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68

만추 수락산 도전기 (11/8)

낙엽 곁에서 현상길 서서히 손끝부터 불붙을 줄 알면서 지친 길모퉁이 돌아 흔들리며 휘청대며 서러운 꽃잎이나 만날까 가지 뒤 숨어 추억을 엿보다가 낯선 둔덕 아래 상처투성이로 뒹굴 줄 알면서 너는 여름내 뙤약술을 퍼마셨다 스스로 타는 열정 못 이겨 바람 속에 내던지는 빈 몸 그리도 가벼운가 부서지는 침묵으로 일어설 때 붉은 날갯짓 더욱 뜨거워지는 우리의 피날레를 위하여 오늘밤은 홀로 가을비를 들이킨다 코스개관: 수락산역 1번 출구-귀임봉 방향-도솔봉-장군봉-수락산-수락산장-내원암-금류폭포-청학리 (10:05~15:00) 수락산역 멀다. 하늘이 도착해 있고 에인절고 와 출발. 작년에 갔던 계곡 코스로 올라가려다 깔딱고개 코스가 하늘에게 무리일것 같아 오른쪽 귀임봉 이정표가 보인다. 거리는 더 길지만 완만할걸..

지맥길에서 선경에 빠지다 (경산묘원-삼성산-우록재, 11/1)

현상길 서서히 손끝부터 불붙을 줄 알면서 지친 길모퉁이 돌아 흔들리며 휘청대며 서러운 꽃잎이나 만날까 가지 뒤 숨어 추억을 엿보다가 낯선 둔덕 아래 상처투성이로 뒹굴 줄 알면서 너는 여름내 뙤약술을 퍼마셨다 스스로 타는 열정 못 이겨 바람 속에 내던지는 빈 몸 그리도 가벼운가 부서지는 침묵으로 일어설 때 붉은 날갯짓 더욱 뜨거워지는 우리의 피날레를 위하여 오늘밤은 홀로 가을비를 들이킨다 산행일: 2020.11.1 (일) 코스개관: 솔정고개-차량이동-경산묘원-634봉-상원산-변전소-팔조령 (점심)-봉화산-대바우봉-삼성산-우록재 (10:10~15:40) 날씨: 오전에 내리다 그친 비 덕분의 무릉도원의 경치를 만끽하다. 멤버: 당나귀 6명 안 그래도 까멜이 시부상을 당해 못나와 6명인데 휴게소에서 아침 먹는데..

불암산 찾아가기 (10/31)

정웅 따지고 보면 얼마나 망설이고, 또 설레였던가 연두빛으로 싹 틔우던 그렇게 눈부신 세상이었음을 또 얼마나 창창(蒼蒼)했던가 싱그러워 푸르름으로 뽐내던 그 울울(鬱鬱)한 여름날은 언제였고 만산홍엽(滿山紅葉)이라지만 이제 얼마나 더 버티느냐 혹은 언제 다 훌훌 벗느냐는 겨울행 문턱에서 부질없다 도로 돌아감(復歸其根복귀기근) 이미 새봄은 예약했을 터 어서 불태워져 진토되어라 두려울까? 낙엽의 일생 아니다. 인생의 가을 이 가을, 사랑하리라 코스개관: 상계역 1번 출구-정암사 입구- 청암 능선-석장봉 갈림길-정상-불암산성-공릉동 근린공원-화랑대역 (10:05~14:45) 1년 만에 불암산 가는데 길이 헷갈려 우왕좌왕 하다 겨우 길 찾기. 불암산 근린공원 가다 둘레길 아닌 정상 가는 길은 올라가 보니 청암 능..

