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3 산행기 83

억새보러 창녕 화왕-관룡산 가기 (11/5)

신현림 바다가 보이는 곳에 빨래를 널어두었다 셔츠가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겠지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가지 자신이 그리워하는 것을 기다리면 언젠가 그대가 다가오듯 가을을 그리워하니 어느새 낙엽이 떨어진다 코스개관: 창녕박물관-화왕산-서문-배바위-동문-허준세트장-옥천3거리-관룡산-구룡산-관룡사-화왕산 주차장 (여름같은 가을날, 당나귀 5명) 지난번 황매산 산행 후 이번 산행은 화왕산-관룡산이라고 한다. 먼데를 또 간다고? 회장님이 경주 가족모임에 참석한 후 산행에 함께 하신다는데 신천씨가 볼 일이 있다고 결석계를 냈다. 6시 총무님 차로 넷이 이동해 가는데 비몽사몽 조는 동안 비가 왔다 해가 났다 무지개 떴다 그야말로 스펙타클한 날씨을 보여주더니 선산휴게소에 도착하니 비는 안..

억새보러 유명산에 갔으나... (11/1)

심후섭 에이, 너무 작다 도토리 이걸 주워 언제 묵을 만드나 수박만 했으면 서너 개만 주워도 될 텐테 그때 도토리 하나 떨어져 머리를 때렸다 아야, 아 아 아, 잘못했습니다 도토리 크기는 지금이 딱 맞습니다 코스개관: 농다치고개-소구니산-유명산-소구니산-농다치고개 (빗방울에 가스가 끼어 시계 제로, 셋) 연 2주 내 사정으로 빠지고 3주 만에 산나리 만나 산행 하는 날. 수욜만 되면 비가 오더니 오늘도 비 예보가 있는데 설마.... 유명산 억새산행을 기대하며 지난번 하산 한 농다치 고개로 올라가는데 여기가 이렇게 가파랐나 싶었고 여기로 내려올 생각을 하니 걱정도 되었다. 특히 산나리는 오늘 창갈이 새로 한 등산화 신고 오느라 스틱도 빼놓고 왔다고. 계단을 올라가니 단풍이 조금 남아있긴 했지만 대부분 떨어..

관악산 6봉 국기봉 찍기 (10/29)

권정생 싸리비로 뜰을 씁니다. 말끔히 말끔히 뜰을 씁니다. 한 묶음 다발로 묶인 포기 포기 싸리나무들은 모두 산에서 자랐습니다. 푸른 잎과 보라빛 꽃을 피우며 싸리나무들은 볓볓이 반짝이는 봉우리에서 꿈을 꾸면서 자랐습니다. 그 꿈이 한 자루 싸리비가 된 것입니다. 싸리나무들은 싸리비가 좋았습니다. 아침마다 깨끗이 깨끗이 풀을 쓰는 것으로 즐겁습니다. 코스개관: 정부과천청사역-청사 뒤-6봉 능선 가다 우회를 너무 길게 해 6봉 지나치다-6봉 국기봉-8봉 국기봉-불성사-서울대 수목원-안양유원지-관악역 (둘, 낮에는 덥게 느껴진 가을날) 이번주 일정은 원래 계획대로 된게 하나도 없다. 토욜 일이 있다고 해 일욜 장공주와 어딜 갈까 고민하다 가을 8봉 단풍이 고왔던게 생각 나 내심 6봉에 8봉을 염두에 두었다...

가을엔 설악이 정답 (10/24)

조신호 직장 회식 마치고 주차장에 나오니 동료 한 분이 다가와서 가을밤 하늘 높이 걸린 반달을 가리키며 선물로 드립니다 고이 가져가세요, 하며 싱긋 미소 짓는다 얼떨결에 선물은 가슴에 받아 들고 반달은 하늘에 걸어둔다 코스개관: 오색-대청-중청대피소-소청-희운각-양폭-비선대-설악동 (10월의 가을날, 둘) 2013년에는 설악을 세 번째 오는것 같다. 2월엔 생일 선물이라고, 5월, 그리고 가을엔 결혼 애도일 선물이라고.... 평일이라 동서울 6:30 첫차를 탈 수 있다. 전날 아침으로 먹을 유부초밥 쌌고 빵, 떡, 과일 등을 쌌다. 아침에 일어나 보온병에 물 담고 출발해 버스를 탔는데 대부분 등산객이고 거의 찬것 같다. 한계령에서 많이 내렸고 흘림골에서도 많이 내렸고 막상 오색에서는 몇명 내리지 않았다...

