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눈 내리다 (3/1) 강물 - 천상병(1930~93)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산행기/2015산행 2015.03.11
영등회 번개 (관악산, 2/23) 3월 전 스케줄 없는 날 보람있게 보내고자 고천사에게 콜. 셋이 청사역에서 만나 국편 뒤로 가니 얼마 전 내린 비로 문원폭포가 볼만하다. 우측 능선으로 붙어 가다 케이블카 능선과 만나 연주암에서 모처럼 절밥 먹고 관악사지 통해 사당역으로... 눈도 없어지고 반대로 가니 훨씬 수월하다. 사당에서 장공주 만나고 고천사 보내고 셋이 까치산 둘레길 걷고 남성역으로 하산 해 봉평막국수 먹고 이수역까지 걸어가 찻집에서 차 마시고 해산. 산행기/2015산행 2015.02.23
성주지맥에서 봄을 느끼다 (2/15) 자장가 - 마종기(1939~ ) 어릴 때 어머니가 들려주신 자장가, 그 노래 너무 슬프게만 들려서 자주 나는 어머니 등에 기댄 채 울었다지요. 잠 대신 등에 기대어 울고 있는 아들이 왜 그리 심약한지 걱정이 크셨다지요? (…) 오늘은 나를 겨우 알아보시는 어머니께 피곤한 어깨 만져드리며 작게.. 산행기/2015산행 2015.02.21
계룡산 조망산행 (우산봉~빈계산, 1/18) 바스락거리는 순간 -홍성란(1958~ ) 내일이 없다는 걸 증명하려고 내일까지 꼼짝 않고 있었네 학교가 말한 대로 책이 시킨 대로 내일이 올 거라 믿고 불을 끄지 않았네, 내일은 세상천지 떡 벌어진 잔칫상 흥성거리는 잔칫날이라 꼼짝 않고 있었네, 뜬눈으로 꼼짝 않고 앉아 꼼짝 않는 그림.. 산행기/2015산행 2015.01.20
한라산 가기 (1/6) 지심동백 - 박명숙(1956~ ) 혈서 쓰듯, 날마다 그립다고만 못하겠네 목을 놓듯, 사랑한다고 나뒹굴지도 못하겠네 마음뿐 겨울과 봄 사이 애오라지 마음뿐 다만, 두고 온 아침 햇살 탱탱하여 키 작은 섬, 먹먹하던 꽃 비린내를 못 잊겠네 건너 온 밤과 낮 사이 마음만 탱탱하여 지난 늦가을 떠.. 산행기/2015산행 2015.01.14
숙원사업을 이루던 날 (민주지산, 1/4) 방문객 - 정현종(1939~ )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 산행기/2015산행 2015.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