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이만하면 세상을 채울 만하다 싶은 꼭 그런 때가 초록에게는 있다 조금은 빈 것도 같게 조금은 넘을 것도 같게 초록이 찰랑찰랑 차오르고 나면 내 마음의 그늘도 꼭 이만하게는 드리워지는 때 초록의 물비늘이 마지막으로 빛나는 때 小滿지나 넘치는 것은 어둠뿐이라는 듯 이제 무성해지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 나무는 그늘로만 이야기하고 그 어둔 말 아래 맥문동이 보랏빛 꽃을 피우고 小滿지나면 들리는 소리 초록이 물비린내 풍기며 중얼거리는 소리 누가 내 발등을 덮어다오 이 부끄러운 발등을 좀 덮어다오 코스개관: 도락산 주차장-상선암-제봉-형봉-신선봉-삼거리-도락산-삼거리-채운봉-검봉-주차장 (화창하고 더웠던 날, 당나귀 6명) 당나귀 5월 첫주 산행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쉬었고 한 달 만에 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