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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넘어 시네라처 가는길 (10/10)

이정록 콩나물은 허공에 기둥 하나 밀어 올리다가 쇠기 전에 머리통을 버린다 참 좋다 쓰라린 새벽 꽃도 열매도 없는 기둥들이 제 몸을 우려내어 맑은 국물이 된다는 것 좋다 참 좋은 끝장이다 ㅅ대 근무하다 8월 정년 한 영미가 부암동에 사무실을 개소했다고 한다. 구경오라고 점심 먹고 백사실을 갔다 사무실을 가자는데 그럼 너무 약하다고 인왕산 넘어가자고 했다. 11:20 경복궁역 4번 출구 뒤 삼백집에서 경민이는 수업때문에 빠지고 다 모였다. 시그니쳐 메뉴인 콩나물국밥에 세트메뉴인 고추튀김, 닭튀김 등을 시켜 배부르게 먹었다. 영미가 쐈다. 밥 먹고 인왕산을 향해 출발~ 사직공원 가기도 전 비가 내린다. 해가 쨍쨍 하더니..... 공원지나 인왕산 가는길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있다. 사진 찍고 인왕산 외성으로 올..

결혼식 가던 날 (10/8)

김길자 하늘연달에 마주치는 들국화보다 여름을 머리에 이고 가을을 제일 먼저 알리는 나는 순수한 혈통입니다 매미도 6,7년 동안 준비한 노래 여름의 몇 낮밤을 원 없이 들으며 잠자리 푸른 눈망울에 가을향기 모으는 중이지요 각박한 세상 별이 박힌 듯 옹기종기피기에 ‘별개미취’라 부르는데 제 이름은 벌개미취입니다 화사하진 않지만 뿌리 끝에서 힘껏 밀어 올리는 몸부림으로 뙤약볕일지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흐트러짐 없이 피었다 가지요 *하늘연달 : 10월‥ 밝달뫼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 10/4부터 요양원 대면 면회가 가능하다고 한다. 오마니가 뭔가 필요하다 연락이 와 토요일 간다고 하니 곶감을 사와라, 밥을 못 먹으니 시원한 과일을 사와라 요구가 많다. 결혼식 끝나고 가려니 과일이 너무 무겁다. 아침 일찍 나서서..

꿈의 숲 정원 박람회 (10/5)

황동규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 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旅程)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木琴)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3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 한 탓이리. 4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5 낡은 단청(丹靑) 밖으로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

수리산 태양산 찾아가기 (10/4)

김귀녀 9월말까지는 덥다고 덥다고 아나운서들이 연일 목청을 높이지만 우리 집 섬돌 밑에선 가을이 온다 모과나무 밑에 몇 개 쌓아둔 돌 틈에서 가을이 온다 귀뚜라미 울음에 잠 깨어 창문을 열어 놓고 새벽하늘을 보며 시름 얹어 하늘로 보냈다 하늘에선 알았노라고 알았노라고 섬돌 가까이 귀를 기울이고 들어보라고 한다 축복의 소리 들려온다 한 시간을 들어도 싫지 않은 귀뚜라미 울음소리 섬돌 밑에서 축복의 소리로 들려온다 코스개관: 병목안-수암봉-헬기장-태양산-담배촌-병목안-수암천-안양시내 (아침이 되며 날이 갬, 둘) 개교기념일 설악을 꿈꾸었으나 1차 대피소 추첨제 신청을 못했고 당일로 가려 했으나 비 예보로 포기. 오늘 관악산 6봉+8봉을 염두에 두었으나 새벽까지 비가 내려 그것도 포기하고 아쉬운대로 수리산으로..

미쿡친구 환송 모임 (10/3)

박인혜 하루를 털어내려 눈을 감으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어제와 오늘이 뒤섞여지고 생각은 갈 곳 잃고 날아다니다 상한 감정의 우물을 파고 끝없는 갈증의 물을 마신다 뉴욕에서 온 예숙이 귀국해 7월 경주를 놀러갔고 9월엔 성희와 제주 한달 살기를 하고 올라왔다. 5일 귀국하는데 귀국 하기 전 밥을 먹자는 정숙이. 헌데 자기 집에서 먹자고 한다. 남의편은 산에 보낸다고...... 음식 잘하는 친구이긴 하지만 여러명 모이는데 걱정이 되 미리 가 도와준다고 하니 그냥 시간 맞춰 오라고.... 미리 만나 걷기를 할 사람은 하자고 했는데 예숙이는 가기로 했다 컨디션 조절을 한다고 빠지고 명화, 현숙, 나 셋이 동작역에서 만나 동작 충효길 일부를 걷고 정숙이네 아파트로 아웃 하기로..... 초장 계단을 올라가는데..

