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68

조망이 아쉬웠던 황석-거망산 (7/19)

유안진 칠칠한 머리채 풀어 목을 놓아 울고 싶구나 뼈가 녹고 살이 흐물도록 이승 너머 저승까지 모질게 매듭진 인연 그만 녹여 풀고 싶구나 산행일: 2020.7.19 (일) 코스개관: 유동마을-황석산-북봉 (우화)-뫼재-헬기장-거망산-헬기장-지장골-용추사-용추계곡 주차장 (9:20~17:50) 날씨: 후덥지근하고 가스가 끼어 시계 제로였던 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아 천만 다행이었음. 멤버: 당나귀 6명 진양기맥이 끝났고 기맥 중 거망산 가는길 표시롤 보고 가고 싶었고 그날 귀가길의 멋진 계곡을 보고 기맥 끝나면 황석-거망을 따로 하자고는 했는데 잊고 있었다. 회장님 총기 있게 비슬기맥 하기 전 황석-거망을 한다고 했는데 주말 비 예보가 있다. 그것도 많이.... 토욜 만난 동업자 왈 자기가 황석산에서 넘..

북한산 둘레길 걷기 (화계사-평창동, 7/18)

김선우 무릉계에 와서 알았네 물에도 뼈가 있음을 파인 돌이 이끼 핀 돌 안아주고자 하는 마음 큰 돌이 작은 돌에게 건너가고자 하는 마음이 안타까워 물은 슬쩍 제 몸을 휘네 튕겨오르는 물방울, 돌의 이마 붉어지네 물 주름지네 주름 위에 주름이 겹치면서 아하, 저 물소리 내 몸에서 나던 바로 그 소리 나 그대에게 기울어가는 것은 뼛속까지 몽땅 휘어지는 일이었네 코스개관: 화계역 2번 출구-화계사-흰구름길-솔샘길-명상길-평창동 7월 첫째주 화계사까지 둘레길을 걸었고 오늘은 그 다음 구간을 걷기로 했다. 오늘은 토요산악회 팀에 여산이 청일점으로 참석. 화계사 입구는 아스팔트 포장 공사로 바쁘다. 화계사 입구에서 사진을 서로 찍어주기로 한다며 '멸치, 대가리' 하며 사진을 찍어준다. 덕분에 단체 사진을 찍을 수 ..

북한산 이어 가기 (원효봉, 7/11)

김용화 가까이 오지 마셔요 이윽한 눈빛으로 떠보려 하지도 마시어요 애오라지 단 한 분, 지아비 손끝에서만 피어나는 꽃이랍니다 제 몸에 손대는 순간 그예 당신은, 눈이 멀고 말 것이어요 코스개관: 북한산성 입구-시구문-원효봉-북문-상운사-대동사-수문지-보리사-계곡길-산성입구 (11:00~16:50) 지난번은 일부지만 의상능선을 맛 본 지라 힘든 길 적은 길을 고민하다 원효능선을 가기로 했다. 10시 불광역에서 넷이 만나 34번 버스를 타고 무사히 앉아서 산성입구 도착. 산행 준비 하고 출발하니 거의 11시. 1시간 이나 걸리네? 다리 건너기 전 사진찍고 출발한것 까진 좋았는데 둘레길에서 원효봉 가는 갈림길이 영 안나온다. 길을 놓친줄 알고 왔다 갔다 하며 시간을 까먹었는데 나도 여산처럼 아직 나오지 않은 ..

야호, 진양기맥 졸업이다 (용산치-진양호선착장, 7/5)

강효수 보이는 것만 보는 내 눈을 경계하라 고루한 마음을 타파하라 시처럼 시인처럼 일반적 사고를 벗어나 통속적 관념을 탈피하라 짧은 시간에 다가온 문명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세상이 온다 그들의 지문을 기억하라 흙과 풀과 나무와 바위와 새와 바람이 태양과 달과 별 그리고 곤충이 그들의 언어로 산을 이루었듯이 그들과 대화하는 존재들이 보이지 않는 섬에 있다 주파수를 바꾸고 교감하라 별과 별의 언어를 들으라 달은 고개 돌려 바라보리라 내 안에 보이지 않는 피가 흐르고 있다 내 머리 위에 보이지 않는 섬이 떠 있다 산행일: 2020.7.5 (일) 코스개관: 용산치-장아산-암거-양마산-우악정-진양호 선착장 (9:50~16:40) 날씨: 습도가 높아 땀 많이 흘리던 날 멤버: 당나귀 7명 드디어 진양기맥 마지막..

북한산 둘레길 걷기 (우이동~화계사, 7/4)

강현덕 바람에 누운 풀잎 위로 바쁜 물들이 지나간다 물 속에서 더 짙어진 달개비의 푸른 눈썹 세상은 화해의 손을 저리 오래 흔들고 있다 오늘 세 조직의 조인 산행? 둘레길 걷기. 철사모와 산계와 영등산악회. 여학생들은 토욜 시간 될 때마다 산에 다녔고 가장 나중 합류한 고천사. 여산이 시간 된다고 해 둘레길 가기로 했고 철사모도 초대해 철모 오라방만 참석. 10시 북한산우이역에서 만나는데 리사가 조금 늦어 헐레벌떡 도착. 산행 기점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오늘 간식으로 양다리를 먹는다는 여산. 양다리를 간식으로? 11시 예약 했다고 솔밭공원에서 간식을 먹으려니 먹지 말라고 한다. 그래도 꺼낸 김에 떡을 한조각만 먹고 In my memory를 향해 출발. 아무래도 11시에는 도착 못할것 같다고 여산이 전화..

