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 469

미국가기 전 2

오래된 기도 - 이문재(1959~ )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그렇게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후략) 저절로 눈이 감겨집니다. 두 손이 맞잡아지고 그 손은 가슴 앞에 모아집니다. 뜨거운 눈시울에서 끊임없는 눈물이 흐릅니다. 온 마음이 진도 그 바다에 가 있습니다. 그 바다에서 안고 쓰다듬고 보살펴야 할 천금같이 귀한 아이들을 우리 어른들은 그만… 그 많은 생때같은 아이들을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아이들이 오지 않습니다. 가슴을 쳐 봅니다. 발을 구르고 통곡해 봅니다. 후회와 통한으로 가슴..

미국 가기 전 1 (2014.11.1~2)

묵상 - 장영수(1947~ ) 천주교 수위 시절 밤중에 수녀관 담에서 나를 부르던 찬모 아줌마 그 뜨거운 옥수수빵 한 조각에 나는 이 세상 사랑을 배웠으니 일일이 열거해 무엇하리오 사랑의 원천은 그렇게 나를 부르는 소리 같은 것이라 여기는 나를 바보 같다고 못난이들이 히죽거릴 때에도 나는 그런 분들을 흉내내고자 하였습니다 손을 내밀었을 때 뭐, 돈 달라고? 하고 카디건 주머니에 손을 감추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랑이 아닙니다. 손을 내밀었을 때 그래, 너 배고프구나! 하고 가방에서 지갑부터 꺼내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바보 소리 들은들 어떻습니까. 저마다 바보 되기 싫어 안달인 세상에서 지레 바보라는 명찰을 달아버리는 개성,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새로운 스타일이 아니고 뭐던가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