단풍보러 원효봉에 갔건만... (북한산, 10/21)

김승기 바보처럼 산다는 것이 힘든 일이어도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잎에 주근깨 돋아도 속상하지 않아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녹녹해지는 하늘 사랑이 무거워 고개 숙인 거야 세인(世人)의 손가락질이야 그렇게 살지 못하는 부러움과 질시의 눈빛 아니겠니, 살짝 눈 감으면 그만이지 비리와 권모술수와 질투를 감추고 스스로를 잘난 듯 우쭐대는 꼬락서니 치켜뜨고 볼 수 없어서 흐르는 세월의 물가에 우두커니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순수함을, 오히려 바보라고 부르는 게 세상 인심인 거야 맵지 못하다고 자존심도 없을까 세모진 씨알 속에 감춘 마음 꽃으로 피우면서 그냥 바보처럼 사는 거지 묵언(黙言), 그게 비겁한 건 아니야 각박한 세상을 외면하고 물가에서 촉촉하게 젖어 사는 삶인 것 같아도 가슴으로 흘리는 눈물이 꽃으로 피는 ..

성냥팔이 3총사 지리 도전기 2 (벽소령-중산리, 10/18)

정현종 자! 모두들 기운 내시고 오늘도 화이팅, 홧팅입니닷. 그대여! 하물며 저 나무들은 저렇게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데도 중심이 아무런 흔들림이 없잖아요!!! 대피소에 여자는 8명이 전부다. 자다 더워 전기 판넬 온도를 낮추어 자다 깨다 반복하다 깨보니 5시. 일어나야 할것 같다. 짐 싸가지고 나가 취사장에서 라면 1개 끓여 남은 밥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하니 6시. 랜턴 없이 그럭저럭 갈 만하다. 벽소령에서 가는 평지길에 데크를 깔아 놓았다. 낙석 위험지역이라 그런것 같다. 아무튼 길이 순해져 다행이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산길을 걷다 벽소령에서 잔 커플팀을 추월했다. 어제 아침에 비하면 봄날이지만 걷다보니 더워졌다. 겉옷 한개씩 벗고 빠르진 않지만 꾸준하게 가다보니 선비샘. 선비샘 주변도 공사를 하려..

미녀3총사 가을 지리 도전기 1 (10/17~18)

김재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았어도 헛살아 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은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걸어가야 만날수 있는 꽃 국화는 드러내는 꽃이 아니라 숨어있는 꽃이다 느끼는 꽃이 아니라 생각하는 꽃이다 꺾고 싶은 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꽃이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가을날 국화 앞에 서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굴욕을 필요로 하는가를 어쩌면 삶이란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는 것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끌고 가야 할 지 모를 인생을 끌고 묵묵히 견디어 내는 것인지 모른다 코스개관: 성삼재-노고단대피소-반야봉-..

황매산 100배 즐기기 (10/15)

나태주 아름다운 사람이 꺾어주면 여뀌풀꽃 그 비천한 꽃도 고귀한 꽃이 됩니다 아름다운 사람이 노래 부르면 유행가 그 흔한 곡조도 아름다운 노래가 됩니다 저만큼 빨간 등산복차림 혼자 서 있는 가을 삽화 나만 아는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코스개관: 장박리~민봉~황매산~영암산(모산재)-영암사지 입구 마을 (바람불어 좋은 화창한 가을날, 당나귀 6명) 신천씨가 멀어서 올라오기 힘들어 몇번 산행에 결석해 이번엔 우리가 내려가기로 한 날. 지금이 황매산 억새가 장관일거라는 회장님. 황매산에 철쭉이 유명한건 알았지만 억새가 장관인건 처음 알았다. 6시 회장님이 안양으로 내려와 우리들 태워 산청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는데 다들 먹고 왔고 나랑 총무님만 안 먹어 후다닥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신천씨 만나기로 한 장소로 출발..

한번으로 충분한 삼태봉을 가다 (10/11)

김남조 보고싶은 너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 참다 못해 가슴 찟고 나오는 비둘기 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 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랑하고 있건만 말은 없이 기다림만 쌓여서 낙엽이 되네. 아아 저녁 해를 안고 누운 긴 강물이나 되고지고 보고 싶은 너 이 마음이 저물어 밤하늘 되네 코스개관: 명달리 숲속학교-삼태봉-명달리 계곡길 하산 (모처럼 맑고 화창한 날, 셋) 삼태봉은 언제부터 가자고 했는데 오늘 날도 좋고 해도 더 짧아 지기 전에 가자고 했다. 아신역에서 만나 명달리 계곡 입구로 가는데 꽤 멀다.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돌아 예전 차 세웠던 곳을 만났다. 길에 세우느니 숲속 학교 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