1일 2산 (대모-구룡산, 6/27)

친구 송정숙 달 보면 생각 다 잃어도 너 만은 그늘이 좋다 수서역 6번 출구-대모산-구룡산-koica 오늘 리사와 장공주 빠진 자리를 고천사가 채우러 왔다. 오랫만에 산에 온다는 고천사는 앞으로 내달린다. 썩어도 영등회 출신? 서로 속도도 맞추고 대화도 나누고 가는데 그 많던 사람들이 둘레길로 대부분 갔는지 등산로는 붐비지 않아 좋다. 대모산 정상 찍고 구룡산 가니 정상석이 바닥에 있다고 누워 찍으란다. ㅎㅎㅎ 계란 오이 커피를 계통없이 먹고 하산하는 길은 약간 거칠지만 북한산에 비하면 둘레길이다. 염곡동 4거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고 차까지 마시고 고천사는 지방 상가집 가야 힌다고 먼저 가고 나와 히늘은 양재역까지 걸었다. 부득이한 일이 없는한 토요 산행은 쭉 이어가기로... 감고사~

해가 제일 긴 날 짧은 산행 (진양기맥, 아등재-성현산-한티재, 6/21)

김윤자 처음엔 애처로웠지. 비에 젖어 떠는 나무가 어미 되어 품어주고 싶은 아가, 나무야 잎사귀를 꼬옥 오므려봐. 아님 빗줄기를 떠밀어봐 외다리로 버티어 서서 따닥따닥 볼을 치는 비를 배꽃 하늘거리듯 웃으며 맞고 서 있어. 나무는 자꾸 가 보았어.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거기 배꽃 하늘거리듯 서 있는 나무를 믿고 차츰 내가 아가 되어 나무 곁으로 살살 파고들다가 나무 밑의 고요한 흙을 보게 된 거야 침묵으로 나무를 품고 있는 검붉도록 사람들 발길에 채이면서도 다지고 또 다진 몸으로 나무를 받들고 있는 나무야, 흙에 꽂히려는 장대비 촉살을 그렇게 네 머리로 받아치고 있었구나 너를 부축이는 흙, 흙을 위해서 비 오는 날 산에 가면 맑은 날 산에 가는 것보다 더 익어서 돌아온다. 산행일: 2020.6. 21 ..

의상능선 맛보기 (북한산, 6/20)

김현옥 벽에는 문이 있다 열 한살 고아 소년 해리가 성큼 발을 내딛고 런던 킹스크로스역 벽을 뚫고 들어가 듯 벽은 문이다 절망의 벽 앞에 서면 희망의 문을 꿈꾼다 벽을 벽으로 보면 문은 보이지 않는다 간절히 바라지 않는 자는 벽 앞에 멈춘다 피범벅이 되어도 수없이 무뎌지고 목을 찌르는 부리를 암벽에 쳐 깨뜨리고 살 속을 파고드는 발톱 낡고 무거워진 깃털을 뽑아내고 새 부리 새 발톱 새 깃털로 날아오르는 독수리처럼 새로운 삶의 문은 반드시 고통을 참고 견디며 기다리는 것이다 코스개관: 백화사-가사당암문-용혈봉-용출봉-증취봉-부암동암문-삼천사 넷이 불광역에서 만나 34번 버스타고 가다 백화사 정류장을 놓쳐 흥국사에서 내려 되돌아가기. 아침부터 덥다. 오늘 이 코스를 잡긴 했는데 조금 걱정은 됐다. 의상봉은 ..

암릉의 매력에 빠지다 (진양기맥, 남령-월봉산-수망령, 6/7)

가영심 나 이제껏 모르고 살았구나 불면의 내 사랑 물속에 빛나고 있는 푸른 조각달인 것을 물속 깊이 깊이 가라앉아 소리없이 울다가 미움도 사랑도 무딘 돌칼 되어버린 것을 나 이제야 한 생애 안개속을 헤매다 만난 들판에 잊혀진 내 사랑 온통 삘기꽃으로 피어난 것을 알았네 산행일: 2020.6.7 (일) 코스개관: 남령-칼날봉-월봉산-큰목재-거망산 갈림길-수막령 (9:20~15:00) 날씨: 덥고 습하고 가스가 낀 흐렸다 개었다... 멤버: 당나귀 7명 2월16일 진양기맥 기점인 남덕유에서 수망령까지가 원래 1구간이었다. 이날 날도 추웠고 눈도 내렸고 알바까지 하는 바람에 남령에서 끊고 빼먹은 구간을 하기로 한날. 추위에 벌벌떨던 그 산은 어디가고 넝쿨로 뒤덥힌 산길이 나타났다. 정말이지 이 산 맞나 싶을 ..

북한산 가기 (6/6)

김숲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는 산 먼 길 돌아온 자식을 위해 어머니가 차려놓은 밥상처럼 맛있는 성찬을 차려놓았다 오늘의 메뉴는 아름다리 굴참나무 정식 밑둥부터 우듬지까지 천천히 꼭꼭 씹어 음미한다 햇빛 소스가 뿌려진 이파리 샐러드는 아삭아삭 싱그러운 맛이다 이팝나무가 퍼놓은 하얀 쌀밥엔 윤기가 자르르 흘러 군침 흘리며 게걸스럽게 한 그릇 한다 후식으로 나온 꽃들 금낭화, 초롱꽃, 개발꽃, 바람꽃 향기롭고 달보드르레한 맛이 난다 새소리, 물소리 연주까지 곁들여진 눈과 코와 귀로 먹는 즐거운 만찬 다음엔 자작나무를 먹어볼까 아니, 매콤한 생강나무와 입안이 환한 산초나무도 괜찮을 거야 올 때마다 상차림이 달라지는 걸 눈 밝은 사람들은 알고있다 산딸기, 머루, 다래, 으름 가끔씩 별미도 곁들여 주는 오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