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대간가기(통안재-복성이재 1/15) '반성 100' - 김영승(1959~ ) 연탄 장수 아저씨와 그의 두 딸이 리어카를 끌고 왔다. 아빠, 이 집은 백 장이지? 금방이겠다, 뭐.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껌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딸을 낳으면 이 얘기를 해주리라. 니들은 두 장씩 .. 산행기/2006년 2006.01.16
동계야영을 한라산에서 하다 2(1.10~12) '새가 먹고 벌레가 먹고 사람이 먹고' - 하종오(1954~ ) 요렇게 씨 많이 뿌리면 누가 다 거둔대요? 새가 날아와 씨째로 낱낱 쪼아먹지 요렇게 씨 많이 뿌리면 누가 다 거둔대요? 벌레가 기어와 잎째로 슬슬 갉아 먹지 요렇게 씨 많이 뿌리면 누가 다 거둔대요? 나머지 네 먹을 만큼만 남는다 이런 농사는 수지가 맞지 않는 농사다. 이런 농사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농사다. 그러나 이것이 앞으로 유일하게 새로운 농사법이다. 다 남에게 주면 나는 뭘 먹느냐고 불평하지 말자. 우리는 그동안 과식을 해오지 않았는가. 당신의 살찐 몸을 보아라. 살찐 몸이 당신이 바라는 궁극의 현실은 아닐 터. 이제 새와 벌레를 당신 앞에 앞세워 공양하라. 나는 이 값진 당부를 나에게 먼저 하려 하오니, 이것만은 내가 독식하더라.. 산행기/2006년 2006.01.16
동계야영을 한라산에서 하다 1(1.10~12) '얼음나라 체류기' - 유홍준(1962~ ) 있으나 마나 합니다 내 얼음대문 얼음자물통 낳으나 마나 합니다 내 얼음아이들 얼음시들…… 기대기만 하면 녹아버리는 얼음언덕에 기대어 얼음눈물이 줄줄 흐르는 얼음눈으로 바라봅니다 돌아갈 수 없는 얼음어머니 얼음아내…… 여보, 건너려고만 하면 녹아 허물.. 산행기/2006년 2006.01.15
100대 산에 의심스러웠던 명지산(1/8) ‘반듯하다-후배 K에게’ 박철(1960∼ ) 나도 이제 한마디 거들 나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만 한마디 하마 시를 쓰려거든 반듯하게 쓰자 곧거나 참되게 쓰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사진기 앞에 설 때 우뚝하니, 반듯하게 서 있는 것이 멋쩍어서 일부러, 어거지로, 더욱 어색하게 셔터가 울리길 기다리며 .. 산행기/2006년 2006.01.14
신문에 난 대로 숨은벽에서 영봉까지(삼각산 1/7) '부부' - 함민복(1962~ )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 산행기/2006년 2006.01.10
그놈의 발목 때문에 동쪽 반주를 못하다니... 십계 - 박두진 (1916 ~ 98) 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떠내려가지 말아라. 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무너지지 말아라. 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뒤돌아보지 말아라. 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눈물 흘리지 말아라. 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너를 잃어버리지 말아라. 네가 가진 너의 속의 불을 질러라. 네가 가진 너의 .. 산 이외.../2005년 일기장 2005.12.30
방선배님 초청 송년산행(검단-용마산 12/25) 숲 - 최정례(1955~ ) 한 나무에게로 가는 길은 다른 나무에게도 이르게 하니? 마침내 모든 아름다운 나무에 닿게도 하니? 한 나무의 아름다움은 다른 나무의 아름다움과 너무 비슷해 처음도 없고 끝도 없고 푸른 흔들림 너는 잠시 누구의 그림자니? 어떤 영화에선가 사랑에 빠진 여주인공이 말했다. 다른 .. 산행기/2005년 2005.12.27
[스크랩] [산으路]37. 수리산(489m 경기 안양,군포,안산) [조용섭의 산으路]안양·군포·안산 수리산 가을이 깊어가는 산자락에 황갈색 신갈나무 낙엽이 두텁다. 모든 게 멈추어버린 듯, 쓸쓸해보이는 숲에도 자연의 순환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잠시 거친 호흡을 멈추고 자연의 흐름에 조용히 귀 기울여보는 산행은 어떨까. 삶의 터전 가까이서 수많은 사람.. 퍼온글/산행,마라톤 정보 2005.12.05
구세군 자선마라톤을 뛰다(12/4) 벗이 되려면 세월이 흘러야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정의 끈도 두터워진다. 함께 괴로워하고 함께 즐거워 하는 동안에 두사람만이 통하는 세계가 만들어지고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두사람이 누구나 아는 말을 쓰는데도 3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아리숭하게 들릴 정도로 은밀한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 산 이외.../마라톤 2005.12.04