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장 54

마곡 서울식물원 독서모임 (오십에 읽는 장자, 1/9)

강수 내 존재가 가려운 날, 눈이 내리고 어깨에는 존재의 딱지같은 비듬이 묻어 있었지. 친구 녀석은 비누를 바꿔보라고 하고 TV광고에서는 비듬 제거용 샴푸를 써보라고 했지. 예쁜 여자애가 찰랑대는 머리털로 내 존재의 가려움을 긁어주며 비듬 제거용 샴푸를 써보라고 했지. 그래도 내 눈엔 보여. 걔네들의 머리에서 날리는 외로움들이 다 보여. 내 머리가 가려운 날, 하느님도 외로움병 걸리고 비듬, 비드음, 비듬, 건조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듬, 비드음, 비듬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드음, 비듬, 외로움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드음, 비드음, 폭설주의보가 내리고 어머니께서 끓여온 약초물에 머리를 담가도 보았지. 그래도 나는 매일 가려워. 친구들은 나에게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는 그 거리감을 즐겼지. 더..

2024년 일기장 2024.01.10

철사모 신년모임 (1/3)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순한공주가 집으로 놀러오란다. 불고기 해 준다고.... 어렵게 날을 잡았고 하늘은 안과 진료를 하는 날이라 기운 빠져 간다고 대답을 못 했단다. 아침 안과에서 둘이 일단 만났고 리사가 차로 모신다고 해 리사 집 앞에서 셋이 만나 약속시간 1시에 늦지 않게 위례 도착. 여산도 곧이어 ..

2024년 일기장 2024.01.04

하와이 그 이후 단상 (1/1)

오순화 그대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대 올해도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그대 올해도 사랑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대 올해도 내 눈물 받아 웃음꽃 피워주고 그대 올해도 밉다고 토라져도 하얀 미소로 달래주고 그대 올해도 성난 가슴 괜찮아 괜찮다고 안아주고 아플 때마다 그대의 따스한 손길은 마법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대의 품은 오늘도 내일도 세상에서 가장 넓고 편안한 집입니다 그대가 숨 쉬는 세상 안에 내심장이 뛰고 희망이 있습니다 그대 올해도 살아줘서 살아있음에 큰 행복 함께 합니다 -리치 언니네 하와이에서 너무 행복하게 지내는 바람에 후유증이 큰것 같다. 떠난 우리들도 그렇지만 남겨진 언니 부부는 조용한 일상에서 우리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것 같다. 우리가 너무 유난을 떨다 온것 같다. 언니의 ..

2024년 일기장 202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