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하와이 여행기 7 (waikoloa & 생파, 12/9)

산무수리 2023. 12. 21. 10:53

<겨울 정거장>

                    신현림

겨울은 외투주머니에서 울고
추운 손들은 난로 같은 사람을 찾는다
오후의 저무는 해 아래 모두
깡마른 기타처럼 만지면 날카롭게 울부짖을 듯하다
싸구려 운동화처럼 세월이 날아가는데
생활은 변한 게 없고 아무도 날 애타게 부르지 않고
특별한 기억도 없다 어리석은 열망으로 뭉친
얼음덩이처럼 서로 가까워지는 일은 불가능한 듯
침묵의 물살에 떠밀려 가는 것이 강물빛이 변하고
벌써 늙어간다는 것이,
어두워지는 창공에 흰 백지장이 나부낀다
내 장갑을 누군가에게 벗어줄 기쁜 위안이 그립다

희망의 작은 손전등을 들어
내게 오는 자를 위해 길을 비춘다
나는 즐거운 타인이 있으므로 살아가고
삶은 그들에게 벗어나려 할 때조차
그들에게 속하려는 끝없는 노력이므로
감미로운 고통에 싸여 길을 비춘다

 

- 아침 산책

 

 

 

하루 일정이 늦게 시작되는 날은 아침 산책을 하는데 오늘은 언니는 산책에서 빠지고 최박은 두꺼운 티를 입고 있다. 몸이 아직 안 좋은것 같다. 

우리끼리 한바퀴 돌고 예숙이는 귤 서리를 했고 (우리도 공범) 숙자매는 언니 도우러 먼저 들어가고 서울팀 셋만 조금 더 걷고 컴백홈.

 

- 아침식사

 

 

언니는 산책 안하고 아침준비를 하고 계신다. 예숙이가 에그 스크램블을 만들고 파인애플도 썰고 영숙씨는 요거트 만들어 아침을 먹고 쉬려는차 오늘 토욜이라 파마스 마켓이 열린다고 사부님이 부르신다.

설겆이도 제대로 못하고 허겁지겁 출발.

크리스마스 트리인 사슴 한마리가 집을 나갔다더니 무사히 귀가 해 다정하게 서있다. 잘왔어~

 

- 파머스 마켓

 

 

파마스 마켓이 힐로지역이 유명하다고 여행 안내서에 써 있었는데 우리가 힐로에 갔을땐 파장이라 구경을 못했다.

토요일에는 이쪽 지역 마켓이 열리는데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진짜 집에서 재배한 야채, 가공식품, 꽃 등을 들고 와 판매를 한다. 언니네 마당에 있는 스타후르츠에 파파야도 보인다. 두분이 미처 다 못 드신다는데 이 마켓에 나와 팔라고 놀렸다.

크진 않았지만 한바퀴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잼도 유기농이라 관리 잘못 하면 상한다고 사지 말라고 동상이 말린다.

우린 여기서 오이, 호박 등 야채를 구입.

여기서 언니네 집 뒤편에 산다는 한국인 부부를 만났는데 복장이 심상치 않다. 남편인 노란 반바지를 입었고 여인은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여기는 사업하는 분으로 건강이 안 좋아 하와이로 이주하셨는데 몸이 좋아졌고 리치 언니보다 훨씬 리치하다고. 해가 벌써 중천에 떠서 얼굴이 따갑다는 예숙. 아침 일정을 일찍 시작하는 이유를 몸으로 체감.

 

오늘 저녁 메뉴를 된장찌개와 미역국 중 뭘로 하느냐 하는데 예숙이가 계속 미역국을 끓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고보니 오늘이 영숙씨 귀빠진 날이라고.... 그럼 당근 미역국을 끓여야지.

집으로 돌아와 꽃단장 하고 수영복, 스노쿨링 도구 싸가지고 일단은 퀸스 마켓에 쇼핑하러 고고씽~

 

-Queen's market place

 

 

내일 먼길 간다고 오늘 미리 기름을 넣으라는 사부님 조언. 코스트코에 들리니 아침이니 한갖지다. 기름 넣고 목적지로 이동.

 

 

퀸즈마켓 주차장 여유가 있어 차 잘 대고 첫번째 귀금속집으로...

명화는 흑진주 귀걸이를 사고 싶어 했고 영숙씨는 목걸이를 봤고 난 거북이 메달을 구경했다.

역시 가격은 만만치 않았고 첫 집에서 사는건 좀 그런것 같아 일단 생각 좀 해 보고 오기로....

 

 

다음은 언니가 단골로 간다는 옷가게. 하와이 문양이 프린트 된 좋은 질감의 옷들이 보인다.

난 여기서 손녀 원피스와 거북이 목걸이를 샀고 최박도 손녀 원피스와 영어 그림책을 샀고 영숙씨도 손녀 원피스 구입. 명화는 오마니 옷을 여러벌 구입.

여러벌 샀는데 할인 해 달라고 하니 오너가 아니라 안 된다고. 대신 언니에게 포인트는 올려 준다고....

한바탕 구입하고 (안에서는 구경 한다고 사진 찍는것도 잊음) 인증샷 하고 다음 가게로 고고씽~

 

 

여러 소품을 파는 가게에서 언니가 영숙씨 생일 선물을 사준다고 한다. 여기서 영숙씨는 예쁜 에코백을 하나 선물 받았다. 서울팀도 선물 하고 싶다니 팩으로 충분하다고 예숙이가 말린다. 그래서 우리 선물은 생략.

 

 

가게 한군데 더 들려보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정은이가 이 마켓 쉬림프가 가성비가 좋다고 추천하는데 바로 옆이다.

