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23 일기장 88

서울 둘레길 걷기 (구파발~불광역, 3/24)

이시환 “아니, 왜 이리 소란스러운가?"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여니 막 부화하는 새떼가 일제히 햇살 속으로 날아오르고 흔들리는 가지마다 그들의 빈 몸이 내걸려 눈이 부시네. 코스개관: 구파발역 2번 출구-선림사-구름정원길-장미공원-불광역 (셋, 따땃한 봄날) 화, 수는 더웠던 날씨가 오늘은 쌀쌀해 졌다. 원래 불암산 둘레길을 갈 예정이었으나 하늘 사정상 집 가까운 곳에 가기로.... 처음 이 코스를 갈때는 무척 멀게 느껴졌는데 오늘 걸어보니 생각보다 거리가 얼마 안된다. 가는길 아침부터 군고구마를 파는데 맛있어 보인다. 5천원어치 샀는데 많이 준다. 행복해 하며 스탬프 찍고 커피와 함께 고구마 먹기. 짬짬히 쉬고 간식 먹고 조망 보고 평일의 한갖짐을 만끽하며 산수유, 목련, 진달래를 만났고 나무에는 새싹..

가정방문 해 뒷동산 가기 (3/20)

조병화 머지 않아 그 날이 오려니 먼저 한마디 하는 말이 세상만사 그저 가는 바람이려니, 그렇게 생각해 다오 내가 그랬듯이 실로 머지 않아 너와 내가 그렇게 작별을 할 것이려니 너도 나도 그저 한세상 바람에 불려가는 뜬구름이려니, 그렇게 생각을 해다오 내가 그랬듯이 순간만이라도 얼마나 고마웠던가 그 많은 아름답고 슬펐던 말들을 어찌 잊으리 그 많은 뜨겁고도 쓸쓸하던 가슴들을 어찌 잊으리 아, 그 많은 행복하면서도 외로웠던 날들을 어찌 잊으리 허나, 머지 않아 이별을 할 그날이 오려니 그저 세상만사 들꽃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을 해 다오 행복하고도 쓸쓸하던 이 세상을 내가 그렇게 했듯이 -천왕산 심심이가 오늘까지 휴가(!)라고 해 원래 서울 둘레길을 가기로 했는데 금욜 산행이 힘들어 혼자 뒷동산..

비오던 날 레자미 가기 (3/12)

오문경 추적추적, 흐린 비 나리는 오후 허기진 시장통 먹자골목 한 모퉁이 지나 너절한 좌판 위, 네 뜨거운 한바탕의 춤사윈 둥글게 수평을 휘감고, 어떤 기다림이 사뿐히도 내려와 푸른 저녁의 갈피를 얇게도 뜨는구려 한잔 뼈 부딪고 들이키는 주당의 쌉쌀한 막걸리 두어 사발에 아스라이 젖어오는 이 빠진 세월 알싸한 둥근 방언도 다 살가웁다 난, 네 퍼어런 치마를 죽죽 찢어 몸을 잘도 섞는다 내 비 젖은 옆구리, 허기 속에서만 그리운 널, 자꾸만 불러낸다 왕곡동 시대를 접고 내손동 시대를 연 레자미제과점. 지난번 잠깐 들리긴 했는데 집에서 동선은 어떤지 궁금하다. 비가 내려 모락산 산행을 포기하고 중앙공원, 자유공원 한바퀴 돌고 롯데마트 뒷쪽으로 가니 의외로 가깝고 동선도 단순하다. 그새 간판도 해 달았고 입간..

철사모와 청와대 관람하기 (3/8)

이향아 모여 앉아 함께 모의해 보자 우리들의 이마는 야광의 작은 이정표같이 침몰할 듯 침몰할 듯 외로움을 켜들고 핏줄을 조여 기름을 짜듯 비좁게 다가앉은 정의 울타리 문밖엔 광장이 없어도 괜찮다 여기가 우리들의 최후 장소라 할지라도 찻집엔 슬픈 삶을 적시는 안개로 자욱하고 음악은 끈끈한 이슬비같이 전염병같이 옮겨 붙는다 찻잔에서 김이 오르듯 둘러앉은 우리들이 기운이 쇠하도록 뿜어내는 빛 이미 우리는 아무데도 갈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피차 기진맥진하였다 우리도 청와대 한번 가보자는 회장님 말을 염두에 둔 여산이 예약했다고 문자가 왔다. 개인이 6명까지여서인지 남의편이 빠졌다. 같이 가자고 해 혼자 따로 예약을 했고 10시에 경복궁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회장님 갑자기 화장실 들리느라 10분 늦는다고. 오래..

합스부르크 600년전 관람하기 (3/3)

김종태 부디 콱 밟아 아주 부수어 주세요 더 이상 뜨겁지 못할 거라면 사랑 다한 추한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요 미련, 그런 척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당신의 발 아래 산산이 부서지고 싶어요 원래 오늘은 장공주와 하늘 셋이 우면산 걷고 서울둘레길 배지 받기로 했는데 장공주가 수술을 받아 당분간 산행을 할 수 없다고.... 걱정할 정도의 수술은 아니라 다행이긴 한데 12일까지는 산에 못 온다고. 그래서 하늘과 처음 예정대로 합스부르크전을 보기로 해 11시 만나기로 했는데 아침 전화. 줄을 많이 서야 한다고 조금 일찍 간다고 해 나도 부랴부랴 도착하니 하늘이 조금 일찍 도착해 줄을 서 있는데 1시간 넘게 기다려 3:30 표를 겨우 샀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경로는 반값이다. 표 산걸 행복해 하며 일단 용산 가족공원..

관악산 둘레길 걷기 (사당역-관악구청, 3/1)

반기룡 함성소리 들린다 아우내 장터에서 분연히 일어선 유관순 누나가 보인다 창검으로 무장한 광기 어린 망나니의 최후 발악이 춤을 춘다 한반도 피 물들이던 그 함성 그 참혹함 3월 초록빛 깨끗이 평정한다 2월 성지순례 여행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한테 끌려 다니던 심심이. 시간 되는대로 운동을 하기로 했고 송죽과 일주일 5만보 이상 걷기 내기를 했고 난 10만보 걷기로.... 오늘 원래 걷기로 한 날인데 경민이는 여행중 발에 물집이 생겨 못 걷는다고 했고 송죽도 성당 모임으로 못 온다고. 2명 이상은 만나기로 해 양평에서 산나리가 참석하기로 했고 이번엔 자기 가까운데 가자는 심심이의 요청으로 사당역에서 셋이 만나다. 관음사 찍고 둘레길을 걷는데 둘레길도 업다운 많다고 찡찡대는 심심이. 오르막만 나오면 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