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서울식물원 독서모임 (오십에 읽는 장자, 1/9)
강수 내 존재가 가려운 날, 눈이 내리고 어깨에는 존재의 딱지같은 비듬이 묻어 있었지. 친구 녀석은 비누를 바꿔보라고 하고 TV광고에서는 비듬 제거용 샴푸를 써보라고 했지. 예쁜 여자애가 찰랑대는 머리털로 내 존재의 가려움을 긁어주며 비듬 제거용 샴푸를 써보라고 했지. 그래도 내 눈엔 보여. 걔네들의 머리에서 날리는 외로움들이 다 보여. 내 머리가 가려운 날, 하느님도 외로움병 걸리고 비듬, 비드음, 비듬, 건조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듬, 비드음, 비듬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드음, 비듬, 외로움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드음, 비드음, 폭설주의보가 내리고 어머니께서 끓여온 약초물에 머리를 담가도 보았지. 그래도 나는 매일 가려워. 친구들은 나에게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는 그 거리감을 즐겼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