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바보처럼 산다는 것이 힘든 일이어도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잎에 주근깨 돋아도 속상하지 않아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녹녹해지는 하늘 사랑이 무거워 고개 숙인 거야 세인(世人)의 손가락질이야 그렇게 살지 못하는 부러움과 질시의 눈빛 아니겠니, 살짝 눈 감으면 그만이지 비리와 권모술수와 질투를 감추고 스스로를 잘난 듯 우쭐대는 꼬락서니 치켜뜨고 볼 수 없어서 흐르는 세월의 물가에 우두커니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순수함을, 오히려 바보라고 부르는 게 세상 인심인 거야 맵지 못하다고 자존심도 없을까 세모진 씨알 속에 감춘 마음 꽃으로 피우면서 그냥 바보처럼 사는 거지 묵언(黙言), 그게 비겁한 건 아니야 각박한 세상을 외면하고 물가에서 촉촉하게 젖어 사는 삶인 것 같아도 가슴으로 흘리는 눈물이 꽃으로 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