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장 63

아작산 수락산 맛보기 (4/20)

이훈식 저마다 제 자랑에 빠진 화려한 봄날 지혈되지 않는 사랑 노오랗게 피워 놓고 긴 사유 속 깊은 지병을 올곧은 심지로 뿌리 내렸다 헤픈 웃음이 유혹으로 춤추는 세상 사랑과 미움을 제대로 씹어 본 자만이 그 독특한 향취를 아는 인고의 나날 그 쓰라림으로 고인 달콤한 은유 그리움마저 떠난 텅빈 하늘은 안다 지울 수 없는 슬픔으로 떠도는 바람은 안다 아작산 모임을 4월 4주에 한다더니 영미가 바꾸자고 연락이 왔다. 안되는 친구들이 조용해서 원래 참석하기로 했던 선심이와 연숙이는 선약 때문에 결석 했고 연심이도 일이 있다고 해 인원이 얼마 안된다. 그나마 모처럼 주옥이 참석한다는 반가운 소식. 10시 수락산역 3번 출구에서 만나 영미 차 주차해 놓고 산으로 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 힘든데 데크길로 가자니 ..

2024년 일기장 2024.04.22

아작산 종로회동 (2/29)

김남조 올해의 봄이여 너의 무대에서 배역이 없는 나는 내려가련다 더하여 올해의 봄이여 너에게 다른 연인이 생긴 일도 나는 알아 버렸어 애달픔 지고 순정 그 하나로 눈흘길 줄도 모르는 짝사랑의 습관이 옛 노예의 채찍자국처럼 남아 올해의 봄이여 너의 새순에 소금가루 뿌리러 오는 꽃샘눈 꽃샘추위를 중도에서 나는 만나 등에 업고 떠나고 지노니 영미 추천 초밥집에 예약을 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빠져 최종 5명만 만났다. 막상 예약한 영미는 초밥 10개 중 6개 나오니 도착해 빛의 속도로 먹어야 했다. 다 좋은데 배가 안 부르다. 막판 왕김밥 꽁다리 먹을 사람 손 들라고 해 얼른 손들어 2배는 되는 김밥까지 먹으니 배가 부르다.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아 먹자 마자 나왔다. 찻집을 찾아 나서다 타르트집에 테이블이 ..

2024년 일기장 2024.03.04

철사모 생파맞이 걷기 (2/28)

김승해 언 땅 뚫고 나온 냉이로 된장 풀어 국 끓인 날 삼동 끝 흙빛 풀어진 국물에는 풋것의 향기가 떠 있는데 모든 것 당신에게 바친다는 냉이의 꽃말에 찬 없이도 환해지는 밥상머리 국그릇에 둘러 피는 냉이의 꽃말은 허기진 지아비 앞에 더 떠서 밀어놓는 한 그릇 국 같아서 국 끓는 저녁마다 봄, 땅심이 선다 퍼주고도 다시 우러나는 국물 같은 냉이의 꽃말에 바람도 슬쩍 비켜가는 들 온 들에 냉이가 돋아야 봄이다 봄이라도 냉이가 물어 주는 밥상머리 안부를 듣고서야 온전히 봄이다 냉이꽃, 환한 꽃말이 밥상머리에 돋았다 오늘은 리사 생일 겸 프랑스 한달살기 준비모임이다. 10:40 잠원역에서 만났는데 지금 짓는 이 아파트가 회장님이 입주 예정이라고 한다. 역에서 조금 걸어 나오니 한강이다. 오늘 날이 많이 춥지않..

2024년 일기장 2024.02.28

진주 여행기 1 (진주 가좌산 둘레길, 1/28)

백석 처마끝에 명태를 말린다 명태는 꽁꽁 얼었다 명태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 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별은 서러웁게 차갑다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다 문턱에 꽁꽁 얼어서 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1/28 (일) 서울~진주로 명퇴 해 서울, 진주 양쪽 생활을 하고있는 신샘. 한번 진주 가는날을 잡았다가 태웅샘 컨디션이 안 좋고 황샘도 사정이 생겨 취소를 했었다. 이번 돌로미티 여행 후 다음 계획에 대해 의논 겸 만났다가 날을 잡았다. 태웅샘도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나 술을 못 드신다는 말을 들었는데 진주 여행에 함께 하기로 했다고. 첫날 휴양림은 삼천포 케이블카 휴양림으로 태웅샘이 예약을 했고 둘째 날은 신샘이 월아산 진주의 보석 휴양림을 예약 했다고. 헌데 이번에..

2024년 일기장 2024.02.03

마곡 서울식물원 독서모임 (오십에 읽는 장자, 1/9)

강수 내 존재가 가려운 날, 눈이 내리고 어깨에는 존재의 딱지같은 비듬이 묻어 있었지. 친구 녀석은 비누를 바꿔보라고 하고 TV광고에서는 비듬 제거용 샴푸를 써보라고 했지. 예쁜 여자애가 찰랑대는 머리털로 내 존재의 가려움을 긁어주며 비듬 제거용 샴푸를 써보라고 했지. 그래도 내 눈엔 보여. 걔네들의 머리에서 날리는 외로움들이 다 보여. 내 머리가 가려운 날, 하느님도 외로움병 걸리고 비듬, 비드음, 비듬, 건조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듬, 비드음, 비듬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드음, 비듬, 외로움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드음, 비드음, 폭설주의보가 내리고 어머니께서 끓여온 약초물에 머리를 담가도 보았지. 그래도 나는 매일 가려워. 친구들은 나에게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는 그 거리감을 즐겼지. 더..

2024년 일기장 202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