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3 산행기 83

오락가락한 날씨에 운길산 가기 (7/26)

정대구 눈은 떠 있으면서 종소리도 다 들으면서 일어나기는 싫은 새벽잠 밤새도록 비운 공복이지만 아무것도 먹고 싶지는 않은 새벽잠 둥근 해가 불끈 엉덩이를 치받치는 새벽잠 가장 짧고 평화로운 잠. 코스개관: 운길산역-수종사-절상봉-운길산-새재고개-도심역 (무지 더웠던 날. 쨍하다 비오다 개다 또 비오다 반복, 셋) 수요일 선약만 없으면 산나리와 함께 산에 가기로 했다. 어디 갈까 하니 운길산에 가자고 한다. 9:30 운길산역에서 만나 수종사 찾아가는데 수종사 가는길이 오늘 구간 중 제일 힘들었던것 같다. 데크로 올라가 찻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정말이지 덥고 힘들었다. 수종사에 오니 법회중이다. 갈증 나 물 많이 마시고 물통도 가득 채우고 보살님께 절상봉 가는 길을 물으니 모른다고... 기억을 더듬어 보호..

지리를 꿈꾸었으나 (관악산, 7/19)

먼길 /나태주 함께 가자 먼길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까운 길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 난 그 길 위에서 나무가 되고 너를 위해 착한 바람이 되고 싶다 코스개관: 사당역 5번출구-관음사-선유천-마당바위-연주대-서울대 입구 (모처럼 비가 내리지 않아 더웠던 날, 둘) 원래 월욜 밤차를 타고 지리에 가기로 해 벽소령 예약을 했다. 헌데 연일 내리는 비로 결국 입산통제로 어쩔 수 없이 포기. 화욜 모락산을 다녀와 순애씨에게 전화하니 비봉산을 다녀 왔다고.... 같이 갈걸... 수욜 지리 대신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오마니 치과 예약이 8:30이란다. 아무래도 오마니도 뵙고 여재뭉도 만나야 할것 같아 관악산을 가기로 했다. 거기에 강모네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 이래저래 바쁜 날이다. 모처럼 일찍 일어..

1일 2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안산, 7/9)

허영자 천둥소리가 내 속에 있었으면…… 세상살이에 지쳐 고단한 나의 영혼 간사스럽고 비굴해 그만 무릎 꿇으려 할 때 스스로 우는 자명고처럼 천둥소리 큰 꾸중 있었으면 번갯불이 내 속에 있었으면…… 자잘한 일에 울고 웃는 소인배 되어 얼굴 붉히고 다툼질할 때 천만 도의 저 불로 담금질하여 다시 태어날 수 있었으면 아아 한 그릇의 정갈한 정화수가 내 속에 있었으면…… 때묻어 더러워지는 내 얼굴 내 손 나날이 쌓이는 아집과 노욕 찬물로 맑게 헹구어내어 새로 씻은 빨래처럼 깨끗해질 수 있었으면 코스개관: 서대문역 1번 출구-안산 정상-서대문구청-홍제천-포방터 시장 (게릴라성 폭우도 왔고 햇볕도 나던 날, 둘) 토욜 시모 생파로 일욜 산에 가기로 한 날. 비 오는데 가냐는 장공주, 우산 쓰고 갑니다. 10시 서대..

양평 백운봉 원점 회귀 산행 (7/5)

반기룡 그대 생각에 흠뻑 취해 늦잠을 잤습니다 깨어보니 그대가 내 앞에서 능소화처럼 웃음꽃 숭어리를 왁자하게 피우고 있었습니다 *숭어리: 꽃이나 열매 따위가 굵게 모여 달린 덩어리. 코스 개관: 사나사로 올라가다 계곡이 불어 용문산 휴양림에서 시작-두리봉-헬기장-백운봉-휴양림 (비는 그쳤는데 가스가 끼었다 개었다 하던 바람 불어 시원한 날씨, 셋)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산나리와 수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지난주는 진주 여행이 잡혀 있었는게 결국 진주도 못 가고 산에도 못 갔다. 어딜 가냐고 하니 용문산을 가자고 한다. 9시30분 아신역에서 산나리네 차 타고 용문산을 짧게 올라갈 수 있다는 사나사로..... 문제는 사나사 옆 계곡물이 불어 계곡을 가로 지를 수가 없다. 포기하고 내려와 잠시 절 둘러보고 백운..

찜통더위에 용봉산+덕숭산을 가다 (7/2)

정영숙 그대 사랑 너무 뜨거워 안기기가 무섭소 끈저적거리는 그대 몸에 내 몸 닿기가 싫소 내 맘이 변하여 자연의 고마움을 외면하고 계절의 바퀴를 돌려 달라는 휴지통에 버려질 기도 드릴까 나는 내가 무섭소 그대 사랑 너무 일방적이라 가까이 가기 두렵소 생각는 척 솔솔바람 한줌 헡어주고 또 제멋대로 날 따라오라 하니, 못이겨 투덜투덜 따라가는 내 마음 하늘에 들킬까봐 나는 내가 두렵소 그대는 짝사랑의 화덕 불로 목숨 다해 날 따라 오라지만, 나는 목숨 다해 도망가려하오 가다가 잡혀 올 줄 알지만 나는 도망가려 하오 내 비록 그대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은 죄로 엄동설한에 떨며 후회 할지라도 오늘은 도망가려 하오 싫은 걸 날더러 어찌하라고? 코스개관: 용봉초-용봉산 휴양림 매표소-미륵암-투석봉-용봉산-노적봉-악귀..