예숙 사위는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게 진심이라고 한다. 덕분에 정은네 갈 때마다 뭔가가 너무 많아 이것 저것 많이 가져온다는 예숙. 그런 사위인지라 사위 추천 메뉴라 무조건 콜.

여기서 3가지 종류의 슈림프 세트를 주문했는데 살면서 하루에 새우를 이렇게 많이 먹은날도 처음인것 같다. 오늘 점심은 생일 주인공이 냈다. 맛도 좋고 다 좋았는데 우리끼리만 먹어 사부님이 좀 걸렸다. 영숙씨가 포장한다고 하니 언니가 말려 포장은 생략.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맛보고. 별로 맛이 없는 집이라는데 2개만 사서 나누어 먹었는데 괜찮았다. 쇼핑을 하다보니 시간이 빨리 간다. 정은이네와 조인할 시간인것 같다. 바쁘다. 얼른 차 타고 정은이네로 이동.

 

- 정은이네와 조인해 물놀이 하기

 

 

일단 정은네 호텔에 가니 손주들이 마중나와 있다. 애들은 사람들이 많으니 신나나보다.

정은네 호텔은 골프장이 보이는 멋진 곳이다. 여기서 우리들은 수영복 갈아입고 하나씩 나누어주는 팔찌 (입장권인것 같음) 를 착용하고 킹스랜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라군으로 이동.

라군 옆 안전해 보이는 바닷가는 따로 입장료를 내는 곳이라고 한다. 라군 깊은 곳에는 거북, 물고기가 육안으로도 보이는데 이쪽은 깊은 곳이라 와서 보기엔 두려움이 있다고.

일단 벤치 2개 자리잡고 라군에 들어가니 여기도 바닥은 울퉁불퉁 해 수영은 적합하지 않다. 좀 깊은 곳에는 물고기가 보이는데 발이 닿지 않으면 두려움이 생긴다.

몇번 스노쿨링 하다 제일 먼저 나왔고 영숙씨도 나왔다.

예숙이네 손주들은 예숙이보다 리치 언니가 더 잘 놀아준다. 계모 아니야? ㅎㅎㅎㅎ

아무튼 3번째 스노쿨링을 해 보니 두려움은 덜한데 아직은 즐길 수준은 못되는것 같다.

다들 한바탕 수영하고 젖은옷 못 참는 영숙씨는 옷도 갈아입고 짐싸고 물놀이 마무리.

 

 

나오는 길 돌고래 사육장에서 돌고래 저녁 먹는 시간인지 사육사들이 나와 교감을 하고 정식 쇼가 아닌데도 돌고래 재롱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한참 구경하다 나오는데 신랑신부 커플이 보이더니 둘러리들도 모이고 있다. 이 호텔에서 결혼식이 있는것 같다.

호텔은 여기저기 불상이 많다. 동양계에서 운영하는 호텔인가? 로비 멋진 트리에서 사진도 찍고 차로 이동해 각자 집으로 가기. 오늘 퍼레이드가 있다고 하니 정은네는 오늘이 하와이 마지막 날이라는데 구경 온다고 해 언니가 저녁 식사에 초대.

 

- 생일상 준비하기

 

 

집에 와 주인공은 빼고 교대로 씻고 불려놓은 미역국 끓이고 감자조림에 상추쌈. 거기에 언니가 준비해 놓은 불고기. 또 사부님이 아침에 늙은 오이만한 망고까지 한 바구니 따 놓으셨다. 여기 있으면서 싫컷 먹으라고.

케잌은 사부님께 사다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문자가 늦게 가 겨우 사오셨다고.

정은네는 쇼핑도 해야하고 늦는다고 해 일단 우리끼리 와인 건배하며 영숙씨 생일 축하하기. 오늘은 석양도 유난히 곱다.

 

 

우리가 저녁 다 먹고 나니 정은네 도착.

불고기나 김치찌개는 먹어 봤지만 미역국은 처음이라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 먹는다. 일단 밥은 다 먹었고 퍼레이드 가기엔 시간이 늦은지라 최종 안 가기로 결정. 이젠 생일 축하 케잌 불기.

 

- 영숙씨 생파하기

 

여럿이 축하하니 기쁨도 더 커지는것 같다. 여행 와 좋은 사람들과 맞는 생일도 각별하지 싶다.

예숙 손녀가 장난감으로 케잌까지 만들어와 축하까지 해준다. 정말 사랑스럽다.

 

 

오늘은 사부님이 테라스에 모기불까지 켜 주셨다. 다들 모여 하하호호 웃고 아이들은 다리를 만든다고 묘기를 보여주고 사부님은 아이들과 진짜 잘 놀아 주신다.

시간이 늦어 정은네 빨리 집에 가라는 예숙. 계모 맞다고 놀렸다. 오늘 가서 짐도 싸야 하고 바쁘다고 작별 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원래 그냥 놔두면 인사 하는데만 1시간은 걸릴 거란다.

장모님한테 엄마라고 부르는 사위가 스윗 하다는데 동의.

정은네 떠나고 언니와 예숙의 청문회. 내용은 off the record. 예숙이가 현명하다는데 동의.

각설하고 사위가 보기엔 장모님이 스케줄 조절해 친구들까지 한국에서 와서 만나는게 참으로 대단하게 여긴다고.

 

상 치우고 테라스에 나가니 별이 장난이 아니다. 불 끄고 소파를 누워서 별 보기 좋은 위치로 이동해 별 싫컷 보고 아픈 백성과 피곤한 백성 빼고 76에 주인장들은 늦게까지 별보다 취침. 내일은 북쪽으로 멀리 이동하는 날이라 일찍 출발 하는 날이라고 일찍 자라는 언니. 헌데 너무 일찍 자면 새벽에 깬다고 11시경 취침. 우리도 하와이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까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