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16

오카리나 페스티벌 (7/31)

신미나그대라는 자연 앞에서 내 사랑은 단순해요 금강에서 비원까지 차례로 수국이 켜지던 날도 홍수를 타고 불이 떠내려가는 여름 신 없는 신앙을 모시듯이 내 사랑에는 파국이 없으니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과즙을 파먹다 그 안에서 죽은 애벌레처럼 순진한 포만으로 돌이킬 수 없으니 계속 사랑일 수밖에요 죽어가며 슬은 알 끝으로부터 시작으로 들어갑니다  오늘은 오카리나 페스티벌이 있다고 한다.오전엔 경연을 하고 오후엔 연주가 있다는데 하루종일 있기엔 너무 힘들어 경희씨랑 4시쯤 만나 이른 저녁을 먹고 차 마시고 공연을 보기로 했다.조금 일찍 길을 나서서 인덕원까지 땀 안나게 걸으려니 힘들다.무사히 걷고 영등포구청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일찍 도착해 공연장에 가보니 아마추어 공연은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맡겨놓은..

2024년 일기장 2024.08.03

대모-구룡산 가기 (7/27)

김남조 아슴한 어느 옛날 겁(劫)을 달리하는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알뜰한 내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지아비의 피 묻은 늑골에서 백년해로의 지어미를 빚으셨다는 성서의 이야기는 너와 나의 옛 사연이나 아니었을까 풋풋하고 건강한 원시의 숲 찬연한 원색의 칠범벅이 속에서 아침 햇살마냥 피어나던 우리들 사랑이나 아니었을까 불러 불러도 아쉬움은 남느니 나날이 새로 샘솟는 그리움이랴, 이는 그 날의 마음 그대로인지 모른다 빈방 차가운 창가에 지금이사 너 없이 살아가는 나이건만 아슴한 어느 훗날에 가물거리는 보랏빛 기류같이 곱고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다시금 남김 없는 내 사람일지도 모른다 코스개관: 수서역 5번 출구-대모산-구룡산-염곡4거리-양재시민의 숲 (둘)  오늘은 둘레길 배지도 받을 겸 대모구룡산을 가..

2024년 산행기 2024.08.03

관악산 둘레길 (사당역~서울대, 7/30)

임영조 어제 피운 바람꽃 진다  팔월염천 사르는 농염한 꽃불 밤 사이 시들시들 검붉게 져도  또다른 망울에 불을 지핀다 언제쯤 철이 들까? 내내  자잘한 웃음소리 간드러지는 늙은 배롱나무의 선홍빛 음순  날아든 꿀벌을 깊이 품고 뜨겁다 조금 사리 지나고 막달이 차도  좀처럼 하혈이 멎지 않는 꽃이다 호시절을 배롱배롱 보낸 멀미로  팔다리 휘도록 늦바람난 꽃이여 매미도 목이 쉬어 타는 말복에  생피같이 더운 네 웃음 보시한들 보릿고개 맨발로 넘다가 지친  내 몸이 받는 한끼 이밥만 하랴 해도, 오랜 기갈을 견뎌온 나는  석달 열흘 피고 지는 현란한 수사(修辭) 네 새빨간 거짓말도 다 믿고 싶다  그 쓰린 기억 뒤로 가을이 오고 퍼렇게 침묵하던 벼이삭은 패리라  처서 지나 한로쯤 찬이슬 맞고 햇곡도 다 익어..

2024년 산행기 2024.08.03

명화, 우면산을 가다 (7/25)

나태주 여름방학 때 문득 찾아간 시골 초등학교 햇볕 따가운 운동장에 사람 그림자 없고 일직하는 여선생님의  풍금 소리 미루나무 이파리 되어 찰찰찰 하늘 오른다  오늘 건강검진 재검 받는날이다.아침에 피검사 받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영화 검색을 해 보니 조조영화를 볼 수 있을것 같다.부지런히 이수역 아트나인에서 퍼펙트 데이를 봤다. 원래 산나리랑 보려던 건데 산나리는 같은날 딸과 봤다고.보고나니 내집 화장실 청소라도 깨끗하게 해야 겠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그래도 시간이 남아 장 브랑제리 빵도 사고 찻집에 앉아 있는데 일찍 올 수있다는 명화.부랴부랴 짐 싸서 사당역 보쌈집에서 세일러마랑 셋이 만나 감자 옹심이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우리는 우면산으로.세일러마가 깻잎 잰거에 감자를 줬다. 안 그래도 짐 ..

2024년 산행기 2024.08.03

관악산 둘레길 (서울대~석수역, 7/20)

김효연 살 거도 아이맨서 와 자꾸 물어 쌌노 하기사 살 사람 거트면 이래 묻지도 안것제 씰데없이 이 염천에 댕기맹서 보리밥 한 그릇 묵고 일일이 답할라카이 내사 마 입에서 당내가 나거마 얼굴이 벌겋게 익은 노파 입이  좌판에 늘어진 갈치보다 더 날카로워진다 그럼 가격을 붙여 놓지예 글을 알아야 씨제 지나내나 씨지도 익지도 몬하는데 그람 또 아는 사람한테 실은 소리 해야 안하나 옆 좌판의 노파는 어린 갈치 대가리를 한꺼번에 자르며 그중 나은 건 밀가루 묻혀 굽고 나머진 졸이라며 칼 잡은 손이 연신 이마 땀을 훔친다 혀가 녹아내려도 두 할머니는 폭염을 모른다 절대 알 수가 없다 변두리 시장 노점상 옆으로 마을버스 혀를 빼고 올라온다 코스개관: 관악산역-호압사-석수역 (둘) 비 예보가 있어 둘레길로 가다.다행..

2024년 일기장 2024.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