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 469

초파일 안산 둘레길 걷기 (5/27)

최준표 내가 가는 길은 늘 혼자라는 생각을 했다 걷고 또 걸어도 멀고 먼 끝없는 지평선이라 생각했다 무심코 걸어온 길 가늠해보니 패 많은 길을 지나왔다 바람 부는 날 비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날 혼자 걸었던 날은 없었다 하늘이 함께 걸어주고 바람이 뒤에서 밀어주고 친구가 나란히 걷고 있었다 코스개관: 독립문역 5번 출구-안산 둘레길-봉원사 (셋, 조금 내리던 비가 제대로 비가 됨) 오늘 원래 장공주와 산에 가기로 한 날인데 사정상 5월은 못 간단다. 하늘은 그래도 운동을 한 덕분에 북경에서 다니면서 많이 도움이 됐다고. 하늘과 안산 둘레길 걷고 초파일이라 이왕이면 절도 보기로 했다. 10시 독립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늦는다. 하늘 전화가 왔다. 일찍 도착했는데 사람이 겁나 많아 여길 가야 하냐고. ..

리움에서 안암동으로 (5/25)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5월 독서모임 장소를 정하다 신문에서 본 조선백자전도 보면 어떠냐고 하니 좋다고 한다. 헌데 5.28에 전시가 끝난다고 하니 하늘이 중국에서 일찍 오면 된다고 해 오늘 11시 관람 예약을 했다. 어제에 이어 리움에 출근하게 되었다. 은샘이 제일 먼저 도착했고 하늘도 곧 와서 짐 맡기고 수신기 빌려 시간이 조금 이른데도 입장을 시켜준다. 전시장에는 예상대로 사람도 많고 작품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사방으로 볼 수 있게 작품을 전시한건 좋은데 볼때는 다소 산만하고 수신기랑 맞춰 듣기가 힘이 들었다. 아무튼 이런 국보급..

리움 (마우리치오 카멜란전) (5/24)

목필균 아파트 울타리에 장미보다 쥐똥나무가 먼저 눈 비비고 따가운 햇살로 하얀 싸레기 같은 꽃도 먼저 피우지 쥐똥나무 꽃은 더러운 냄새가 날 것 같다고 아닌데 인천 어느 도로변엔 쥐똥나무를 심어놓고 꽃이 필 때 향기를 맡아보라는 현수막도 걸려있더군 장미는 이름만으로도 화려해 예쁜 드레스를 입고 길가에 서있는 것 같아 무심한 사람들 눈길도 모으지 투박한 이름으로 살아가는 나는 장미보다 쥐똥나무가 더 정이 가네 강인한 마음이라는 꽃말처럼 소리 없는 향기로 빼곡하게 울타리를 만들고 쥐똥 같은 열매로 가을을 만들어서일까 장공주 전화를 받았다. 리사가 리움 미술관 전시회 2시 예약을 했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그날은 병원 가는 날이라 손주 안 보는 날이라고... 약속도 없고 내일도 리움을 가긴 하지만 내일 전시회..

한택 식물원을 계획 했으나... (백운호수, 5/11)

정연복 철 따라 잠시 피었다가 머잖아 고분고분 지면서도 사람보다 더 오래오래 사는 꽃 나 죽은 다음에도 수없이 피고 질 꽃 앞에 마음의 옷깃 여미고 경배 드리고 싶다. 피고 지는 인생 무상(無常) 지고 다시 피는 부활의 단순한 순리(順理)를 가르치는 ´꽃´이라는 말없이 깊은 종교 문득, 나는 그 종교의 신자가 되고 싶다. 4월 전시회를 보며 오늘 날짜를 잡았다. 1박 여행을 가네 하다 일단은 당일로 어딘가 가기로 했는데 최종 한택식물원에 가기로. 그러면서 성숙이가 마음에 걸린다고 함께 가자해서 다들 동의. 성숙이는 기쁜 마음으로 합류 하기로 했고 차도 자기가 가져간다고... 헌데 전날 남편이 코로나 확진으로 못 간다고 연락이 왔다. 그럼 그냥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데 가자 했는데 어찌어찌 해 옥경이가 ..

경주여행기 3 (보문호수 걷기, 4/25)

임영석 봄비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희망을 잡아당긴다 봄비가, 온몸 다 불태워 쏟아내는 눈물의 힘으로 희망을 잡아당기는 자욱마다 푸르름이 끌려나온다 사랑만 하다가 살겠다는 꽃들도 봄비가, 푸르름 잡아당기는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봄비에 젖어서 나머지 사랑을 무르익힌다 이 봄비, 얼마나 많은 사랑을 이겨냈을까 이 봄비, 중앙선 침범도 서슴없이 한다 이 봄비, 좌회전 금지도 지키지 않는다 이미 하늘에서 뛰어 내렸을 때 법 보다는 희망 하나 단단히 잡아당기겠다는 각오를 수없이 하고 뛰어 내렸을 것이다 버드나무, 그 봄비 따라 나뭇가지를 땅으로 늘어뜨리고 푸른 그네를 탄다 어제밤 영미 발에 물집이 크게 3개나 잡혀 응급처치 해줬다. 아침 영미는 오늘도 일찍 노트북 들고 나가고 예상대로 두 장학생이 영 안 일어난다..

경주여행기 1 (동남산 맛보기, 4/22)

이시향 봄비 그치고 여름이 시작되려는지 이팝나무 꽃이 하얗고 소복하게 피었네 제사를 지내지 않아 동네 잔칫집에나 다녀오시면 한두 숟갈 얻어먹었던 흰 쌀밥 꽁보리밥만 먹던 시절 도시락 밥 위에만 솔솔 뿌려주셨던 향긋한 맛 풍성한 꽃을 보며 올해는 풍년 들어 실컷 먹게 해주시겠다던 어머니. 경주 남산이 좋다고 하니 송죽이 안 그래도 버킷 리스트에 있는 산이라고 가자고 한다. 다들 백수가 되었으니 이왕이면 진달래 좋을때 가자고 해 4월2주에 가기로 했는데 부활절과 겹친지라 한주 미루자고 했고 그날은 당나귀 산행이라 미룬 김에 4주에 가기로 했다. 수욜 꼭 집에 있어야 한다고 해 일~화로 날을 잡으니 일욜 경로 티켓 대신 동반석 20% 할인석으로 예약을 했다고. 숙소는 내가 더K 호텔 온돌방으로 2박 예약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