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기 (4/22) 반성 - 류근(1966~ ) 하늘이 함부로 죽지 않는 것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별들이 제 품 안에 꽃피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조차 제 품 안에서 평화롭기 때문이다 보아라, 하늘조차 제가 낳은 것들을 위해 늙은 목숨 끊지 못하고 고달픈 생애를 이어간다 하늘에게서 배우자 하늘이라고 왜 아프고.. 산 이외.../2015일기 2015.04.22
철사모와 천리포 수목원에서 1박 하기 (2/16~17) 엄마 걱정 - 기형도(1960~89)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 산 이외.../2015일기 2015.02.21
사려니숲길, 우도가기 (1/7~8) 아파트나무 - 윤성택(1972~ ) 인부들이 몰려와 땅을 파고 아파트를 심은 건 고교 입학 무렵이었다 맨 먼저 커다란 파일이 내려가 지하 깊은 곳에 붉은 뿌리를 박았다 모세혈관 같은 철근들이 묶이고 제법 단단한 각질이 덧대어지기도 했다 시끄러운 소음과 분진을 광합성하며 자고 나면 조.. 산 이외.../2015일기 2015.01.14
사구회와 제주를 가다 그 첫날-가파도 (1/5) 볼트와 너트의 시 - 김복근(1950~ ) 적의의 눈으로 그대를 지켜봄은 펑크 난 나의 일상 구부러진 좌표 속에 일몰이 가져다주는 알 수 없는 공포 때문 무심코 돌려 대는 볼트와 너트처럼 나는 조이고 있다 때로는 풀리고 있다 감출 수 없는 아픔에 벼랑을 딛고 섰다 펑크가 난 것이 자동차인 .. 산 이외.../2015일기 2015.01.13
여산 사진으로 보는 탁동 여행 (1/5~9) 11직박구리의 선물 - 김일영(1970~ ) 이른 아침, 숲 아래 있는 내 방 근처가 시끄럽다 직박구리 한 마리 무엇인가 물고 시끄럽다 먼 곳에서 보내온 장난감을 친구에게 자랑하듯 소나무에 앉았다가 전선에 앉았다가 아침이 새의 활기로 어수선하다 한 마리는 전봇대에 앉아 부산한 자기 짝을 .. 산 이외.../2015일기 2015.01.12
철사모 송년회 (12/28) 술을 권하며 - 이백(701~762)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저 물 천상에서 내려와 세차게 흘러 바다에 곧 이르면 돌아오지 않음을!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고귀한 집 속 밝은 거울을 대하고 백발을 슬퍼함을! 아침에 푸른 실 같던 머리카락 저녁 되니 어느덧 흰 눈이어라. 인생 마음대로 할 .. 산 이외.../2014 일기 2015.01.03
성북동 가구박물관 (11/26) 붉은 시간 - 우은숙(1961~ ) 삶이 꽤 악착같이 들러붙을 때가 있다 절박한 시간만이 내게로 올 때가 있다 퇴근길 쪼그라든 해가 등 뒤에 걸린 그때 청도 운문사 대웅보전 천장에는 반야용선이 있습니다. 생전에 덕을 많이 쌓은 신심 깊은 중생들을 피안의 세계인 극락으로 인도하는 배입니.. 산 이외.../2014 일기 2014.11.26
십대를 위한 사랑학개론 이성 사귀는 아이 간섭하면 둘이 더 가까워져 [중앙일보] 입력 2014.07.04 02:30 / 수정 2014.07.04 02:30 『십대를 위한 사랑학개론』낸 정연희·최규영 고교 보건교사 "사랑 없는 성, 무서운 줄 잘 몰라 데이트 비용은 반반씩이 좋지요" 서울과학고 최규영 보건교사(왼쪽)와 서울 한세사이버보안.. 산 이외.../2014 일기 2014.07.04
K-pop hologram 맛보기 (5/21) 행복 찾기 -전석홍(1934~ ) 미처 몰랐었네 그것이 행복인 줄을 하루치 땀방울 흠뻑 쏟아내고 둥지 들어 도란도란 어둠을 사를 때 지금 발 디딘 여기 이 자리 하찮은 일상에서 흐뭇함을 느낄 때 이 순간이 행복인 것을 뜬구름 잡으려 헤매는 무리들 오늘도 빈 하늘만 찾아 떠도네 가진 것 크.. 산 이외.../2014 일기 2014.05.22
우비소녀(?)들의 힐링 여행기2 (4/27)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비 - 이상교(1949~ ) 콕, 콕, 콕, 콕, 콕……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발꿈치는 뾰족하다. 콕, 콕, 콕, 콕, 콕…… 뾰족한 발꿈치가 입이다.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발꿈치 입이 하는 말 무슨 얘기인지 하나도 못 알.. 산 이외.../2014 일기 201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