숨은벽? 들킨벽? (북한산, 10/24)

박인혜 하나의 인간임을 알게 하는 것, 타인과 내가 다름을 인정하고 나 자신을 더욱 자신답게 하는 것, 캄캄한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그 빛으로 인해 또 다른 빛을 찾아 헤매는.... 무엇이든 닿고 싶고 닿으면, 빛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하나의 불꽃 숨은벽 가고 싶다는 넘버4 민원이 있어 9시반 불광역 8번 출구에서 만나 버스를 한대 놓치고 겨우 탔다. 국사당 앞은 무슨 터미널 같다. 단풍은 다 숨은벽으로 보러왔나보다. 초입 들어서니 한갖지더니 길이 험해지며 정체 발생. 줄서서 가고 새치기 하고 어수선 하다. 기다렸다 테라스에 무사히 올라갔는데 여기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잠시 쉬고 인증샷 하고 멀리서 대슬랩을 보니 무서워 보인다. 반달바위에서 사진 짝고 밤골로 하산하는 길 단풍은 조금 마르..

비슬지맥 가을에 물들다 (이이재-선의산-솔정고개, 10/18)

나태주 아침저녁 맑은 물로 깨끗하게 닦아주고 매만져 준다 당분간은 내가 신세지며 살아야 할 사글세방 밤이면 침대에 반듯이 눕혀 재워도 주고 낮이면 그럴 듯한 옷으로 치장해 주기도 하고 더러는 병원이나 술집에도 데리고 다닌다 처음에는 내 집인 줄 알았지 살다보니 그만 전셋집으로 바뀌더니 전세 돈이 자꾸만 오르는 거야 견디다 못해 전세 돈 빼어 이제는 사글세로 사는 신세가 되었지 모아둔 돈은 줄어들고 방세는 점점 오르고 그러나 어쩌겠나 당분간은 내가 신세져야 할 나의 집 아침저녁 맑은 물로 깨끗하게 씻어 주고 닦아준다 산행일: 2020.10.18 (일) 코스개관: 이이재-신방산-선의산-용각산-안산-솔정고개 (9:50~16:45) 날씨: 10월의 멋진 가을날 멤버: 당나귀 7명 아침 농수산시장에 총무님 차를 ..

우면산+양재천 걷기 (10/17)

강학희 나를 꽃이라 하신 아버지 나는 무성한 닢, 뿐 꽃이 아닙니다 꽃이 아닙니다 오로지 꽃이라 하신 말씀에 매달려 세상을 헤어도 나는 꽃이 아닙니다 나는 꽃이 아닙니다 꽃이라 믿기만 하면 꽃이라니 때론 꿈에 분노하여도 꽃이 아닙니다 나는 꽃이 아닙니다 벽인들 담인들 길인들 틈, 틈새 찔리고 데이고 쓸리다 잎새마저도 떨굴 시간 아-아 꿈일까 “저-기 저 높은 담벼락 꽃보다 예쁜 담쟁이 좀 봐요!” 세상이 내 피멍든 등판을 꽃보다 아름답다 합니다 아-아, 이제야 압니다, 꽃이란 아름다운 상처라는 것을 나는 꽃보다 더 붉은 꽃이라는 것을. 사당역 2번 출구-남태령 정상-소망탑-양재 시민의 숲-양재천 모처럼 여산 빠진 여학생이 다 출석하던 날. 사당역에서 만났다. 시작도 하기 전 장공주는 지친 모습니다. 우면..

1일2산 가기 (인왕산-안산, 10/10)

나상국 노을빛으로 불타는 저녁 하늘과 맞닿은 산비탈 바람이 목놓아 울고 간 자리마다 칼에 베인 핏빛 생채기가 억새밭 여기저기 잠 못 이루고 펄럭인다 새들은 몸을 숨긴 채 붉은 노을빛 하늘을 조각조각 베어 문다 상처 입은 바람 해거름 녘 강둑으로 내려와 몸을 씻으며 낮게 엎드려 강울음 소리로 숨죽여 운다 어둠이 찾아드는 저녁에 코스개관: 무악재역 1번출구-청련사 입구-기차바위-정상-수도사업소-무악재역-독립문역-안산 자락길-고은 초등학교-홍제역 셋이 오전에 만나다. 하늘이 오미자물을 4병이나 들고 왔다. 한병씩 나누어 청권사쪽으로 올라가니 많이 내려오던 그 코스다. 기차바위로 올라가는건 처임이다. 멀리 기차바위를 올려다보는 경치도 좋다. 늘 사직동 방향에서 올라오다 반대편으로 올라오니 뷰는 이쪽이 훨씬 좋은..

