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7 6

타운하우스 집들이 (6/6)

박소란퇴근길에 상추를 산다 야채를 먹어보려고 좀 건강해지려고 슈퍼에서 한 봉지 천 오 백 원 회원 가입을 하고 포인트를 적립한다 남들처럼 잘 살아보려고 어떤 이는 화분에 상추를 기른다는데 아 예뻐라 정성으로 물을 주면서 때가 되면 그것을 솎아 먹겠지 상추를 먹으면 단잠에 들 수 있다는데 상추가 피를 맑게 한다는데 나는 건강해질 것인가 상추로 인해 행복해질 것인가 밥을 데운다 냉장고에서 묵은 쌈장을 끄집어낸다 상추가 포장된 비닐을 사정없이 찢는다 찢은 비닐을 쓰레기통에 내동댕이치는 나는 행복해질 것인가 상추는 나를 사랑할 것인가  안양회 모임에서 충현형이 목공예를 해서 새집을 만든단다. 그러면서 새집 구경을 한번 가자고 한다.전원주택에 사는 로망이 있는 선분씨가 아주 마음에 들어 한다는 집이라고 해서 원래..

물소리길도 걷고 친구네도 가고 (6/5)

신현림 떠도는 말이 부딪쳐 상처와 이별을 만들고 따뜻한 수증기로 스미면 마음의 키스가 되지 키스, 키스, 키스! 번역해서 뽀뽀는 얼마나 이쁜 말이니 삶이 아프지 않게 시원하게 말은 사려 깊은 타월이 돼야지 매순간 모든 이로부터 버려질 쓰레기까지 뽀뽀하는 마음으로 "네 일은 잘 될 거야 네 가슴은 봄 바다니까" 인사하는 바로 그것 삶이 꽃다발처럼 환한 시작이야  작년 자주 가던 양평 산나리네 집을 올해는 처음 가는 날.고관절이 아파 당분간 산행은 자제해야 한다고 해 오늘은 물소리길 걷고 집으로 가자고.10시 아신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조금 늦었다.양평에 오니 이샘도 오랫만에 함께 걷게 된다.예전 아신역사의 갤러리를 잔차 타고 가다 지나친 곳인데 오늘은 기차 안 갤러리 전시를 보게 되는데 나름 분위기가..

서울 둘레길 걷기 (봉화산역~당고개역)

전홍섭  망종 무렵엔 발등에 오줌을 싼다는데 외양간을 나서는 소도 뒤뚱뒤뚱 걸음이 무겁다. 아스라이 높은 하늘 훈풍을 노래하는 종달새 누렇게 익은 보리밭에는 바쁜 일손들이 두런두런, 무논에서는 ‘어이~어이~’ 못줄 띄우는 소리에 맞춰 첨벙첨벙 뒷걸음질을 치면 넓은 논배미가 점점 좁아진다. 해가 서산에 기울면 막걸리로 물든 검붉은 얼굴들 풍물 장단에 어깨가 들썩들썩 논두렁의 패랭이꽃은 환하게 웃는다. 코스개관:봉화산역 2번 출구-신내어울공원-묵동천-화랑대역-불암산 입구-철쭉동산-당고개역 (둘)  오늘도 명화랑 시간 맞춰 산에 가기로 한 날.어디로 갈까 고민. 헌데 명화가 월 1회 걷기팀이랑 불암산 자락을 걷는다고 한다.이왕이면 서울 둘레길 스탬프 찍는 구간을 가고 싶어 봉화산역에서 만나기로 했다.오늘 날씨..

카테고리 없음 2024.06.07

북한산 둘레길 걷기 (화계역~평창동, 5/30)

이윤학                               오늘 아침에도 까치 한 마리가 전봇대 꼭대기에 앉아 있었다 부리로 털을 고르는 까치 날개와 가슴에 흰털을 두른 까치 나는 까치에게서 눈부신 흰색을 보았다 없는 줄 알면서 책상 서랍을 열어 앨범을 꺼냈다 최근 사진밖에 없는 앨범을 뒤적거렸다 앨범의 빈 칸은 모두가 흰색이었다 코스개관: 화계역-화계사-구름전망대-흰구름시작점-솔샘-정릉 청수장 입구-명상길 시작점-평창동 (둘)  한달살기 하고 와서 처음으로 명화랑 시간을 맞춰 산에 가는날.산행은 무리인것 같고 어딜 갈까 고민하다 서울둘레길 지난번 산나리와 함께 했던 다음 구간을 가기로 했다.12:30 칼퇴근 해서 명화도 오카리나 배우고 둘 다 점심을 대충 때우고 화계역에서 1시반에 만났다.화계사 입구..

봄 설악을 가다 (오색-천불동, 5/31)

고영민대낮, 골방에 쳐박혀 시를 쓰다가 문 밖 확성기 소리를 엿듣는다 계란 …(짧은 침묵) 계란 한 판 …(긴 침묵) 계란 한 판이, 삼처너언계란 …(침묵)…계란 한 판 이게 전부인데, 여백의 미가 장난이 아니다 계란, 한 번 치고 침묵하는 동안 듣는 이에게 쫑긋, 귀를 세우게 한다 다시 계란 한 판, 또 침묵 아주 무뚝뚝하게 계란 한 판이 삼천 원 이라 말하자마자 동시에 계란, 하고 친다 듣고 있으니 내공이 만만치 않다 귀를 잡아당긴다 저 소리, 마르고 닳도록 외치다 인이 박혀 생긴 생계의 운율 계란 한 판의 리듬 쓰던 시를 내려놓고 덜컥, 삼천 원을 들고 나선다. 코스개관: 오색-대청봉-중청-소청-희운각-양폭-귀면암-비선대-와선대-설악동 (바람불어 좋은날, 둘)  5.15 설악 경방이 풀리는 날이었다..

1일 3산 하기 (구담-옥순, 제비봉, 6/2)

신경림어둠이 오는 것이 왜 두렵지 않으랴 불어닥치는 비바람이 왜 무섭지 않으랴 잎들 더러 썩고 떨어지는 어둠 속에서 가지들 휘고 꺽이는 비바람 속에서 보인다 꼭 잡은 너희들 작은 손들이 손을 타고 흐르는 숨죽인 흐느낌이 어둠과 비바람까지도 삭여서 더 단단히 뿌리와 몬통을 키운다면 너희 왜 모르랴 밝는 날 어깨와 가슴에 더 많은 꽃과 열매를 달게 되리라는 걸 산바람 바닷바람보다도 짓궂은 이웃들의 비웃음과 발길질이 더 아프고 서러워 산비알과 바위너설에서 목 움추린 나무들아 다시 고개 들고 절로 터져나올 잎과 꽃으로 숲과 들판에 떼지어 설 나무들아 코스개관: 구담봉 주차장-구담봉-옥순봉-주차장-설마촌두부 점심식사-얼음골 제비봉 입구-제비봉-장회나루 주차장 (더웠지만 바람은 시원한 날, 당나귀 6명)  이번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