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22일기 40

미쿡친구 환송 모임 (10/3)

박인혜 하루를 털어내려 눈을 감으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어제와 오늘이 뒤섞여지고 생각은 갈 곳 잃고 날아다니다 상한 감정의 우물을 파고 끝없는 갈증의 물을 마신다 뉴욕에서 온 예숙이 귀국해 7월 경주를 놀러갔고 9월엔 성희와 제주 한달 살기를 하고 올라왔다. 5일 귀국하는데 귀국 하기 전 밥을 먹자는 정숙이. 헌데 자기 집에서 먹자고 한다. 남의편은 산에 보낸다고...... 음식 잘하는 친구이긴 하지만 여러명 모이는데 걱정이 되 미리 가 도와준다고 하니 그냥 시간 맞춰 오라고.... 미리 만나 걷기를 할 사람은 하자고 했는데 예숙이는 가기로 했다 컨디션 조절을 한다고 빠지고 명화, 현숙, 나 셋이 동작역에서 만나 동작 충효길 일부를 걷고 정숙이네 아파트로 아웃 하기로..... 초장 계단을 올라가는데..

국시일 하늘 생파하기 (9/24)

피재현 아프지 마 라고 그가 말했을 때 명치 부근이 아파왔다 굶지 말라고 말하면 배가 고파질 것 같았다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고 말해줬다 -국시일 3년 농사 마무리 하는 날. 즉, 국시일이다. 매일 모의고사를 봤고 점수 안되는 학생은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하는데 걱정되는 몇몇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정신 차리고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튼 아침 ㅁ중에서 학생들 격려하고 들여보내고 우리들은 근처 베이커리 카페에서 차만 마시는줄 알았더니 거하게 시켜서 그걸 다 먹는다. 위대하다. 나는 하늘 생파 약속이 있어 먼저 아웃해 굽은다리역까지 부지런히 걸어가 명동 장수갈비에서 황사모 만나기 -하늘 버스데이 파리 장수갈비는 갈비를 구어 잘라주어 가져다 주어 혼자 와서 먹을 수 있는 그런 식당이라고 한다. 아무튼 ..

세 문장

①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② 카르페 디엠 (carpe diem) ③ 아모르 파티 (Amor fati) 이관순(소설가) 성서에 사람은 겸손하기가 참 어려운 동물이라고 여러 곳에 기록했다. 한여름의 잡초처럼 매일 같이 발로 꾹꾹 밟아주지 않으면 순식간에 웃자라 버리는,그것이 잡초의 성질이고 사람의 교만이다.교만이 일만 악의 뿌리이고 패망의 앞잡이란 가르침이 끊이질 않지만 인류의 역사는 달라지지 않았다.인류의 흥망성쇠가 교만의 악순환에서 비롯됨이니 사람이 언제라야 창조주의 뜻에 맞추어 겸손해질까?교만과 겸손을 구분하는 방법은 죽음에 대한 인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짧은 생을 살다가는 인생임을 아는 사람은 마치 천 년을 살 것처럼 나대지 않으니까.고대 로마에서 승리를 쟁취한 장군이 개선행진을 ..

부산여행기 3 (송도 케이블카, 8/12)

양광모 ​ 비 좀 맞으면 어때 햇볕에 옷 말리면 되지 ​길 가다 넘어지면 좀 어때 다시 일어나 걸어가면 되지 ​사랑했던 사람 떠나면 좀 어때 가슴 좀 아프면 되지 ​살아가는 게 슬프면 좀 어때 눈물 좀 흘리면 되지 ​눈물 좀 흘리면 어때 어차피 울며 태어났잖아 ​기쁠 때는 좀 활짝 웃어 슬플 때는 좀 실컷 울어 ​누가 뭐라 하면 좀 어때 누가 뭐라 해도 내 인생이잖아 -조식 먹기 어제 산행을 피곤 해 다들 잘 잔것 같은데 나만 잠을 좀 설친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다. 우리 넘버4는 여행 전부터 호텔 조식 타령을 했다. 다행히 한화콘도에 조식이 있어 호텔보다 가격도 착하고 가짓수도 적당해서 체크인 하며 예약을 하니 인당 2만원이다. 7시부터 시작이라 일찌감치 내려왔는데 좋은 자리엔 벌써 사람들이 앉아 있다..

개봉역 친구네 집 (8/5)

김경미 크고 위대한 일을 해낼 듯한 하루이므로 화분에 물 준 것을 오늘의 운동이라 친다 저 먼 사바나 초원에서 온 비와 알래스카 닮은 흰 구름떼를 오늘의 관광이라 친다 뿌리 질긴 성격을 머리카락처럼 조금 다듬었음을 오늘의 건축이라고 친다 젖은 우산 냄새를 청춘이라고 치고 떠나왔음을 해마다 한겹씩 둥그런 필름통 감는 나무들이 찍어두었을 그 사진들 이제 와 없애려 흑백의 나뭇잎들 한 장씩 치마처럼 들춰보는 눅눅한 추억을 오늘의 범죄라 친다 다 없애고도 여전히 산뜻해지지 않을 해와 달은 오늘의 감옥이라 친다 노란무늬 붓꽃을 노랑 붓꽃이라 칠 수는 없어도 천남성을 별이라 칠 수는 없어도 오래 울고 난 눈을 검정버찌라 칠 수는 없어도 나뭇잎속 스물 두 살의 젖은 우산을 종일 다시 펴보는 때늦은 후회를 오늘의 위대..

