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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 6 (모나코~에즈, 3/27)

문인수 민들레는 여하튼 노랗게 웃는다. 내가 사는 이 도시, 동네 골목길을 일삼아 ㅁ자로 한 바퀴 돌아봤는데, 잔뜩 그늘진 데서도 반짝! 긴 고민 끝에 반짝, 반짝 맺힌 듯이 여럿 민들레는 여하튼 또렷하게 웃는다. 주민들의 발걸음이 빈번하고 아이들이 설쳐대고 과일 파는 소형 트럭들 시끄럽게 돌아나가고 악, 악, 세간 부수는 소리도 어쩌다 와장창, 거리지만 아직 밟히지 않고, 용케 피어나 야무진 것들 민들레는 여하튼 책임지고 웃는다. 오십 년 전만 해도 야산 구릉이었던 이곳 만촌동, 그 별빛처럼 원주민처럼 이쁜 촌티처럼 민들레는 여하튼 본시대로 웃는다. 인도블록과 블록 사이, 인도블록과 담장 사이, 담장 금 간 데거나 길바닥 파진 데, 민들레는 여하튼 틈만 있으면 웃는다. 낡은 주택가, 너덜거리는 이 시꺼..

먼나라 이야기 2024.05.04

남프랑스 5 (마르세유~니스, 3/26)

홍일표 촌스런 계집아이처럼 뾰조름 내민 수줍은 얼굴은 서릿발 풀린 하얀 달빛에 빚은 꽃 오뉴월 솜털 솟은 텃밭에 허수아비 반겨 삼삼히 묻어나는 엄니처럼 뙤약볕에 종일 흰 수건 덮어쓰고는 풍년 들 거라 기도하는 이제 껍질을 벗어 서걱거리는 치마폭 담아낸 속내 봉오리마다 웃음으로 벙그는 아침 같은 새큼한 파꽃입니다  오늘은 마르세유에서 니스로 가는날. 기차 시간이 10:20 이라 아침을 천천히 먹기로 해 8:30 만나 아침을 럭셔리하게 먹었다.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있는지라 하늘 빼고 식당 가는 차림으로 역사 근처를 돌아보기로 했다.헌데 수산나는 맨발인데 밖에 나오니 춥다. 역사에 가봐도 앉을 자리도 제대로 없어 얼른 들어왔다.   체크아웃 하는데 신나는 음악이 나온다. 음악에 대한 예의로 춤을 추니 웃긴다고..

먼나라 이야기 2024.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