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라톤을 하는 이유? '사과 한 알'- 홍영철(1955~ ) 책상 위의 사과 한 알 어디에서 왔을까? 이 잘 익은 사과 한 알은. 사과는 익어서도 말이 없다. 참 많은 먼지들을 밟으며 걸어온 가을 아침 그러나 가을의 얼굴은 깨끗하다. 모든 잠에서 일제히 떨어져나온 꿈들이 싱그러운 공중을 날고 있을 때, 책상 위의 사과 한 알 누가 이 .. 산 이외.../마라톤 2006.10.31
나름대로 의미가 있던 춘천마라톤 참가기 (2006.10.29) '나비의 문장'- 안도현(1961~ ) 오전 10시 25분쯤 찾아오는 배추흰나비가 있다 마당가에 마주선 석류나무와 화살나무 사이를 수차례 통과하며 간절하게 무슨 문장을 쓰는 것 같다 필시 말로는 안 되고 글로 적어야 하는 서러운 곡절이 있을 것 같다 배추흰나비는 한 30분쯤 머물다가 울타리 너머 사라진다 .. 산 이외.../마라톤 2006.10.30
등산은 나의 힘! (금수산 산악마라톤 참가기, 9/24) 나를 위로하는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 산 이외.../마라톤 2006.09.27
오늘은 나도 빈이 되어 달렸다(음성 품바 마라톤, 4/23) 이원규(1962∼ ) ‘속도’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인간들의 동화책에서만 나온다 만약 그들이 바다에서 경주를 한다면? 미안하지만 이마저 인간의 생각일 뿐 그들은 서로 마주친 적도 없다 비닐하우스 출신의 딸기를 먹으며 생각한다 왜 백 미터 늦게 달리기는 없을까 만약 느티나무가 출전한다면 출.. 산 이외.../마라톤 2006.04.25
[스크랩] 봄 소풍(음성대회) 낙수...(1) 1. 모임, 출발 아침6시40분 까지는 오라켔는데 늦잠...약간 늦음 [옥~]데리고... 근 70여 님이 될라나..?..참 오랜만에 보는 님도 있고, 첨 보는 님도 있고.. 일일히 악수...버스 승차 출발!... 약간의 안개 외에는 기상은 좋아 보인다...은근히 비 걱정! 김밥에 인절미([실크]가 즈그집 쌀로 특별히 맞춘.. 산 이외.../마라톤 2006.04.24
뛴다고 말하기도 민망하여라..(동마를 뛰고) '키 큰 남자를 보면'- 문정희(1947~ ) 키 큰 남자를 보면 가만히 팔 걸고 싶다 어린 날 오빠 팔에 매달리듯 그렇게 매달리고 싶다 나팔꽃이 되어도 좋을까 아니, 바람에 나부끼는 은사시나무에 올라가서 그의 눈썹을 만져보고 싶다 아름다운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그의 눈썹에 한 개의 잎으로 매달려 푸른 .. 산 이외.../마라톤 2006.03.13
여의도에서 서울마라톤 뛰던날 '이른 봄'- 김광규(1941~ ) 초등학생처럼 앳된 얼굴 다리 가느다란 여중생이 유진상가 의복 수선 코너에서 엉덩이에 짝 달라붙게 청바지를 고쳐 입었다 그리고 무릎이 나올 듯 말 듯 교복 치마를 짧게 줄여달란다 그렇다 몸이다 마음은 혼자 싹트지 못한다 몸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해마다 변함없이 .. 산 이외.../마라톤 2006.03.06
아, 고구려 마라톤에서 '산머루'- 고형렬(1954~ ) 강원도 부론면 어디쯤 멀리 가서 서울의 미운 사람들이 그리워졌으면. 옛날 서울을 처음 올 때처럼 보고 싶었던 사람들, 그 이름들 어느새 이렇게 미워지고 늙었다. 다시 진부 어디쯤 멀리 떨어져 살아 미워진 사람들 다시 보고 싶게 시기와 욕심조차 아름다워졌으면. 가뭄 끝에 .. 산 이외.../마라톤 2006.02.19
구세군 자선마라톤을 뛰다(12/4) 벗이 되려면 세월이 흘러야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정의 끈도 두터워진다. 함께 괴로워하고 함께 즐거워 하는 동안에 두사람만이 통하는 세계가 만들어지고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두사람이 누구나 아는 말을 쓰는데도 3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아리숭하게 들릴 정도로 은밀한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 산 이외.../마라톤 200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