세렌디피티 (8/2)

김미혜 암만 바람 불어도 끄떡없어야 한다. 흔들고 흔들어도 짱짱하게 맞서야 한다. 네가 쿵, 떨어지면 할머니 가슴 무너진다. 사과야, 힘세지? 끝끝내 끝끝내 매달려 있어야 한다. 경주여행에 산딸나무가 못 간지라 오늘 안양에서 만나기로 한 날. 점심에는 독서모임으로 삼송역 스타필드에 갔다 약속장소인 범계역으로 가는데 장소가 평촌역으로 바뀌었다고. 문제는 예숙이 핸드폰 연락이 제대로 안되는것. 우여곡절 끝에 범계역에서 예숙을 만나 현숙이차로 백운호수로.... 안골식당에서 누룽지 백숙과 감자전에 막걸리 한병 나누어 마셨고 서비스로 도토리묵도 나왔다. 배부르게 먹었고 바로 옆 최바리스타네 세레디피티에서 맛 좋은 디카페인 라떼에 과일까지 맛있게 먹고 많이 웃고 놀다. 저녁은 산딸나무가 쐈고 차는 최바리스타가 내다..

철사모 북한산 자락길 걷기 (7/29)

장순금 한밤에 뒤꿈치 들고 숨죽이며 골목을 벗어나 남의 집 높다란 담장을 넘어 달빛 아래 칡넝쿨과 뒤엉켜 한판 걸판지게 놀고 있다 새벽 창 뿌옇게 일어서면 분홍빛 혀로 온몸 옥죄어 속잎 틔우던 엉킨 팔 다리 살살 풀어 풀다가 생살이 뜯겨나기도 하겠지만 옷깃에 묻은 별빛 털어내고 바람이 잡은 손도 살며시 내려놓고 첫닭이 울기 전에 촉촉한 몸으로 돌아와 가시덤불 끌어안고 모로 누워 있다 햇빛 반짝! 눈부시면 천연덕스레 담장 위로 달랑 올라 오늘도 좋은 아침! 6월 순한공주 생일날 잡은 오늘 남학생 철모 오라방과 여산이 함께 했다. 홍제역 1번 출구에서 11시 만났는데 오늘 날씨가 야외활동 자제 하라는 더운 날씨. 초장 잠시 길을 헤매다 앉아 쉬는데 통풍으로 고생한 철모 오라방 발을 보니 보기만해도 아파 보인..

경주 여행 3 (7/27)

김길남 장마 뒤 끝이라 표범폭포 밑 계곡이 범람하다 징검다리가 보이지 않아 신발을 초혜로 갈아 신고 기우뚱 거리며 계곡을 건넌다 발 위로 듬직한 바윗돌이 굴러감을 느낀다 태양은 생명의 햇빛을 내리쬐어 주었다 구름은 푸른 하늘을 화폭 삼아 추상화를 그리고 이름 모를 산새는 발랄하게 지저귀며 푸른 나무 사이로 날아간다 한가로운 새 소리가 테레빈유 소나무 향기와 같이 춤을 춘다 야생화가 파르르 흔들렸다 꽃 위에 앉아 있던 점박이 나비가 근처를 한 바퀴 사뿐 거리다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용의 비늘 갑옷을 입은 울긋불긋 적송의 뿌리는 땅을 박차고 나와 승천을 하려는지 폼을 잡고 있다 시야가 너무 맑아 동북쪽으로 금강산 내금강 산줄기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여 두 발을 높이 들고 그냥 손을 내밀었더니 설잠으로 ..

경주 여행 2 (7/26)

윤은경 불현듯 열릴 것이네 석 달 열흘 기다려 아주 잠깐 열렸던, 다시는 열고 들어갈 길 없는 문, 그늘은 아무런 말이 없지만, 어쩌나 염천의 푸른 하늘 열꽃 툭툭 터지듯 내 피돌기는 더욱 빨라지는데, 여기 섰던 당신, 이글이글 타오르는 물길, 불길 지나쳐버렸네 이 나무 아래서 오래 벌서듯 다시 수 없는 석 달 열흘을 기다린다면 수 없는 허공이 생겨나고, 수없는 문들이 피어나고, 거기 눈 맞춘 내 어느 하루, 선연히 꽃빛 물든 당신, 붉디붉은 향기의 오라에 묶인다면 새끼손톱만한, 내 일생일대의 두근거림은, 다시 오늘은 경주 관광 안내 신청을 한 날이다. 9:30 콘도 앞에서 픽업 한다고 해 마음이 가볍다. 밥 해 먹이는걸 즐거움으로 아는 세일러마가 쌀에 김에 유부에 야채 등등 바리바리 싸 와 아침 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