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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 주능선에서 상고대를 만나다 (북한산, 1/7)

정윤천 흰빛, 보자기에라도 싸오신 것처럼이나 사알짝 내밀어 잡아주었던 것 손길 하나 그런 시간의 곁에인 듯 오래 오래 멈추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코스개관: 불광역 2번 출구-둘레길 걷다 쪽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삼천사 (밤에 내린 비가 눈이 되어 멋진 상고대를보여주다, 둘) 드디어 시한부 백수기간이다. 어제 저녁 비 예보가 있어 오늘 북한산 산행이 조금 염려가 되었다. 혹시 비가 내리면 둘레길을 염두에 두었다. 불광역에서 출구를 잘못 알려주어 우왕좌왕하다 만났고 용화매표소로 올라가면 힘든 구간이 있어 둘레길로 가다 쪽두리봉을 뒤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둘레길은 사람들로 바글거린다. 오늘따라 단체가 많은것 같다. 쪽두리봉 올라가는 길은 초장은 눈도 없고 좋았는데 조금 올라가니 암릉에 간간히 쌓인 눈..

신년 산행은 모락산 (1/1)

김문경 좋아하는 것은 아름답다 나무가 나무를 좋아하여 숲이 되고 물이 물을 좋아하여 강이 된다 좋아하는 것은 참 아름답다 구름이 구름을 좋아하여 비가 되고 별이 별을 좋아하여 은하수가 된다 좋아하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산이 산을 좋아하여 산맥이 되고 섬이 섬을 좋아하여 유인도가 된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과 아름다운 것은 더 큰 자연이 된다 좋아하는 것은 아름답다 소리가 소리를 좋아하여 음악이 되고 붓이 붓을 좋아하여 그림이 된다 좋아하는 것은 참 아름답다 불이 불을 좋아하여 횃불이 되고 쇠가 쇠를 좋아하여 강철이 된다 좋아하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피가 피를 좋아하여 겨레가 되고 꿈이 꿈을 좋아하여 통일이 된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과 아름다운 것은 더 큰 힘이 된다 좋아하는 것은 아름답다 내가 나를 좋아하..

송년 산행 (대모-구룡산, 12/31)

박상희 가슴에 담아둔 답답함이었을까 비운 마음은 어떨까 숨이 막혀 답답했던 것들 다 비워도 시원치 않은 것은 아직 다 비워지지 않았음이라 본래 그릇이 없었다면 답답함도 허전함도 없었을까 삶이 내게 무엇을 원하기에 풀지 못할 숙제가 이리도 많았을까 내가 세상에 무엇을 원했기에 아직 비워지지 않은 가슴이 남았을까 돌아보면 후회와 어리석음만이 그림자처럼 남아 있는 걸 또 한해가 가고 나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코스개관: 수서역 6번 출구-대모산-구룡산-코트라 (춥지 않은 날, 둘) 12.25 약속을 안 잡으니 결국 하루종일 집에만 있게 되었다. 12월의 마지막 날, 혹시나 해 장공주에게 연락하니 마침 그날만 약속이 없다고 해 산에 가기로 했다. 헌데 약하게 가자고 해 대모-구룡을 가기로 ..

나름의 나름 송년산행? (남산 순환길, 12/24)

이해인 친구여, 알고 계시지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제가 드릴 성탄 선물은 오래 전부터 가슴에 별이 되어 박힌 예수님의 사랑 그 사랑 안에 꽃피고 열매 맺은 우정의 기쁨과 평화인 것을. 슬픈 이를 위로하고 미운 이를 용서하며 우리 모두 누군가의 집이 되어 등불을 밝히고 싶은 성탄절 잊었던 이름들을 기억하고 먼데 있는 이들을 가까이 불러들이며 문을 엽니다. 죄가 많아 숨고 싶은 우리의 가난한 부끄러움도 기도로 봉헌하며 하얀 성탄을 맞이해야겠지요? 자연의 파괴로 앓고 있는 지구와 구원을 갈망하는 인류에게 구세주로 오시는 예수님을 우리 다시 그대에게 드립니다. 일상의 삶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주님의 뜻을 우리도 성모님처럼 겸손히 받아 안기로 해요. 그 동안 못다 부른 감사의 노래를 함께 부르기로 해요. 친구여..

서울 둘레길에서 알바하기 (도봉산역-수유역, 12/21)

나태주 무슨 할 말이 저리도 많았던 겔까? 무슨 슬픔이 그리도 쌓였던 겔까? 누군가 돌아앉아 퍽퍽 울음 쏟고 있는 사람, 비어가는 가슴이여 휘어지는 나뭇가지여. 코스개관: 도봉산역 1번 출구-도봉산 입구-도봉옛길-방학동길-북한산우이역-왕실묘역길 스탬프-우이천-수유역 (오전 내내 눈 내리던 날, 둘) 출근하는데 눈이 내린다. 우산 쓰고 전철 타고 수유역에 내리니 뭔가를 나누어 주고 있다. 배낭 맨 날 보더니 산에 가져가 드시란다. 먹는건가? 학교 가 열어보니 도선사에서 나누어준 팥죽이다. 데워서 부장이랑 나누어 먹었다. 내일이 동지라고.... 눈이 많이 내려 차 가지고 온 사람들은 기어 왔단다. 시험 시간을 30분 늦춰 시작했다. 셤 감독하고 칼 조퇴해 나가는데 운동장에 학생들이 눈 가지고 노는 모습을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