더위를 벗삼아 아차-용마산 가기 (7/1)

김태은 산이나 들이나 모두 초록빛 연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보일 듯 보일 듯 임의 얼굴 환시를 보는 것도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한적하고 쓸쓸한 노을지는 창가에서 눈물을 견디고 슬픔을 견디는 것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나무의 눅눅한 그림자까지 초록빛으로 스며드는 7월의 녹음 나무는 나무끼리 바람은 바람끼리 모여 사는데 홀로 있어 외롭지 않음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깊은 산 속 작은 옹달샘을 찾아 애절히 불타는 이 가슴을 식혀볼까, 6월도 저물어 한 해의 반나절이 잦아드는데 노을빛 가슴을 숨기고 애연히 그리움으로 흐르는 것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코스개관: 광나루역 1번 출구-고려정-아차산-용마산-깔딱고개-사가정역 (올 여름 중 가장 더웠던 날, 둘) 오늘은 하늘이 못 온다고 해 둘이 가기로 했..

유명산 우중산행 (6/21)

김수우 표시나지 않게 웃는다 복숭뼈에 튀는 빗방울 우산을 접었다 꽃이 두근거린다 아니 두근대는 건 꽃을 안은 가슴, 우산을 폈다 문방구에 들러 두꺼운 노트를 산다 일기를 새로 쓸 거야 우산을 접었다 잎차 향기가 들새의 눈물처럼 흔들린다 우산을 폈다 수화기를 들고 물안개 목소리로 안부를 전한다 깨어진 유리컵 우산을 접었다 맹꽁이 울음이 심심한데 빈 의자 같은 얼굴 하나 우산을 폈다 철조망 감아오른 호박줄기 그 손짓에 속살대는 개망초 우산을 접었다 미워할 수 없는 사람 미워한다 뱀딸기 같은 몽상의 파편 우산을 폈다 코끝이 시리다 오늘부터 장마래지 뭉게구름처럼 사치스러울 수 있을 거야 타박거리며 현관문에 키를 꽂다가 어머나 택시 안에 우산을 두고 내렸어 코스개관: 유명산 휴양림-능선길-정상-계곡길 (마당소-용..

당나귀와 영월 태화산 넘어 고씨동굴 가기 (6/18)

천수호 여덟 살 때 나리꽃 화신을 본 적 있다 바위 뒤에 숨어서 긴 머리카락으로 맨몸을 가리고 있던 나리꽃 내려다보이는 사거리 바보식당을 가리키며 옷가방을 갖다달라던 암술이 긴 속눈썹 손에 꼭 쥐여 주던 쪽지도 나는 계곡으로 던져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음박질쳤는데 그 쪽지는 급물살 타고 아득히 멀어져갔는데 사십 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옷을 달라고 속눈썹 깜빡이는 여자 그 바위 뒤에서 벌거벗은 채 마흔 번의 겨울을 어찌 다 견뎠는지 늙지도, 죽지도 않고 그 붉은 루즈도 닦지 않고 주근깨 몇 개 가만히 붉은 입술에 섬처럼 떠올라 초조한 내가 처음 본 여자의 몸, 나리꽃 화신 코스개관: 흥교-태화산-산성터-고씨동굴 (한여름의 더위를 몸으로 체험하던 날, 여섯) 나의 100대 명산 미답지인 영월 태화산 (..

서울 둘레길 걷기 (도봉산역~북한산우이역, 6/17)

백승훈 초록물 뚝뚝 듣는 숲그늘 따라 지치도록 걷다가 문득 고개 들다 마주친 꽃 한송이 순결한 첫사랑 같은 함박꽃나무 흰꽃 그늘 밑을 지나온 저녁 꽃향기에 그을렸는가 밤 깊도록 내 몸이 향기롭다 코스개관: 도봉산역 2번 출구 창포원-도봉산 입구-도봉옛길-방학동길-왕실묘역길-북한산우이역 (둘, 그늘이 시원했던 날) 오늘은 하늘도 함께 걷는다고 해 둘레길을 잡았다. 헌데 전날 친구들과 안산 둘레길을 걷다 (그것도 본인이 대장으로...) 길을 잘못 들었고 (길을 잘 못 찾는것 같단다) 내려오다 발목 염좌가 되 움직이지 않는게 좋을것 같다고.... 일단 같이 못 오는건 서운하지만 친구들을 데리고 자발적으로 걷는다는 소식은 반가웠다. 둘이 가게되어 산에 가면 어떨까 하니 장공주도 힘들다고... 그래서 예정대로 서..

산나리와 양평 청계산 가기 (6/14)

이생진 누가 오겠지 이렇게 앉아 있으면 누가 오겠지 꽃이 오겠지 벌이 오겠지 그리고 또 다른 누가 오겠지 이렇게 앉아 있으면 누가 오겠지 코스개관: 국수역(산촌)-약수터-형제봉-청계산-형제봉-국수역(정자동) (더운 여름날, 둘) 시한부로 양평에서 전원생활 하는 산나리. 용문산은 몇번 올라갔는데 정상은 한번 밖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거기 사는 동안 그 근처 산에 가고 싶다고 한다. 가면 되지? 우선 청계산을 가기로 했다. 10시 국수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출근 전철을 타고 가다 이촌역에서 환승해 가는데 국수역이 이렇게 멀었나 싶다. 처음 국수역까지 전철 연결되고 몇번 간 기억은 있는데 산행은 작년 당나귀와 벗고개 넘어 청계산 간게 최근인것 같다. 남의편이 역까지 태워다주고 갔다고 일찍 도착한 산나리.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