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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동봉 능선 종주기 (비로봉~갓바위, 11/6)

김근숙 따사로운 가을볕이 어깨 위에 앉는다 늦깍이 가을 사랑 하나가 뿌리를 내린다 마음밭을 일군다 여름날의 폭풍과 높이 솟던 파도가 설레는 봄날의 민들레 홀씨처럼 가을하늘로 퍼진다 하늘땅이 사랑의 무늬를 그린다 곱게 물든 낙엽 손금을 그리움 담아 들여다본다 코스개관: 하늘공원-비로봉-동봉(미타봉)-염불봉-신령재-신령봉-삿갓봉-능성재-은해봉-노적봉-관봉 갓바위-주차장 (6명, 아침엔 쌀쌀했는데 오후 되며 더워짐) 팔공기맥이 마지막 한 코스가 남았는데 단풍 지기 전 팔공산 동봉에서 갓바위 산행을 미리 하기로 했다. 모처럼 회장님도 버스로 함께 이동. 신천씨가 버스 안에서도 안전벨트를 매는걸 볼 총무님 왈, "애인 생겼어? 웬 몸을 그렇게 사려?" 이태원 사태로 내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한다고..... 휴게소에..

북한산 단풍에 빠지다 (원효+의상능선, 10/30)

김동주 빌딩숲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새의 삶이 흔들린다 기침에도 놀라 떨어져 내리는 이웃들 주검처럼 납작 엎드린 낙엽 위에 수북한 추락들 그 품에도 곰삭는 사랑이 있다 바닥이 더 바닥을 껴안고 절망이 더 절망을 적시어 발아 발아 메마른 꿈 틔우는 거다 코스개관: 북한산성 입구-시구문-원효봉-북문-상운사-보리사-국녕사-가사당암문-부암동암문-삼천사 (둘, 맑고 화창하고 더웠음) 나름팀은 개점휴업. 그나마 장공주가 놀아주어 둘이서 산행을 이어간다. 오늘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구파발에서 버스타는 어려움을 무릅쓰고 원효능선을 가기로 했다. 9:30 구파발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철이 갑자기 한강 위에서 섰다. 안 그래도 장애인 한분이 자꾸 소리 질러대는데, 이태원 사건도 있는데 불안하다. 한참만에 방송도 없이 이촌..

관악산 6봉+8봉이 무서워 (10/25)

오정방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있을 곳에 있으면 혼돈이 없을 것이고 헤매지도 않을 것이고 애 태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수첩은 수첩 두는 곳에 지갑은 지갑 두는 곳에 시계는 시계 두는 곳에 돋보기는 돋보기 두는 곳에 열쇠뭉치는 열쇠뭉치 두는 곳에 핸드폰은 핸드폰을 두는 곳에 그러나 어디 꼭 그렇게만 되는가 행동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여서 늘 헤매고 찾느라 허둥대며 보낸다 많은 나이 때문인가 하는 일들로 바쁜 탓인가 신경쓸 데가 너무 많은 연유인가 아내 외엔 제 자리에 놓인 것이 암만 생각해도 하나도 없어 보인다 코스개관: 청사역 7번 출구-백운산 입구-6봉-8봉-서울대 수목원-안양 유원지 (10월의 화창한 가을날, 둘) 소풍날이라 연가를 내고 내심 평일 설악 단풍을 기대했다. 헌데 눈이 내려 입산 통제라..

수락산 가을에 스미다 (벽운골-정상-노원골, 10/23)

이영광 늦은 술자리에는 말이 안 되는 소리를 말이 된다고 작당해서 우기는 사람들. 말도 안 된다고, 못 참고 한편이 되어 대드는 사람들. 아침 산책길에는 똑같은 면티에 반바지를 갖춰 입고, 지역 광고방송 추리닝 모델들처럼 커플들이 손 붙잡고 걸어간다. 다들 서로 좀 들락거리는 중이라는 거다 한마음이라는 거다 아무리 봐도 나는, 두 사람이다 두 사람 두 사람이었는데, 최근 나에게는 노안이 왔다. 눈 비비고 보면, 머리가 둘 눈이 넷 입이 둘 팔다리가 여덟이나 달린 생면부지의 한마음이다. 코스개관: 수락산역 1번 출구-벽운동-매월정-깔딱고개 갈림길에서 좌측길-장암역 갈림길-수락산 정상-장군봉-치마바위-도솔봉-노원골 (아침엔 흐리더니 개며 더웠던 날, 시계는 조금 좋아짐, 공주와 무수리) 금욜에 이어 장공주와..

단풍 만나러 숨은벽 가기 (북한산, 10/21)

장순금 우주에 떠 있는 한 점 온기도 꼭 짜서 끌어오고 땅속 냉골에 죽은 듯 숨 쉬는 흙의 내공도 끌어와 죽을힘을 다한, 산 힘으로 좁은 문을 밀어 태아 바깥세상 언뜻 보이듯 세포와 세포 사이 실핏줄로 뜨거운 밀서 힘껏 밀어 올려 세상에 혼자 떨어지는 기도와 고통 억만 톤의 목숨값이 피붙이로 오는 코스개관: 효자2리-국사당-숨은벽-밤골-국사당-효자비 (약간 더웠던 화창한 가을날, 공주와 무수리) 화욜 동상과 오마니 면회, 수욜은 탁동과 현충원 걷기, 목욜은 하늘, 은샘과 함께 하는 독서 모임이었다. 헌데 하늘이 약속시간 다 되 못 온단다. 헐~ 은샘과 단 둘이 만날 정도로 친한건 아닌데 참 당혹스럽다. 남,녀 사이라면 썸이라도 타지? 아무튼 화기애매모호하게 은샘이 정리한 책 요약 내용을 들었고 둘이 걷다..

팔공기맥에서 가을을 만나다 (한티재-가산-갈비재, 10/16)

오광수 등 뒤에서 살짝 안는 이 누구신가요? 설레는 마음에 뒤돌아보니 산모퉁이 돌아온 가을 햇살이 아슴아슴 남아있는 그 사람 되어 단풍 조막손 내밀며 걷자 합니다 코스개관: 한티재-치키봉-가산-가산바위-모래재-갈매기산-갈비재 (9:40~17:50, 여섯, 10월의 멋진 가을날) 지난 산행은 이벤트 꽃보기 산행을 했고 이제 2번 남은 팔공기맥 제일 긴 구간인 팔공산 나머지 코스를 하는 날. 회장님은 현지 합류 하신다고 해 5명이 차 타고가다 휴게소에서 아침 먹고 군위에서 회장님 태우는데 문경 사과 한박스를 들고 오셨다. 이때만 나오는 귀한 사과라고 해 2개 깎아 맛보며 한티재 도착. 아침이라 휴게소가 아직은 한갖지다. 화장실 바로 뒤 등산로에서 출발. 팔공산이 명산은 명산인지라 길도 좋고 간간히 보이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