이유로

내가 펼친 페이지는 더욱 선명해졌다

눈과 코와 입이 적혀 있었다

컵과 컵과 컵이 놓여 있었다

내가 그렸던 것은 사람이다

이것을 고백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내가 아꼈던 것은 타원이다

이것을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커튼은 잿빛으로 텅 비어 있었다

탁자는 흑백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것을 빛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 어두움이야말로 내 마음이다

(하략)

더불어 좋으라고, 더불어 힘이 되라고, 세상에 이 많은 사람들이 생겨났을 겁니다. 그렇잖아요. 우리 모두 어디서 어떻게 왔다 어디로 가는가 생각할수록 미궁이라지만 어쨌거나 지금 우리들 곁에 곁이 되어주는 건 사람이잖아요. 사람뿐이잖아요. 도대체가 캄캄해서 세상을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힘깨나 있다고 떡 줄 것도 아니면서 사람들에게 떡메질 해대는 사람들을 어처구니가 없어 봐줄 수가 없습니다. 어둡습니다. 어두워서 혼자 만든 크리스마스트리에 전원 코드를 꽂았습니다. 색색으로 반짝거렸습니다. 그 빛을 혼자 보고 있다는 게 미안해졌습니다. 이 복된 날, 불 켠 초를 들고 거리에 나가면 내가 세상의 크리스마스 알전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 지독한 감기네요. 내 건강을 챙겨야 네 건강도 챙깁니다. 성탄절 아침 모두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카드입니다. <김민정·시인>

 

12/27 (금)

 

 

 

 

 

 

 

 

종업식 날 1박 일정으로 직원연수를 떠나는 날.

작년엔 조카 결혼식으로 불참해 사실상 올해 처음 참석하게 된다.

구내 식당에서 점심 식사 후 28인승 리무진 버스 2대에 나누어 타고 설악산 금호리조트를 향해 가는데 시간 많이 남는다고 홍천 수타사에 내려주고 40분을 준다.

그냥 절 휭하니 한바퀴 돌고 차 타고 설악동으로....

저녁 부페 식사 후 부별 인사 후 게임을 빙자한 연수와 각종 게임.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미녀4총사의 라인 댄스.

같은 방 백성 셋이 라인댄스 팀인지라 방에 와 앵콜 공연까지 보는 행운이....

 

조주사 제조한 양주 마시기.

술 먹을줄 모르는 내 입에도 정말 맛이 좋다.

안 마셔도 잘 자는데 술까지 마셔서 정말 잘 잤다.

 

12/28 (토)

 

 

 

 

 

 

 

 

 

 

 

 

 

 

 

 

 

 

 

 

 

 

 

 

 

부지런한 동방생들은 새벽 사우나까지 다녀왔다는데도 모르고 잤다.

밥 먹을 시간 다 됐다고 깨워 일어나 아침 식사 후 바리스타의 커피 마시기.

그리고 차로 설악동으로 이동.

울산바위, 비선대, 권금성 3팀으로 나누어 1시까지 다시 헤쳐 모이기...

필샘 산악대장이 선두에 서서 몇년 전 폭우때 왔던 울산바위를 오랫만에 오기.

그동안 데크로 길을 정비해 놓아 여기도 둘레길 이름을 붙이고 있다.

설악에는 생각보다 눈이 없어 아이젠 없어도 큰 불편이 없다.

계조암 앞 흔들바위에는 사람이 많다. 울산바위 올라가는 길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오늘 날씨 생각보다 춥지 않고 바람도 세지 않고 날씨도 쾌청하다.

 

모처럼 올라온 울산바위는 계단 올라올땐 좀 힘들지만 멋진 경치로 보상해 준다.

내려올 때는 경사가 훨씬 완만해 보이는 이상한 느낌.

아무튼 여유있게 내려와 신흥사 경내 구경도 하고 하산.

차로 식당으로 이동해 맛있는 점심 먹고 서울을 향해 오는데 서울 다 와 어찌나 막히는지 5시 반경 동작역에서 하차.

주마간산이지만 설악을 볼 수 있어 아쉽지만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