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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넘어 청계산 가기 (매봉~하우현 성당, 6/25)

김대식 여름이 운이 좋아 푸른 녹음을 만나 머물러가는 계곡 괜스레 비바람이 몰아치더라. 개울물이 바위와 함께 조잘대는데 장마가 그 꼴 못 보고 오락가락 훼방을 놓더라. 하늘말나리 해를 보며 다소곳이 웃는데 심술 굳은 장맛비 고개도 못 들게 퍼부어 대더라. 사랑이야 달콤했지, 아름다웠지. 그러나 이별은 속으로 터지는 아픔이더라. 길고 긴 그리움이더라. 사랑은 짧고 그리움은 길고 길더라. 뭐 이런 말이지. 바람이 불더라. 심술 굳은 비바람이 불어대더라.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 흐르는 눈물 씻어주는 건 그래도 바람이더라. 흐르는 눈물 감춰주는 건 그래도 비더라. 코스개관: 대공원역 2번 출구-서울랜드 후문-옥녀봉 갈림길-대공원 철조망-매봉-만경대-석기봉-이수봉-국사봉-하우현 성당 (덥고 뿌연 날, 넷) ..

2산을 계획했으나 (인왕산, 6/11)

고영민 개미가 흙을 물어와 하루종일 둑방을 쌓는 것 금낭화 핀 마당가에 비스듬히 서보는 것 소가 제 자리의 띠풀을 모두 먹어 길게 몇번을 우는 것 작은 다락방에 쥐가 끓는 것 늙은 소나무 밑에 마른 솔잎이 층층 녹슨 머리핀처럼 노랗게 쌓여 있는 것 마당에 한 무리 잠자리떼가 몰려와 어디에 앉지도 않고 빙빙 바지랑대 주위를 도는 것 저녁 논물에 산이 들어와 앉는 것 늙은 어머니가 묵정밭에서 돌을 골라내는 것 어스름녘, 고갯마루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우체부가 밭둑을 질러 우리 집 쪽으로 걸어오는 것 코스개관: 경복궁역 1번 출구-사직공원-인왕산-기차바위-홍지문-보도각 백불-자락길 일부-포방터시장 (10:10~14:25,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힘들었음. 넷) 모처럼 하늘과 넘버4가 산에 참석 한다고 해 좀 가..

서울 둘레길 아차-용마 구간 완주 (6/6)

이향아 봄날은 한 바탕 북새통에 가라앉고 연습은 충분히 끝났습니다 때죽나무 그늘에선 때죽꽃이 마르고 이팝나무 그늘에선 이팝꽃이 시들어 해는 어제보다 한 뼘이나 길어졌습니다 저녁 노을 꽈리색도 사무칠 것입니다 총연습은 끝나고 6월, 막이 올랐습니다 질경이, 익모초, 쑥부쟁이 같은 엉겅퀴, 명아주, 개망초 같은 약 오른 풀들이 대궁이를 흔들면서 차려 입은 미루나무 때까치들도 그 발아래 새 살 돋는 벌레들까지 북장구를 치며 설레발을 치며 소리소리 목숨을 공연하는 중입니다 바람은 남양군도 쪽에서 불어 와 버찌가 익어 떨어진 언덕 아래로 뱀딸기 눈짓하는 풀밭 속을 파고들고 햇살은 힘 주어 대낮을 색칠할 것입니다 묵은 연방죽 진흙 수렁에서도 영양분 넘치는 진한 향내가 행군하는 음악을 실어다 줄 것입니다 막이 오르고..

비와 함께 한 팔공기맥 (괴산마을-화산-갑령재, 6/5)

장순화 얻으려는 셋집에 비가 새고 있었다. 이 집은 언제나 이리 비가 새나요? 천만에, 비가 안 오면 전혀 새지 않아요. 코스개관: 괴산마을-살구재-447.1-645.9-충성문-화산-풍력발전기-화산마을-태양열판-하늘 전망대-통신탑-갑령재 (9:40~15:50, 여섯, 오는듯 마는듯 하던 비가 결국 하루종일 내리다) 3주 만에 하는 당나귀 산행. 이번엔 까멜 꼭 오는거냐고 카톡방에 올리니 막판 코로나에 걸려 화요일이나 해제 된다고... 병원, 약국만 갈 수 있다고 하니 좀 먼 약국으로 가면 안되냐고 웃기는 당나귀들. 결국 오늘도 6명. 비 예보가 남부지방에 있다고 총무님 준비하라는 문자가 왔다. 오면 얼마나 올까 싶어 새로 산 비옷만 챙겼다. 버스를 만나 잤고 여주 휴게소에 아침 안 먹은 백성들 아침 먹는..

