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6년

오후 모락산 산행 (1/31)

산무수리 2006. 1. 31. 19:24
'다시 금강에서'- 윤중호(1956~2004)


사람들이 버리고 떠난

빈 상엿집 같은,

구슬픈 고향 같은,

옛사람들의 자리만 남아

금강의 잔물결을 키운다



철새들이 버리고 떠난, 빈 둥지 같은

아흔 살의 외할머니 같은.

돌아갈 고향이 있는가. 싸락눈이 쌀알처럼 쏟아지는 고향집 흙마당이 있는가. 골목을 돌 때 눈인사를 건넬 솜이불 같은 사람이 있는가. 그대의 고단한 몸을 눕힐 대청마루가 있는가. 고향도 강물처럼 흘러 흘러서 간다. 우리의 고향이 아프다. 처마에 알전구를 내걸고, 방안에선 한 이불 밑에 서로의 발을 넣은 식구가 배를 잡고 한바탕 크게 웃는, 왁자지껄한 밤이 그립다.<문태준 시인>


 

2월 수영 등록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했다.
해 놓으면 가기 싫고 안하면 불안하고..
이래저래 레저에 쓰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가계부를 안쓰면 큰일 나는줄 알았는데 2년 전 부터 안쓰니 무쟈게 편하다.
전에 어찌 쓰고 살았나 싶다.
그래도 레저비용은 좀 적어봐야 겠다.
월매나 쓰나...

 

오늘도 아침부터 들꽃을 시작으로 걱정하지마를 보고 케이블 재방송 연속극을 보고 재탕, 삼탕 영화까지 봤다.
헌데 오늘은 세상없어도 뒷동산이라도 가야지 못살겠다.
그래야 어제 라이딩 하며 뻐근했던 팔다리도 좀 풀릴것 같다.

늦게 일어난 아들 밥 차려주고 뒤늦게 모락산으로 갔다.
계원대 후문 앞 공터에 차를 대 놓고 올라간다.
그새 계단길 좌측의 능선길이 생겨 버렸다.

 

운동도 못한지라 쉬지않고 올라가니 땀이 난다.
달리기는 안되니 산행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번주 너무 게으름을 피웠다.
산행도 리듬이 깨지니 다시 산행 모드로 가는게 쉽지 않네?
노는 일이 보람은 없을지 모르지만 몸은 무쟈게 편하네?

아무튼 정상 직전까지 갔다 계단을 내려와 절터 약수터로 간다.
이곳에서 오던 길이 아니라 새 길을 알려준다는 남푠.
그대로 직진을 해서 가니 길이 호젓하고 분위기가 가을이다.
가을에 오면 정말이지 작업(!)하기 좋을 길이다.
백운산 넘어가는 길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조금 내려가니 약수터가 있고 물맛도 좋다.
이곳에서 거의 바닥을 치고 내려갔다 무덤을 끼고 도로 한참 올라가니 처음 올라온 길 아래쪽 무덤이다.
재작년 이곳에서 칡을 캐던 자리네?
더 돌자고 하니 그냥 가잔다.

 

롯데마트 들려 장을 보려고 하니 뭘 해 먹을지 떠오르질 않는다.
그냥 이것 저것 주섬주섬 사서 집으로...
이러다 산에 가는 길 잊어버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