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맛보기 (1/12) <시래기국을 끓이며> 이향아 시래기 가닥에는 지난 여름 비늘이 얼룩져있다 누군가 벗어던진, 그래도 이만하면 누더기는 아닌, 가으내 볕에 말려 버스럭거려도 절대로 부서질 껍데기는 아닌, 그렇다고 실한 알맹이도 아닌, 살은 시들시들 말라버리고 실핏줄만 고집스런 시래기국을 .. 산행기/2020산행 2020.01.13
생일파리 (1/10) <당부> 김규동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보면 보이리 길이 올 가을 프랑스 1달 살기를 꿈꿨는데 빨라야 내년 봄이나 갈 수 있을것 같다. 퇴직교사 몽마르뜨 화가 도전기를 아들이 찍은 '몽마르트 파파 '를 넷이 만나 보기로 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 시청역에.. 산 이외.../2020일기 2020.01.10
첫 산행을 진양기맥으로 시작하다 (세실골입구-밀치, 1/5) <기쁨이란 반지는> 이해인 기쁨은 날마다 내가 새로 만들어 끼고 다니는 풀꽃 반지 누가 눈여겨보지 않아도 소중히 간직하다가 어느 날 누가 내게 달라고 하면 이내 내어주고 다시 만들어 끼지 크고 눈부시지 않아 더욱 아름다워라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많이 나누어 가질수록 그 향기.. 산행기/2020산행 2020.01.05
송년산행으로 청계산 가기 (12/29) <내 허락 없인 아프지도 마> 염경희 꽃도 필 때는 아프다고 밤새 울어 눈물 방울 머금잖아 진주 조개는 아린 상처 파도에게 하소연하는데 뜨거워 견딜 수 없다고 노을마저도 서산 마루에 안기던 걸 하물며 사랑하는 당신이 아프려면 내게 먼저 물어 보고 아파야지 그래야 아픈 상처, .. 산행기/2019산행 2019.12.29
크리스마스에 관악산 가기 (12/25) <크리스마스와 우리집> 김현승 동청 가지에 까마귀 열매가 달리는 빈 초겨울 저녁이 오면 호롱불을 켜는 우리집 들에 계시던 거친 손의 아버지 그림자와 함께 돌아오시는 마을 밖의 우리집 은접시와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없어도, 웃는 우리집 모여 웃는 우리집 소와 말과 그처럼 .. 산행기/2019산행 2019.12.25
무서운 수락산 (12/22) <감기 몸살에게> 정연복 며칠 새 몸 여기저기 찌뿌드드하더니 아마 네가 찾아오려고 그랬나보다. 온힘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병이 날 정도로 몸과 맘을 혹사시키면 안 된다는 간단하고도 소중한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너. 퍽 오랜만에 반갑게 나를 찾아왔으니 한 며.. 산행기/2019산행 2019.12.22
봄같은 겨울 진양기맥을 가다 (관동마을-사별산-세실골, 12/15) <콩나물> 정아지 서방님과 알콩달콩 살아온 안방에 난데없이 나타나 주인인 양 요강 위 엉덩이 까고 앉은 너는 누구냐 마흔 너머 자고 나면 허전한 아침 서방님 홀려 내 사랑 뺏어간 너 머리끄덩이를 쥐고 한 움큼 뽑는다 어린 것이 금쪽같은 내 낭군 꼬드겨 밤새 술 마시게 하고 그것.. 산행기/2019산행 2019.12.15
추자도 올레길 걷기 (12/6~7) <연필을 깎다> 오종문 뚝! 하고 부러지는 것 어찌 너 하나뿐이리 살다 보면 부러질 일 한두 번 아닌 것을 그 뭣도 힘으로 맞서면 부러져 무릎 꿇는다 누군가는 무딘 맘 잘 벼려 결대로 깎아 모두에게 희망 주는 불멸의 시를 쓰고 누구는 칼에 베인 채 큰 적의를 품는다 연필심이 다 닳.. 산행기/2019산행 2019.12.10
진양기맥 시작하는 날 비가? (바래기재-망덕산-관동, 12/1) <12월의 기도> 양애희 축복의 하이얀 그리움 따라 훨훨 날아서 꼭 만나고 싶은 사람 모두 만나 아름다운 이름으로 기억하는, 가슴 오려붙힌, 12월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문 시간들 사이로 깊은 침묵이 어른거리는 어둠 지나 길게 흐르는 아픔 여의고 한 그루 맑은 인연 빗어대는, 빛이 .. 산행기/2019산행 2019.12.01
선후배들과 도봉산 가기 (11/30) <게으름뱅이> 신천희 부지런한 햇살이 젖은 빨래 찾아다니며 단물을 쪼옥 빨아먹고 간 뒤 뒤늦게 달려온 목마른 바람이 물기 없는 빨래를 만져보고 이마를 탁탁 치며 돌아갑니다 코스개관: 도봉산역-천축사-마당바위-관음암-오봉-여성봉-송추 모처럼 차영샘이랑 시간을 맞춰 산에 가.. 산행기/2019산행 2019.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