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6산행일기

산정 쎈언니들 북한산 가기 (11/13)

산무수리 2016. 11. 13. 19:04
붉은 난을 치다
- 배옥주(1962~)

 
칼바람이 난을 치네

바람의 모필이 능선을 일으키네

둥근 달집 속으로

날개를 태우며 불새들이 날아가네

 

묵향을 물고 가는 수천의 부리

마지막 한 획까지

서늘한 화염을 휘갈기네

붉은 발목 자르고 달아나는 억새

절명의 숨소리로 불의 낙관을 찍네

 

벼랑을 끌어안은 달의 속필

선담후농의 부작난不作蘭

활活활活

허공의 이마에 걸어놓네




‘부작난(不作蘭)’은 추사 김정희가 20년 만에 묵으로 친 난초 그림이다. 이 시는 이 그림이 탄생되는 과정을 시화(詩化)한 것이다. 실제 부작난도의 난초는 붉은 난이 아니라, 묵으로 친 검은 난이다. 그러나 이 그림에는 열 개도 넘는 붉은 낙관들("불의 낙관”)이 찍혀 있다. 화염과 수천의 불새가 난무하는 풍경은 언뜻 예술의 불멸성을 떠올리게 한다. 예이츠(W B Yeats)도 예술가를 “신의 신성한 불꽃 속에 서 있는 현자들”이라고 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만나는 곳: 2016.11.13 (일) 연신내역3번 출구

코스개관: 연신내역-파출소-불광중-힐스테이트@-불광매표소-향로봉 갈림길-비봉-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구기동 (6시간?)







대장님이 병가중이다.

여학생 셋이 모처럼 산에 가기로 했다.

차영샘이 동창들과 가는 코스를 안내해 준단다. 전**바위도 있고 사시바위도 보여준다고.....

연신내역에서 9시 만나 불광중학교 담벼락 끼고 가다 아파트도 가로지르고 둘레길 안내판이 보인다.

여긴 와 본 곳인데 아무튼 우왕좌왕하다 겨우 등산로를 제대로 찾았다.

늘상 오는 길인데도 동창들과도 가끔 헷갈린다나 뭐라나?

오늘 대장님 안계셔 산행이 널널할거라 기대했는데 막상 와 보니 의외로 만만치 않다.

더구나 오늘 날씨가 봄날처럼 더워져 더워 소리가 저절로 나는데 벗을 옷이 없다. ㅠㅠ

깔닥 고개 넘어 안부에 서니 조망이 좋다. 일단 쉬면서 빵과 커피 마시기.







이 능선 지도에서 찾아도 잘 보이지 않는데 아무튼 멀리 백운대가 보이고 그 앞 민둥산 같은 전**이 보인다.

결과론이지만 쪽두리봉 능선에서 하나 더 벗어난 능선 같다.

이쪽 저쪽 조망이 좋은데 향로봉 갈림길까지 되돌아 올라가야 해 결코 짧은 길은 아니다.

그래서 차영샘 친구들과 2시간 점심 먹는구나 싶다. ㅎㅎ









친구들과 오면 보통 이곳에서 하산해 중간 지점에서 점심을 먹는다는데 우리가 누군가?

여기서 하산하면 너무 아깝다.

북한산 수십번 왔을 차영샘이 아직 문수봉을 안 올라가 봤다고....

그래? 그럼 올라가야지~

비봉 가기 전 테라스 바위를 뒤에서 올라가니 올라가 진다.

조망 하고 비봉 우회하고 사모바위에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 차영샘네 점심 터에서 먹기로 했다.

사모바위 조금 지나선인데 비봉과 사모바위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조망처. 다 좋은데 그 덥던 날씨가 흐려지며 바람도 차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와 명숙샘이 사 온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 먹기.

추워서 얼른 일어났다.
















통천문 내려서는데 내려서는 곳에 쇠로 손잡이를 만들어 놓아 한결 수월해 졌다.

한 커플 남자가 여자 등산화 끈을 묶어준다.

우린? 알아서 안 풀리게 잘 매고 다니는 걸로......

오늘 비봉능선에 사람이 별로 없어 신기해 했는데 문수봉에는 장이 섰다.

강릉에서 온 단체까지 문수봉에 붙었는데 초입 얼음이 녹은건지 물기가 있어 미끄럽다.

차영샘, 되돌아가면 안되? 잠시 갈등했다.

아니? 여기만 지나면 갈 수 있어. 손잡이 다 있잖아.....

첫발 내디뎌 올라가는데 진짜 미끄럽다. 북한산 모든 코스가 점점 어려워진다. 겁내는 백성과 오면 덩달아 더 무섭다.

그래도 아닌체 하며 올라가 사진도 찍고 어찌어찌 무사히 넘어 문수봉 정상석에서 사진 찍는 즐거움.

이젠 미련없이 하산해야지~








문수사 들려 커피와 빵, 과일 먹고 보현봉 바라보고 부처님께 빽 써 달라고 부탁도 하고 놀다 하산하기.

하산길 단풍이 아직 남아있었고 특히나 초입 단풍이 많아 놀랬다.








오늘 문수봉 처음 올라갔다고 피맥으로 쏜다는 차영샘.

세종로 음식골목의 '빚짜'에서 피자 한판과 샘플러 맥주.

남은 한잔은 대장님꺼로 인증샷 해서 보내니 답장이 왔다.

'대장님 안 계셔서 우리끼리 북한산 다녀와 차영샘 문수봉 처음 올라왔답니다.

대장님 맥주 한잔 보이나요? 피맥 중입니다.'

'예 보입니다. 시원하겠네요.

몸에 안 좋으니 많이 마시지 마세요.'

ㅍㅎㅎ, 술에 관한한 저렴한 나와 명숙샘이라 대작할 사람이 없어 샘플러로 끝내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