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이용한 숙원사업 이루기 (돌산지맥1, 9/8~10)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1952~ )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서.. 산행기/2014 산행 2014.10.06
정상의 너덜이 환상이어라 (주왕지맥: 가리치-모릿재, 9/21) 사과에 대한 만가 -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1929~ ) 여기 사과가 놓여 있었고 여기 식탁이 있었다 저것은 집이었고 저기는 도시였다 여기 대륙이 잠들어 있구나. 저기 저 사과가 지구란다 아름다운 별이지 저 별에는 사과가 있었고 사과를 먹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사과는 한국산을 세.. 산행기/2014 산행 2014.09.21
새로운 지맥을 시작하다 (주왕지맥: 운두령-가리치, 8/17) 입신(入神) - 백이운(1955~ ) 내 안에 신을 모시는 줄 알았더니 내 안에 계신 신을 깨우는 줄 알았더니 천만(千萬)의 그대를 향해 나를 바쳐 가는 거. 나를 죽여 받은 또 하나의 몸이라면 돌 섶에 핀 야생초엔들 오체투지 못하리 아득한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넘어서 간 그림자여. 어릴 적 친.. 산행기/2014 산행 2014.08.19
2014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기5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 박준(1983~ )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폐가 아픈 일도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눈이 작은 일도 눈물이 많은 일도 자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나는 좋지 않.. 산행기/2014 산행 2014.08.06
2014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기4 환한 감옥 - 이태순(1960~ ) 골짜기 지나 그만, 계집애 붉게 홀려 길을 잃고 갇혔다 자지러지게 꽃잎 타는 뜨거워 아! 뜨거워라 분홍빛 환한 감옥 그 봄날 덴 자리 꽃이 진 지 이미 오래 눈 짓무른 늙은 계집 짐짓 길 잃은 척할 때 한 번 더 날 홀려다오 진달래 진달래야 경칩이 코앞이네요. 꽃.. 산행기/2014 산행 2014.08.06
2014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기3 커다란 나무 - 김기택(1957~ ) 나뭇가지들이 갈라진다 몸통에서 올라오는 살을 찢으며 갈라진다 갈라진 자리에서 구불구불 기어 나오며 갈라진다 이글이글 불꽃 모양으로 휘어지며 갈라진다 나무 위에 자라는 또 다른 나무처럼 갈라진다 팔다리처럼 손가락 발가락처럼 태어나기 이전부터 .. 산행기/2014 산행 2014.08.06
2014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기2 까치밥 - 김영환(1955~ ) 묵은 녹을 털고 빛나는 청동 화살처럼 시리게 푸른 하늘을 가르며 순정한 점 하나로 찍힌 감, 그 푯대를 향해 날아가는 까치 한 마리 새해 아침의 까치 한 마리 높다란 가지 끝에서 찬바람 눈보라 맞아가며 더욱 붉게 익어가는 감. 꽁꽁 얼어붙어 하늘길마저 끊긴 한.. 산행기/2014 산행 2014.08.06
2014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기1 다랑쉬오름 - 오승철(1957~ ) (전략) 다랑쉬, 이삿날 슬쩍 내다버린 저 놋화로 불 한 번 토해놓고 잠시 쉬는 분화구여 화산탄 날아간 자리, 증언하라. 꽃향유 증언하라, 그 자리 오로 숨던 다랑쉬동굴 소개령 끝난 반세기 댓잎들은 돌아와도 4·3의 ‘4’ 자도 금했던 역사는 갇혀있다. 왕릉이.. 산행기/2014 산행 2014.08.06
계곡산행의 종결판 (횡성 봉복산, 8/3) 얼음의 속성 - 김영재(1948~ ) 통째 언 저수지가 쩡하고 갈라졌다 숨통이 틔었는지 다음 날 나가 보았다 금이 간 날카로운 틈새 더욱 굳게 붙어 있었다 깊은 산 개울이 얼어 마실 물이 없었다 송송송 달래면서 구멍을 몇 개 냈다 얼음도 숨을 쉬는지 맑은 물을 내주었다 시인이 방금 펴낸 신.. 산행기/2014 산행 2014.08.05
당나귀 계곡찾아 갔건만.... (홍천 백우산, 7/20) 샘터 - 박용래(1925~80) 샘바닥에 걸린 하현(下弦) 얼음을 뜨네 살얼음 속에 동동 비치는 두부며 콩나물 삼십원어치 아침 동전 몇 닢의 출범(出帆) -지느러미의 무게 구숫한 하루 아깃한 하루 쪽박으로 뜨네. 대박타령만 할 게 아니라 쪽박도 둘러볼 일이다. 일확천금의 소원 아닌 헛된 망상.. 산행기/2014 산행 2014.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