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 469

예산 나들이 (7/3~4)

윤동주 번개, 뇌성, 왁자지근 뚜다려 머ㅡㄴ 도회지에 낙뢰가 있어만 싶다. 벼루짱 엎어논 하늘로 살 같은 비가 살처럼 쏟아진다. 손바닥 만한 나의 정원이 마음같이 흐린 호수가 되기 일쑤다. 바람이 팽이처럼 돈다. 나무가 머리를 이루 잡지 못한다. 내 경건한 마음을 모셔드려 노아 때 하늘을 한 모금 마시다. -7/3 (월) 도치 어린시절 주공아파트에 함께 살던 인연으로 자주는 못 만나도 가끔 연락하고 지내던 비산동 여인들. 그중 앞집에 살던 강모네가 오래 전 예당호 주변에 집을 샀다고 놀러가자는 말은 들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못 가봤다. 강모네 시모께서 사시다 돌아가시고 코로나도 생겨 다른 여인들도 몇 년만에 예산 나들이를 한단다. 그래서 지난달 강모와 철모 만난 김에 날을 잡았고 철모 중학동창 친구도 ..

남산 넘어 공연보러 가기 (6/24)

박병식​ 어이하나 어이하나 여린 내 마음속에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불덩어리 품었네 ​지난 여름 다 가도록 뜨거운 땡볕 속 돌담장에서 초가지붕 위 하늘까지 빨갛게 열정을 불태워도 이루지 못한 사랑 ​애타는 마음속은 누렇게 누렇게 타들어만 가는데 ​그리움에 진저리치며 잠 못 이뤄 속앓이 하는 유난히도 달 닭은 밤 요염떠는 능소화 ​어찌할까나 어찌할까나 용광로 같은 내 마음속에 시뻘겋게 끓어오르는 사랑의 불덩어리를 품었네 장공주가 꼭 보고싶은 공연이 있어 산에 못 온다고... 뭔데요? 국립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무용단 공연이라는데 3시라고. 표 있으면 같이 봐요. 다행히 3층 자리 몇개 남아있다. 하늘에게도 혹시나 연락하니 전화를 안 받는다. 일단 내것만 예매를 했고 저녁 하늘 연락이 와 하늘도 예매를 했다...

소래포구 구경가기 (6/22)

한상남 자정 넘은 시간에 걸려온 전화 술에 취해 그가 한 말은 자귀나무꽃이 피었다는 그뿐 이어지는 말없음표가 천둥처럼 달려와 오래 키운 내 뜰의 상심 한 그루 넘어뜨리고 그 자리에 눈물보다 먼저 분홍빛 따뜻한 꽃물이 번져 나 이제 세월을 믿는 나이가 아니건만 올해도 자귀나무꽃이 피었습니다 살림에 진심인 옥경이와 명희. 새우를 사다 직접 담근단다. 6월에 사니 육젓? 날보고 약속 없으면 같이 가자고 한다. 점심 사 준다고.... 노느니 소래포구 안 가본지도 오래되 개봉역에서 만나 옥경이 차로 이동. 네비를 안 켜고 가는 옥경이, 불안했는데 무사히 찾아갔고 주차도 잘 했다. 새우가 여기저기 뛰어놀고 사면 즉석에서 소금으로 절여 준다. 명희는 자기거에 남의것까지 주문해 한 바가지다. 옥경이는 올해는 안 담그나..

마음을 담은 풍경 (안양-오용길, 6/15)

송순태 잘못 써내려간 문장이 있듯이 잘못 살아온 세월도 있다 바닷가에 앉아서 수평선을 보고 있으면 땅에서 잘못 살아온 사람들이 바다를 찾아오는 이유를 알겠다 ​굳은 것이라고 다 불변의 것이 아니고 출렁인다고 해서 다 부질없는 것이 아니었구나 굳은 땅에서 패이고 갈라선 것들이 슬픔으로 허물어진 상처들이 바다에 이르면 철썩철썩 제 몸을 때리며 부서지는 파도에 실려 매듭이란 매듭은 다 풀어지고 멀리 수평선 끝에서 평안해지고 마는구나 ​고쳐쓰는 문장이 있듯이 다시 출발하고 싶은 세월도 있다 바닷가에 앉아서 흘러도는 물길을 보고 있으면 한때 몸부림치며 떠나간 사람들이 다시 수평선에서 파도가 쓸어놓은 깨끗한 해안으로 조용조용히 되돌아오는 게 보인다 매일 만보 이상 걷기가 쉽지 않다. 천변은 너무 덥고 그렇다고 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