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2009년 마지막 날도 산으로? (예봉산, 12/31)

산무수리 2010. 1. 1. 00:05

'우리말’ 중-김동명(1900~1968)

네게는 불멸의 향기가 있다.

네게는 황금의 음률이 있다.

네게는 영원한 생각의 감초인 보금자리가 있다.

 

네게는 이제 혜성같이 나타날 보이지 않는 영광이 있다.

(중략)

아하, 내 사랑 내 희망아, 이 일을 어쩌리.

네 발등에 향유를 부어주진 못할망정,

도리어 네 머리 위에 가시관을 얹다니,

가시관을 얹다니….


일제 말, 우리말과 글을 못 쓰게 했을 때 어떠했겠는가. 가슴속 꼭꼭 숨겨둔 우리네 그리운 임 아니었겠는가. 혼자서 되뇌고 되뇌곤 했을 그 황금의 음률. 법 제정해 한 열흘쯤 우리말 못 쓰게 하면 어떨까. 그 소중한 아름다움 그제야 깨달아 욕설과 외래어로 가시관 쓴 듯한 우리말 새 색시 새 신랑 되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이경철·문학평론가>

 

만나는곳: 2009.12.31 (목) 10:00 팔당역

코스개관: 팔당역(10:30)-예봉산-적갑산-새재고개-도곡리-안골 (14:40)-도심역

날씨: 추운 겨울날. 그래도 산행 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멤버: 나무천사 관계자들과

 

 

 

 

 

 

 

 

 

 

 

 

 

 

 

 

 

 

 

 

 

 

 

 

 

 

 

 

 

해마다 송년산행으로 운길-예봉산을 가는 나무천사.

2008년엔 세춘씨 마눌까지 5명이 갔고 작년엔 내가 빠졌다.

올해 30일 짱해피와 산행을 눈도 내린다고 하고 짱도 딸이 귀국해 바쁜것 같아 취소.

오늘 날씨가 이번 겨울 중 젤로 추운 날씨. 가긴 가냐고 하니 밥은 안 싸가고 산행 짧게 하고 하산해 점심 먹는다고 한다.

 

아침 물 끓이고 사과도 넣고 범계역에 가 떡 큰것 하나 사고 부랴부랴 갔는데도 이촌동에 늦게 도착해 시간에 못 맞출것 같다.

광린씨는 하나 앞차를 탔다고 한다.

세춘씨 마눌은 오늘 춥다고 안 온다고 하는데 역시나 늦어 같은 전철을 타고 팔당에 도착.

아침굶은 백성들 오뎅 먹는데 밥 잘 먹은 나는 토스트까지 먹었다. 밥 안 싸왔다는 허기짐기 벌써 발동되어....

 

날이 추워서인지 평일이어서인지 등산로 아주 한갖지다.

능선길로 올라가기로 해 올라가는데 예상 외로 눈이 많다.

올라가는 길 군데군데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아 전보다 길이 많이 순해진 느낌.

전망대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경치는 썩 맑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보는 뷰가 젤이라는 광리씨.

뷰? 뷰 좋지~

 

정상까지 안쉬고 가니 1시간 만에 도착.

그래도 정상 막걸리는 팔고 있었고 사람들도 제법 많다.

디카 꺼내는데 새들이 먹을것 주는줄 알고 달려든다.

헌데 정상 사진을 찍는데 머리위, 어깨등에 날아와 앉는다. 겁도 없다. 내가 겁난다. ㅎㅎ

사람과 동물이 어울어져 함께 노는게 무릉도원 아니냐는 한 어르신.

이 새들은 특히나 쌀을 잘 먹는다고....

아무튼 자연의 이치에 어긋나긴 하지만 새들 덕분에 기분은 좋다.

 

정상 사진 찍고 (광린씨 정상주는 조금 더 가 사 마신다고...) 아이젠 착용하고 내려가니 마음조차 푸근하다.

가격대비 가장 유용한 물건이라는 아이젠. (여산의 지론)

이 코스 운길산에서부터만 했지 반대로는 처음인데 조금 쉽게 느껴진다.

땀도 나지 않으니 쉬지도 않고 가니 산행 속도도 빠른편.

활공장 가기 전 간이 주막이 보인다. 허나 굴하지 않고 활공장 가 제대로 된 국수에 막걸리를 먹으리라 마음먹었다.

헌데 활공장 간이매점이 오늘은 쉰다.

먹을것도 없는데 어쩌나....

 

다행이 우리 배낭에 (오늘 배낭도 안 지고 공주모드로 산행) 떡, 더운물, 초코렛이 있고 세춘씨 배낭에도 더운물, 양갱, 빵이 들어있다.

배낭 젤로 큰 광린씨 배낭은 옷만 잔뜩 들어있는 뻥배낭.

먹을거라고는 물과 초코바 3개? 네개도 아니고?

바람 덜 부는 곳에서 떡, 빵, 커피를 타서 허기를 면했다.

산행 속도도 빠르고 하니 운길산으로 넘어가면 어떠냐고 하니 난색을 표하는 광린씨.

은계언냐한테 가 숙자네 아그들도 보고 싶은데 난 오늘 게스트라고 조용히 찌그러져 있으란다. ㅠㅠ

새재고개에서 도곡리로 하산한단다. 마음 같아서는 갑산이라도 올라가고 싶었는데 운길산보다 더 오래 걸린다고....

 

도곡리 하산하는 임도길이 제법 길었다. 마을버스 종점까지 오는데 꼬박 1시간이 걸렸다.

마을버스가 30분 마다 온다는데 기다리기가 그래 노느니 걷기로...

그리고 이 동네 어룡상회의 연탄불에 구어주는 갈비를 먹을 수 있다고 해 내심 기대를 하고 걸어나오는데 구멍가게 하나 없고 식당도 다 문을 닫았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결국 도심역까지 30분을 더 걸어나가 식당을 만나 늦은 점심 겸 하산주를 마셨다.

5시5분 도심역에서 전철타고 우린 집으로 두 남정네는 2차를 위해 옥수에서 하차.

 

담에 기회가 되면 덕소에서 갑산 기점인 도곡리 행 마을버스 타고 와 갑산과 운길산 한행 후 은계언냐한테 가야겠다.

언니에게는 전화로 신고.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