구절초 패키지 산행 (깃대봉-종석산, 10/2)

노태웅 붉은빛 감도는 나이인데 얼굴의 주름 펴라고 하∼하∼웃어보란다 건강검진 받는 날 빛바랜 세월 속에 숨어 있는 낯선 길목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 준단다 고갯마루 올라선 오늘 감춰진 몸속으로 밝은 불을 켜들고 새벽을 삼킨 안갯속을 내시경이 헤집고 다닐 때 두근거리는 가슴 모른 척 비켜서서 마음 그릇 가득 채워진 무질서의 지난날을 지켜보고 있다. 코스개관: 매죽교-깃대봉-매봉-오두봉-종석산-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 (햇날이 따거운 날 더웠지만 바람이 불면 시원하였음. 6명) 팔공기맥이 2번 남았는데 이벤트로 정읍 구절초 꽃보기 산행을 회장님이 제안하셨다. (알고보니 다음주 건산회 산행 답사를 겸한 산행이었음) 내심 널널할것 같고 구절초 좋다는 말은 들은지라 좋아했다. 오늘은 안성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정읍 ..

국시일 하늘 생파하기 (9/24)

피재현 아프지 마 라고 그가 말했을 때 명치 부근이 아파왔다 굶지 말라고 말하면 배가 고파질 것 같았다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고 말해줬다 -국시일 3년 농사 마무리 하는 날. 즉, 국시일이다. 매일 모의고사를 봤고 점수 안되는 학생은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하는데 걱정되는 몇몇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정신 차리고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튼 아침 ㅁ중에서 학생들 격려하고 들여보내고 우리들은 근처 베이커리 카페에서 차만 마시는줄 알았더니 거하게 시켜서 그걸 다 먹는다. 위대하다. 나는 하늘 생파 약속이 있어 먼저 아웃해 굽은다리역까지 부지런히 걸어가 명동 장수갈비에서 황사모 만나기 -하늘 버스데이 파리 장수갈비는 갈비를 구어 잘라주어 가져다 주어 혼자 와서 먹을 수 있는 그런 식당이라고 한다. 아무튼 ..

여름같은 가을날 기맥 잇기 (땅재-청화산-위중마을, 9/18)

오보영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데 불어오는 바람결에 잎새들 춤만 추고 있네 떨어질 운명은 전혀 안중에 없고 언뜻 보아 시원함에 그저 몸 내어 맡기고 신바람에 빈 몸만 흔들거리고 있네 뿌리가 뽑히려고 하는데 가지들은 뒤엉키어 힘겨루기만 하고 있네 말라버릴 운명에는 전혀 무관심한 채 몸통 굵기 자랑하며 서로 밀쳐만 내고 있네 이를 어쩌나!!!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데 뿌리가 뽑히려고 하는데 코스개관: 땅재-삼군봉-청화산-갈현-화산-장자봉-심령-위중마을 (9:25~17:05,더웠고 그나마 바람이 불어주어 견딜 수 있었음. 6명) 9월 첫주 산행은 태풍때문에 취소 했고 한달 만에 당나귀 산행을 하는 날이다. 아침 까멜이 안 보인다. 사정상 휴학을 한단다. 6명이 산에 다녀야 하나보다. 오늘은 회장님도 현지에서 합..

경춘선 타고 천마산 가기 (9/11)

안재동 징검다리는 흐르는 물살에 잘 버텨야 한다. 자칫 중심을 잃어 제자리를 이탈하거나 급류를 이기지 못해 떠내려가기라도 하면 사람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9월은 최대한 편하고 좋은 징검다리가 되려 애쓴다. 사람들은 심성 고운 그런 9월을 사랑한다. 길목을 지키는 존재란 으레 긴장되고 분주하게 마련이지만 가을의 길목에 선 9월은 언제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한다.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즐거운 마음을 선선한 공기를 들이켜는 사람들의 싱그러운 호흡을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잘 알기 때문이다. 9월의 들녘에선 여름내 살쪄 올라 사람들을 뒤뚱거리게 했던 무료와 권태의 비곗덩이들이 예리하게 날 다듬은 낫이며 호미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농부들의 힘찬 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