비슬기맥 3차 (대천고개-대왕산-이이재, 10/4)

전병조 시월엔 코스모스를 심어야지 하얗게 그리고 빨갛게 창백한 연분홍 그대 미소를 닮은 시월의 여왕을 그려야지 가도가도 왕십리 험난한 인생길에 그대 젊은 날의 초상화를 그려야지 뜨거운 추억이 숨쉬도록 내 순정의 뜨락 위에 그대 고운 가을날의 동화를 그려야지 넘어지면 코닿을 데 그리 멀지도 않은 그 먼 훗날을 위하여 조금은 아쉬워할 그리움을 심어야지 핑계를 대기 위해 한때는 그대 죽도록 사랑했노라 그 멋쩍은 핑계를 대기 위해 그대 고운 가을날의 한련화를 심어야지 산행일: 2020.10.4 (일) 코스개관: 대천고개-곡돌내재-갈고개-대왕산-분기봉(삼면봉)-벗고개-486봉-이이재 (9:35~17:40) 날씨: 흐렸고 다소 덥게 느껴진 가을 멤버: 당나귀 6명 추석 연휴를 낀 첫번째 일욜. 당나귀 산행을 예정대..

연휴를 보람있게 2-운문산 가기 (10/3)

김안로 우리 집 아파트는 가을모기 한 마리 키운다.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한 톨의 씨앗처럼, 날이 갈수록 몸집이 작아지고 진화된 놈은, 엘리베이트를 동승했다 내릴 때 내 뒤를 밟고 집 안으로 들어온 침입자다. 당장 잡아서 물고를 내고 싶지만 그거 쉽게 볼 일 아니다. 놈의 도피지능은 언제나 나의 색출능력을 앞지르고 지형지물 활용이나 돌격엔 더없는 명수다. 햐, 요놈 봐라! 그 작은 몸집으로, 숨죽여서 이빨 깨물고 핏대 세우는 나하고 한 판 붙어보자는 거다. 나 참, 같잖아서. 놈은 자리를 깔고 이불을 펼 때마다 스토커처럼 찾아와 내 주위에다 진을 친다. 나도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하루는 집안의 전등을 죄다 끄고 TV만 켜놓고선 킬러를 최대한 손 가까이 두고 놈의 동선(動線)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뿔사!..

연휴를 보람있게 1-숙원사업을 이루던 날 (민둥산, 10/2)

최홍윤 사랑방 주인들은 가을볕을 덮고 푸른 산맥 자락에 고즈넉이 주무시고 방방곡곡에 흩어진 손(孫)들이 모여 태생부터 배운 절을 공손히도 올린다 감나무 가지에 보름달 걸리면 주안상에 흥얼거리다 돈 안 드는 빈말로 토닥이면 된다 한가위, 세상에 이런 날도 다 있다니 참 좋은 날이다 코스개관: 증산초-급경사길-쉼터 (임도길)-정상-정상둘레길-정상-쉼터-완만한길-증산초 (8:50~14:00) 당나귀 산행하던 날 회장님이 추석때 뭐하냐며 어디 가고 싶은 산 없냐 물어보신다. 민둥산이요... 박샘이 아직 민둥산을 안가봤다고? 그럼 토욜 산에 가자고 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어 그냥 넘어가는줄 알았는데 토욜 전화를 하셨다. 내일 뭐햐나고... 친정 김치 하러 가야 한다고 하니 그럼 추석 다음날 민둥산 가자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