비봉 주능선 가기 (북한산, 6/1)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산 활활 타오르는 것이 아니겠느냐 코스개관: 불광역 2번 출구-쪽두리봉-향로봉-전망바위-비봉 직전-진관사 선거날 번개 산행을 한다니 장공주만 손을 들었다. 그래서 모처럼 비봉 주능선을 가기로 했는데 공지를 하니 리사가 손을 든다. 투표하고 늦을까 염려했던 두 언니가 10시도 안 되 도착했단다. 나도 김밥 사가지고 오느라 일찍 나섰더니 30분 일찍 도착. 두 언니는 역 앞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어 갈증도 나 차 한잔 하고 원래 만나기로 한 30분 출발. 오늘 날씨도 덥고 햇살도 따갑다. ..

원미산 넘어 백만송이 장미원으로 (5/28)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 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코스개관: 소사역 7번 출구-소사주민센터-원미산-진달래동산-부천종합경기장-생태다리-여월동 공원-부천향토역사관-백만송이 장미공원-춘의산-부천 천문과학관-춘의정-춘의역 (맑고 바람불어 좋은날, 넷) 지난주는 내 개인사정으로 산행을 쉬었다. 에인절고는 코로나때문에 연기된 모임 하느라 바쁘다고 산행 참석이 저조한데 바리스타 자격증으로 카페 취업을 해 더 바쁜데 한달 만에 오른팔이 아파 사표를 냈단다. 직업병이 너무 빨리 왔다 웃었다. 오늘은 모처럼 하늘도 참석..

새로운 기맥을 시작하다 ( 노귀재-방가산- 살구재, 5/15)

나해철 나 내 몸에 녹색 잎이 돋길 바라 한자리에서 평생을 살아도 때 되어 잎 내리고 때 되어 잎 돋아 흐르는 하늘에 머리를 적시면 좋아 꼿꼿이 서서 희망 같은 걸로 꿈 같은 걸로 부푸는 살이 키를 키우면 그만치 높은 곳의 바람 속에 흔들려도 좋아 나 내 몸에 때 되면 잎 내리고 때 되면 잎 돋아 한자리에서 우주를 살아도 좋아 소리없이 열매 맺고 기적도 그렇게 조용하니 좋아 코스개관: 노귀재-석심산-수기령-질매봉(봉림삼거리)-석탑봉-방가산-경림산-살구재-괴산마을 (9:50~17:50, 6명. 바람 불어 좋았던 날) 사진 인터넷에서 빌려옴 5월 첫주 산행은 차량 수리가 덜 되 한번 또 쉬어 가게 되었다. 지난번 산행 후 4명이 코로나 확진 되 신천씨만 기적이고 (코로나 걸리지 않은 사람) 5명이 다 걸렸다..

케이블카 능선으로 연주암 가기 (관악산, 5/14)

강인호 저 붉디붉은 장미 한 송이 꺾어드릴까요 그대로 하여 붉어진 내 가슴 꺾어드릴까요 그대 아니면 쓸모없는 내 나머지 인생을 꺾어드릴까요 코스개관: 정부과천청사역 8번 출구-청사 뒤-케이블카 능선-연주암-과천향교 (넷, 바람불고 시계 좋았던 날) 오늘 산계 모임이 취소되어 산행 가능 멤버를 모집하니 네명. 관악산 케이블카 능선을 염두에 두었는데 넘버4 무릎이 걱정되 관악산 가도 되냐고 하니 가능하다고.... 오늘 사당 가는 전철에 사람이 한가득이다. 10시 청사역 7번 출구는 공사중이라 8번 출구로 나오니 오늘 관악산 가는 사람은 다 이쪽으로 오는지 그야말로 바글바글하다. 넷이 만나 청사 뒤로 가는데 무슨 유원지 같다. 산불 감시요원께서 잘 다녀오라 인사까지 해 준다. 여기서 산행 준비하고 출발 하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